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구 목사, 자유를 구가하지만 사실은 자유롭지 못한 삶을 살아가는...

정현구 목사(서울영동교회 담임)

우리는 자유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추구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지만, 자유의 참된 의미를 모르고 있습니다. 자유를 간섭받지 않는 것, 혹은 자기 맘대로 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곤 합니다. 이렇게 자유의 의미를 바로 알지 못하면 참된 자유에 이를 수 없습니다.

자유는 제약이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제약이 없다는 것은 모든 제약이 아니라 올바르지 않은 제약에서 벗어난다는 것입니다. 가난, 질병, 부조리, 차별과 같은 제한과 한계에서 벗어날 때 자유롭습니다. 우리는 외적 제한과 억압에서 자유로워야 합니다. 하지만 외적 억압이 없는 상태가 되었다고 자유로운 것이 아닙니다. 그런 상태에서 옳고 바른 것이 아닌 그릇된 것을 택하게 된다면 우리는 내적으로 무엇인가에 종이 되어 있는 것입니다. 실제 우리가 그러합니다. 우리는 올바르지 않은 외적, 내적인 제약에서 벗어나야 자유롭게 됩니다. 이 자유를 예수님께서 주십니다. 그릇된 제약에서 벗어난 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그다음 올바른 제약이나 한계 안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이란 그릇된 제약과 악한 제도에서 벗어난 이후 자기 맘대로 산 것이 아니라, 시내산 에서 받은 십계명이란 바른 제약과 한계 안으로 들어갔고, 그때 자유의 백성이 되었습니다. 주님께서도 자유는 거짓에서 벗어난 이후 진리 안으로 들어가야 함을 강조하시면서 ‘진리가 자유롭게 한다’고 하셨습니다. 또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이 다 내게로 오라. …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라”(마 11:28-29)고 하셨습니다. 왜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지게 되었습니까? 그릇된 제한, 바리새인의 그릇된 율법 때문입니다. 그것에서 벗어난 다음에 다시 멍에, 즉 예수님의 바른 율법 해석과 진리의 말씀이란 한계 안에 거하라고 하십니다. 우리는 바른 제한 안으로 들어갈 때 자유롭게 됩니다. 이 자유도 역시 예수님께 서 주십니다.

우리는 그릇된 제한에서 벗어나 올바른 제한, 즉 진리 안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그러나 자유의 진정한 완성은 아직 아닙니다. 자유는 진리에 헌신하기 위해서 자유를 포기할 때 주어집니다. 진리를 위해서 작은 자유를 제한할 때 더 큰 자유에 이르게 됩니다. 낮은 자유를 포기함으로 높은 자유에 이르게 됩니다. 자유를 포기할 때 참 자유가 주어진다는 역설을 가장 생생하게 경험하는 것이 곧 사랑입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스스로 자유를 제한하지만, 그 사랑 속에서 진정으로 자유롭습니다. 자유를 구가하지만, 사실은 자유롭지 못한 삶을 살아가는 이 시대 속에서 자유의 참된 의미를 바로 알아야 하겠습니다.

 

 

 
저작권자 © 코람데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