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헌옥 목사

다니엘 12:4에 보면 “다니엘아 마지막 때까지 이 말을 간수하고 이 글을 봉함하라 많은 사람이 빨리 왕래하며 지식이 더하리라”고 했다. 세상의 지식이 자꾸 더하여 감에 따라 세계 어느 한 구석에서 일어나는 일도 순식간에 모든 나라들이 다 알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따라서 정보교환 등 문화의 교류가 활발하고 나의 단점과 장점을 알고 단점을 장점으로 수정해 나가면서 세계는 평등하고 유익한 문화를 즐기게 되었다. 한국의 음악이 세계를 놀라게 하고 아이돌은 국제적인 가수가 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퓨전음식이 유행한다. fusion이라는 단어는 융합, 결합이라는 의미이다. 황동은 구리와 아연의 합금으로 된 것으로 fusion을 이해하는데 적절하다 할 것이다. 요즘 우리나라에도 서양음식이 많이 소개되고 간편한 삶을 위해 아침 정도는 빵과 우유, 커피 한 잔으로 하는 간단한 식사대용으로 대체되고 있다. 그리고 다른 음식들도 퓨전을 시도하고 있다. 밥버거, 설빙, 치맥, 불고기버거 등이 그 예이다.

퓨전음식은 독특한 제 나름대로의 맛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호감을 얻는다. 그래서 퓨전은 유행처럼 번져나가고 있다. 세상은 옷차림이나 음식, 음악이나 여러 문화 등에서 퓨전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퓨전은 참 좋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 뒤섞여 뒤죽박죽으로 퓨전되어 간다고 할지라도 하나님의 말씀은 결코 퓨전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하나님의 말씀은 말씀 그대로를 지켜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전해야 한다. 

그런데, 오늘날의 강단은 어떤가? 얼마나 많은 퓨전말씀이 강단을 오염 시키고 있는가? 하나님의 말씀과 가장 섞이기 쉬운 것은 철학이다. 자기 나름의 철학들이 말씀을 오염시키고 있다. 성경본문과 동떨어진 자기해석의 설교는 퓨전이다.

물론 조금씩의 양념은 필요할 것이다. 설교의 맛을 위해 예화를 사용할 수도 있고 비유를 말할 수 있다. 듣는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조미료 정도는 무방하다할 것이지만 그러나 말씀이 다른 음식이 되도록 여러 가지를 섞어서는 안 된다. 성경은 성경으로 풀어야 하지 사람의 입맛에 맞게 조리되어서는 안 된다.

복음으로 복음을 빛나게 하기 보다는 프로그램이 복음을 빛나게 하려 하는 것이나, 희망의 신학, 해방의 신학, 치유 신학 등 여러 가지 인간의 철학들이 복음을 퓨전화 하여 왔다. 뿐만 아니라 성장을 위한 인간적 철학이 소위 설교라는 이름으로 선포되기도 한다. 그 결과 교회를 성장주의로 오염시켜 제대로된 신자를 길러내지 않고 종교인들을 만들었다.

말씀은 썩지 않는다. 그러나 섞인 다른 음식은 상하기 마련이다. 결과적으로 복음을 오염시키는 것은 사필귀정이다. 그래도 퓨전에 길들여진 입들은 그들에게 맛난(?)음식을 제공하는 설교자를 열렬히 지지하고 교회는 이상한 사교집단처럼 되어 간다.

강단을 위해 신학은 꼭 필요하다. 물론 신학을 위해 기초학문인 철학도 필요하다. 그러나 설교에는 신학이 강의되기 보다는 신학을 바탕으로 한 바른 복음이 전해져야 한다. 알아듣지도 못하는 신학용어는 강단에 필요하지 않다. 그것은 썩지는 않으나 소화를 시키는 데는 어려움이 많다. 정작 가장 중요한 복음이 철학과 신학으로 그 빛이 가려져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손양원 목사의 설교 중 “성전을 더럽히지 말라”는 동영상이 있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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