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목윤, 명성교회 세습 철회 기자회견 열어

한국교회 원로 목회자들이 참여하는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위원장 전병금 목사, 이하 한목윤)가 9월 6일 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명성교회 세습 철회를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전병금 목사(강남교회 원로), 손봉호 교수(고신대 석좌), 박경조 주교(대한성공회), 정주채 목사(향상교회 원로) 등이 참여했다.

한목윤 긴급기자회견이 열린 종로5가 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

"누가 감히 그리스도가 피로 세운 교회를 사유화한단 말인가? 누가 감히 교회를 자기 자녀에게 세습한단 말인가? 이는 그리스도의 주권에 대한 반역행위가 아니고 무엇인가?" 한목윤은 교회 세습은 “그리스도 주권에 대한 반역 행위”라고 정의하고, 통합 총회 재판국의 명성교회 재판은 불의를 공의로 둔갑시킨 또 하나의 타락한 종교재판이자, 대형 교회의 물량주의적 세속적 권세 앞에 무릎 꿇은 사건이라고 꼬집었다.

손봉호 장로는 "궤변을 써가면서 이 세습이 홑껍데기다 라고 결론 내렸다는 사실이 저한테는 보통 건전한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됩니다."라며, “과거 신사참배는 외부 압력에 의한 것이라는 이유라도 댈 수 있지만, 이번 일은 외부 압력과 관계 없이 자발적이다, 한국교회 종말을 보는 것 같다”고 개탄했다.

좌로 부터 전병금, 손봉호, 박경조, 정주채 목사

전병금 목사는 “총회 헌법에 규정한 것을 깨는 일은 어느 교단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예장통합 측 전체 1천 5백 명 총대들이 결단하지 않으면 한국교회는 희망이 없다”고 전했다. 전 목사는 “김삼환 목사와 김하나 목사는 각각 세습하지 않겠다고 말하지 않았던가?”라고 묻고, “목회자는 지나가는 소리라도 한 말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데,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안타까워 했다. 또한 전 목사는 “여기에 나온 우리 모두는 김삼환 목사와 매우 가까운 친분을 갖고 있다”며 “우리가 이렇게 공개적으로 성명서를 발표하는 것을 김삼환 목사가 새겨 들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박경조 주교는 “나 자신이 통합측 소속은 아니지만, 담임목사직 세습은 죄악을 공공연히 드러내고 대를 이어 전수하는 패역한 행위”라며 “한국교회 목회자들 모두가 십자가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자신을 깊이 성찰하고 회개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성명서 발표하는 정주채 목사

정주채 목사는 “정말 충격이 아닐 수 없다”며, “개 교회의 잘못을 총회가 이를 바로잡고 지도해 주어야 하는데, 오히려 총회가 대변인 역할을 하고 세습이 합법이라고 손을 들어 준 판결은 지금이라도 철회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정주채 목사가 낭독한 한목윤 성명서 전문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측) 총회재판국의 명성교회 세습결정 판결에 관련하여 예장 통합측 교회와 한국교계에 요구하는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 성명서

명성교회의 담임목사직 세습은 한국교회는 물론 일반 사회에까지 큰 고통과 수치를 가져다주었다. 더구나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측) 총회재판국이 이를 합법하다고 판결함으로써 개체 교회의 세습과는 비교할 수 없는 큰 충격과 함께 교회사적인 파장을 남겼다. 총회재판국은 세습을 금지한 교단헌법을 스스로 부정하고 파괴하였다. 이는 불의를 공의로 둔갑시킨 또 하나의 타락한 종교재판이다. 총회재판국이 대형교회 곧 물량주의적인 세속적 권세 앞에 무릎을 꿇은 사건이다.

교회의 주인은 예수 그리스도다. 그는 교회의 머리가 되심으로 만유의 주가 되신다. 하나님은 “하늘에 있는 자들과 땅에 있는 자들과 땅 아래에 있는 자들로 모든 무릎을 예수의 이름에 꿇게” 하셨고, 그리스도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내게 주셨다”고 이를 확인하셨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도처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주되심을 훼방하고 그의 주권과 영광을 찬탈하는 가공할 죄를 범하고 있다. 입으로는 “주여, 주여” 하면서도 실제로는 자신들이 범사에 주인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담임목사직 세습은 이런 죄악을 공공연히 드러내고 대를 이어 전수하는 패역한 행위이다. 누가 감히 그리스도의 영광과 권세를 도둑질한단 말인가? 누가 감히 그리스도가 피로 세운 교회를 사유화한단 말인가? 누가 감히 교회를 자기 자녀에게 세습한단 말인가? 이는 그리스도의 주권에 대한 반역행위가 아니고 무엇인가? 이는 단순히 세습을 감행한 교회들과 목회자들만을 향해 하는 말은 아니다. 한국교회 목회자들 모두가 십자가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자신을 깊이 성찰하고 회개해야 할 시대적인 과제다.

우리는 마지막 한 가닥 줄을 잡는 심정으로 통합측 총회에 호소한다. 명성교회의 세습을 인정한 총회재판국의 불의한 결정을 바로잡아 하나님나라의 공의를 세우는 일에 헌신해주기를 바란다. 특히 김하나 목사는 사회양극화를 해소하고 진정한 민주화를 이루는 일에 철학과 열의를 가진 사람으로 알려져 왔다. 우리는 그가 교회에서 먼저 이를 실천할 수 없는가를 묻고 싶다.

우리는 관계자들의 결단을 통해 교회갱신의 희망을 잃어가고 있는 한국교회에 서광이 비쳐오기를 갈망한다.

주후 2018년 9월 6일

-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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