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3년 2월8일, 프란시스 클릭은 동료들 앞에 서서 외쳤다. "마침내 우리가 생명의 비밀을 발견했다." 그곳에는 노벨상을 수상한 제임스 왓슨도 있었다.

이들이 발견한 '생명의 비밀'은 DNA를 구성하는 화학 분자가 이중나선구조라는 것이었다. 이것은 두 개의 가닥이 번식 능력을 만들면서 서로 다른 방향으로 달려간다는 사실이었다.

다시 말해 이중나선구조는 직선과 곡선이 하나의 축을 중심으로 반대 방향에서 평행을 이루며 함께 나선을 형성하는 것이다(모형 참조). 즉 '생명의 비밀'은 그야말로 역설이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중역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존재하는 모든 것은 역설적 본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었다.

'생명의 비밀'로 불리는 이중나선은 물리적 삶뿐만 아니라 영적 삶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나는 지금까지 정통의 본질은 역설적이며, 모든 크리스천은 역설의 옷을 입고, 역설주의자가 되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제자의 삶은 바로 역설의 상징인 십자가의 삶이기 때문이다.

십자가는 정반합으로 가는 변증법과 달리, 서로 상반된 것을 하나의 관계 속으로 가져온다. 십자가를 보자. 가로축은 우리와 하나님과의 관계를, 세로축은 우리 자신과 이웃, 그리고 자연과의 관계를 의미한다. 이 둘 중 하나만을 잡으면 타인을 해치는 무기가 된다. 때문에 이 두 가지는 언제나 한 곳에서 서로 교차하여 십자가를 이루어야 한다.

또한 크리스천들은 서로 상반된 것이 동시에 일어나고, 서로 모순되지 않는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 그리고 생명의 비밀이기도 한 십자가의 비밀로 역설(paradox)을 천국(paradise)으로 만들어야 한다. 미래는 우리를 숨 막히게 할 놀라움을 안겨다 줄 것이다. 향후 25년간 우리는 이전에 해보지 않았던 일들을 시도해야 한다.

사실 '생명의 비밀', 즉 '역설의 비밀'은 예수 그리스도 그 자체다. 예수님의 말씀을 떠올려보자.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자기 생명을 사랑하는 자는 잃어버릴 것이요. 이 세상에서 자기의 생명을 미워하는 자는 영생하도록 보전하리라(요12:24∼25)"

교회는 예수님의 삶을 교훈으로 삼고, 서기 위해 무릎을 꿇고, 갖기 위해 내려놓고, 살기 위해 죽어야 한다. 비록 미래가 교회에게 끝없는 시련을 줄지라도, 미래의 저편에서 우리를 이끌어주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면서 '생명의 비밀'을 품고 나가야 할 것이다.


번역·정리=김영래 스피릿벤처미니스트리스 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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