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구 목사 /서울영동교회

     우리는 지금 어디에 이미 임한 하나님 나라와 아직 임하지 않은 하나 님 나라의 사이의 시간, 즉 초림과 재림 사이를 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사라질 옛 시대와 다가올 새 시대에 같이 속해 있습니다. 그리스도인 으로서 한편 “오호라 나는 곤고한 자다”라는 패배의 탄식과 “나의 나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다”라는 감사의 고백이 동시에 존재합니다. 교회도  수치스러운 비난을 듣기도 하고, 영광스러운 칭송을 듣기도 합니다. 지금  우리는 이미 과거의 우리가 아니면서, 아직 미래의 우리도 아닌, 그 사이의 존재로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은 알 수 없는 미래를 향하여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작정하신 미래를 향하여 가고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작정하신 미래인 종말이 이미 세상에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그 현재 속에서 씨앗처럼 심긴 그 미래는 나무가 되어 자라고 있고, 마침내 하나님의 미래인 종말이 역사적 현재가 될 것입니다. 좀 이해하기 어렵게 생각되지만, 성경이 말씀하신 종말의 모습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두 가지 태도가 필요합니 다. 첫째, 아직 임하지 않은 하나님 나라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이것을 성경은 깨어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보면 하나님 나라가 임하지 않은 것 같이 보이기도 합니다. 하나님 나라가 앞으로 오지 않을 것  같은 생각도 듭니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 속에서 깨어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 안에서 이미 시작된 하나님 나라가 완성될 것을 믿음의 눈으로 바라 보는 것입니다.

     둘째는 이미 임한 하나님 나라를 지금 여기서 붙잡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비록 이미 임한 하나님 나라가 작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이 역사를 살리는 참 생명이고 진리이며 희망임을 깨닫고, 그것을 지금 여기서 이루어지도록 적용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궁극적으로 남는 것이라고 믿는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가 가르치는 가치와 실천을 적용하면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지금 하던 일상의 일을 계속하되, 이전과 같이 하나님의 통치를 떠난 이전의 삶의 방식이 아니라, 하나님의 통치를 받는 방식으로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통해 이미 시작된 새로운 창조에 참여한다는  마음으로,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이 가져온 새로운 미래, 하나님의 통치 프로젝트에 지금 여기서부터 함께 참여하기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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