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정온유 시인의 작품이다.

 

1인용 의자 / 정온유

오래전, 오래전, 아주 오래전 내 몸은 매우 부실하고 무심했었다. 어느 날 누군가 나를 바라보며 안타까워했다. 나는 내가 더 튼튼해 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나를 만든 그에게 찾아가 단단하고 튼실하게 고쳐 줄 것을 날마다 바랐다. 그는 내게 한 해 한 해 조금씩 고쳐주마 했고 그렇게 한 해 한 해 지나면서 거짓말처럼 내 몸은 단단하고 윤이 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그런 사실조차 잊고 살게 되었다. 나는 나를 찾는 이가 없어도 괜찮다고 생각 했고 내게 무심해도 괜찮았다.

갑자기 가을이 왔다. 맞을 준비도 없이 가을이 와 버렸다. 갑자기 설렌다. 누군가 나를 찾아 줄 것이고 앉아 줄 것이다. 그러면서 나도 서서히 고쳐지고 다듬어질 것을 믿는다. 나는 내게 많은 사람이 와서 앉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런 단 한 사람이면 괜찮다.  

저작권자 © 코람데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