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신학교 교명의 역사

고려신학대학원(신원하 원장)은 1998년 9월 4일 부산 서구 암남동에서 현 천안교정으로 위치변경 인가를 받았다.  2학기 개강예배를 9월 8일부터 천안에서 드리고  천안 시대를 맞이했다. 따라서 올해는 천안 이전 20년 되는 해이다. 그러나 현 천안교정을 팔고 부산으로 다시 이전하자는 안건이 지난 2014년 총회에 상정되기도 했다. 또한, 2016년 제66회 고신 총회에서는 고려신학대학원 교명에 대한 논쟁도 있었다.

고려신학대학원 천안 캠퍼스

‘고려’라는 이름을 선점하라?

2009년에 석원태 목사 측이 경기도 파주시에 학교법인 우성학원이 설치 운영하는 ‘고려신학대학원대학교’ 설립허가 신청을 교육과학기술부에 접수한 적이 있다. 그러나 우성학원 측의 설립 신청은 고신총회 직영 신학교인 ‘고려신학대학원’의 명칭과 유사하다는 이유로 허락되지 않았다. 고려신학대학원의 이름을 쓸 수 없게 된 석원태 목사 측은 2017년 제네바신학대학원대학교’(Geneva theological seminary)라는 이름의 학교를 설립하고 신입생을 모집했다. 

고려신학대학원 제14대 원장이었던 고 허순길 교수는'고려'라는 명칭의 비전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한다.

이 “고려”라는 명칭을 붙이게 된 것은 큰 뜻이 있었던 것으로 이해한다. 이 명칭은 해방 후 우리나라가 아직 세계로부터 독립 된 나라로 인정받지 못하고 미군정 아래 살던 시대에 이 땅에 설립된 신학교의 분명한 정체성을 온 세계에 알리는 것이었다. 우리나라는 일찍부터 서방 세계에 “대한민국” 혹은 “조선” 같은 이름으로가 아니라 “고려”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왔다. 이 이름은 외국과의 관계가 활발했던 고려왕국시대인 13세기부터 유럽에서 우리나라를 지칭하는 말로 사용되기 시작하여 차츰 온 세계가 지칭해 오는 말로 사용되었다.(Coree, Korea, Corea) 고려신학교를 설립할 때에 설립자들은 세계 속의 코리아라는 나라에 있는 신학교(Korea Theological Seminary)라는 안목을 가지고 이 명칭을 택했던 것으로 생각한다.

1981년 인가받은 정식 명칭은 ‘고려신학대학 신학 대학원’이었다

기자라는 직업의 특성상 다른 교단 인사들을 자주 만난다. 교단 사정에 밝은 교계 인사들조차 고려신학교는 석원태 목사 측의 신학교라고 인지하고 있는 경우를 종종 본다. 고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이라 해야 아는 외부인들이 여전히 많다. ‘고려신학대학원’이라는 이름은 내부용이고 외부에는 ‘고신대학교 신학대학원’으로 통용되곤 한다. 이는 1980년에 있었던 고려신학대학이 고신대학으로 명칭이 변경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1980년에 고신대학으로 명칭이 변경되었지만, 1981년 3월 1일 자로 문교부로부터 설립 인가를 받은 신학대학원의 정식 명칭은 ‘고려신학대학 신학 대학원’이었다.

1988년 대학과 신학대학원 분리 결의

1988년 8월 24일 제37-4회 제7차 학교법인 고려학원 이사회에서는 대학과 신학대학원을 분리(학사, 재정, 행정, 교수, 기타)를 결의하고 그 명칭도 ‘고려신학대학원’으로 개정하기로 결의하고 총회에 부쳤다. 그해 9월 제38회 고신 총회에서 고려신학대학원을 고신대학으로부터 분리 운영하도록 결의했다. 가칭 고려신학대학원이라 불리던 교명도 1997년 9월 2일에는 고신대학교 신학대학원(고려신학대학원)이라는 이름으로 변경 인가를 받았다.

학교 명칭이 변하면 뿌리도 흔들린다

고려신학대학원 제14대 원장이었던 고 허순길 교수는 “제36회 총회가 ‘본 교단 신학대학원과 고신대학의 분리 운영을 허락하기로 가결’함으로 마침내 교회적인 차원에서의 신학대학원 독립은 성취되었다.”고 기록했다. 허 원장은 “고려신학대학원은 잃었다 다시 찾은 ‘고려’라는 귀중한 명칭이라며, 이 명칭 속에는 고려신학교의 원래의 신학적인 터전과 신학교육이념이 깊이 뿌리내려 있다.”고 강조했다. “학교 명칭이 변하면 뿌리도 흔들린다”고 한 허 원장은 “다시 고신대학교 신학대학원으로 불려야 한다는 분들이 있다면 경계”하라며 다음같이 전한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21세기에 들어서면서 고려신학대학원의 독립성이 차츰 줄어들고, 어떤 면에서 차츰 고신대학교의 통제하에 들어가는 퇴행의 모습을 보이고 있음을 밖에서 감지하게 된다. 신학대학원이 대학교의 관할 아래 들어가는 것은 신학대학원과 고려파 교회의 미래를 위해서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 이는 신학의 속화, 자유화를 자초하는 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교회역사가 이를 증거 해 주고 있다.”

고려신학대학원 천안 이전 20주년을 맞이하면서 ‘고려신학대학원’이라는 명칭의 귀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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