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 소리, 빨래 냄새 /김윤하
미얀마 바간에 있는 이라와디 강변을 둘러보다가
멀리 보이는 정감 있는 사람들의 모습에 눈이 머물렀습니다.
멱 감는 아이들과 빨래하는 아낙네의 소리도 들렸습니다.
계절의 뚜렷한 변화는 없는 곳이지만 나의 느낌은 여름입니다.
대야에 담긴 옷들을 빨래하지만, 수다로 또 다른 빨래를 합니다.
자기 마음도 빨래하고 가족들도 빨래하고 마을도 빨래합니다.
온갖 소문이 빨래로 스며들면서 얼굴은 환한 미소로 채워졌습니다.
찰랑거리는 강가의 물결이 추억의 노래처럼 들렸습니다.
마른 땅 바닥에 던져진, 잘 마른 빨래 내음이 풍겨왔습니다.
아낙의 드러난 살결에서는 엄마의 젖 내음이 났습니다.
이런 세월이 흐르면서 인생도 익어가고 머리도 세나 봅니다.
그 속에 멱 감는 나와 빨래하는 어머니의 모습도 보았습니다.
르노아르의 빨래하는 여인들이 붓으로 그려졌다면 김윤하목사님의 작품은 카메라로 그려진 작품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