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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찰회비는 없애야 한다

얼마 전 부산의 모 기독교신문에 고신 부산노회 서부시찰회 목사 장로들 10명이 근 4년 동안 모아온 수천만 원의 시찰회 공금으로 9박 10일의 선교(?)여행을 다녀왔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리고 그 기사에 이를 아는 사람들은 ‘교회지도자들이 헌금의 소중함을 모른다.’고 비난한다는 논평을 덧붙였다. 이 보도를 접한 고신인들 중에는 격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많다. “이는 일종의 헌금도용이다. 공금횡령이다. 총회 차원에서 조사해서 징계해야 한다.” 사실 일반 사회적인 법 개념으로 보면 이는 형사처벌이 가능한 사안이라고 할 수 있다.

참으로 답답하고 참담한 사태다. 교회지도자들이 세속정치인들보다 나은 것이 없다. 가끔 국회의원이나 도의회 의원들이 해외연수 등의 명분으로 해외여행을 다니며 세금을 낭비한다는 비판을 받는 경우들이 종종 있었는데 그런 경우와 아무런 차이가 없다. 그런데 헌금과 세금은 차원이 다르다. 의원들이 사용한 돈은 국민들의 세금이지만 목사 장로들이 쓰는 돈은 성도들이 하나님께 드린 거룩한 헌금[연보] 아닌가. 부산노회는 스스로 고신의 “장자 노회”라는 자부심을 품고 있다. 이런 노회가 이런 잘못된 일에도 앞장 서 있는 것 같아 참으로 유감스럽다.

시찰회비에 대한 문제는 본보가 수년 전부터 거듭 거론해온 문제다. 돈이란 단계를 거칠 수록 관리가 소홀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헌금은 더욱 그렇다. 교회에서 연보할 때의 헌금은 거룩하게 인식되지만, 그 헌금이 노회나 총회로 들어가면 “일반적인 공금”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커진다. 그리고 이것이 노회나 총회의 상비부서나 위원회 등으로 내려가면 하나님께 드려진 헌금이라는 인식은 거의 사라진다. 심지어 노회나 총회의 공금을 “공돈”으로 여기는 아주 천박한 인식으로 전락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가능한 공금은 그 관리를 확실하게 하고 낭비를 막기 위해서는 수입 지출의 관리 단계를 줄여야 한다. 예를 들어 상비부서에 예산이 배정되었더라도 그 집행은 노회나 총회의 재정부가 직접 관리해야 한다는 말이다. 배정된 예산이라고 각 부서가 알아서 지출하도록 하면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거나 낭비되는 경우가 쉽게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찰회의 경우는 더욱 그럴 수 있다.

시찰회는 치리회가 아니며 독립된 기관도 아니다. 시찰회는 노회가 산하 “교회를 관리하는 치리권의 협조를 위해서” 세운 기관이다. 곧 상비부서와 같은 성격의 기관이다. 그러므로 시찰회가 교회들로부터 회비나 협찬을 받는 행위는 불법이다. 물론 노회가 위임한 사역을 수행하면서 필요한 재정은 노회로부터 직접 수령해야 하며, 모금도 노회의 허락을 받아서 해야 한다. 시찰회는 독립적인 재정권이 없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많은 시찰회들이 상회비와 같은 성격으로 교회들로부터 회비를 직접 받거나 혹은 노회 상회비에다 시찰회비를 얹어 수령하고 이를 독립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 회비를 교회사역보다는 부차적인 일들에 유용하거나 목사 장로들의 친교비나 선교지 방문 등의 명목으로 사용한다. 그것도 시찰회원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거기에 참여 못 하는 목사 장로들은 자연히 불평할 수밖에 없다.

이번에 부산 서부시찰회의 선교(?)여행이 문제가 되어 신문에까지 보도된 것도 이런 불평 표출의 결과였다고 하겠다. 한국교회가 무너져가고 있는데 지금이 어느 때라고 목사 장로들이 한가롭게 여행이나 하고 다니는가? 미자립교회의 목사 중에는 생계마저 위협받고 있는 목사들이 많은데 어찌 그 많은 헌금을 몇몇 사람들의 여행비로 쓸 수 있단 말인가? 교회에는 두 렙돈의 헌금을 했던 가난한 과부의 신앙과 정성으로 헌금하는 성도들이 많은데 목사 장로들은 몇천만 원의 헌금을 쓰며 향락성 여행을 하는 것이 말이 대관절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정신 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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