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여행의 두번째 이야기

등나무 아래 전도자

North Epping에서 김성배 목사를 모르면 간첩이라고 할 정도로 그는 교민이나 현지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그것은 그가 특별한 일로 유명해져서가 아니라 등나무 광장에서 매일 같이 전도하는 것으로 얼굴을 알렸기 때문이다. 거의 10년 동안을 매일 같이 그 자리에서 전도를 하는 그에게 도움이 필요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학생이든 누구든 간에 그는 오는 사람은 거절하지 않는다.


잠자리가 필요하면 침대를 주고 밥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밥을 준다. 그는 큰 집을 임대해서 필요한 사람에게 머물고 가게 한다. 짐을 맡기면 언제까지든 보관해 주기도 한다. 그래서 그의 창고는 찾지 않는 짐들이 몇 년이고 주인을 기다리고 있기도 하다. 그렇게 10년의 세월을 보냈다.


생면부지의 사람들, 그러나 이국땅에서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안식처로 그의 품은 넓기만 하다. 그리하여 그 땅에 발붙이고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주는 궂은일을 결코 마다하지 않는다.


식탁교육이 그의 장기

이제는 학생들을 돌보며 그들을 키우고 있다. 많은 학생들이 그의 손길을 거쳐나갔다. 그러면서 사람이 되고 신앙인이 되기도 했다. 그의 특기는 식탁교육이다. 식사를 하면서 그날의 일들을 점검하고 고민을 들어주고 문제를 해결해 준다. 그리고 영어가 한 마디씩 늘어가는 것을 보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의 그런 모습은 영락없는 아버지이다. 그리고 학생들은 아버지 같이 그의 말을 따른다.


전혀 기독교를 알지 못하던 많은 학생들이 그의 식탁교육으로 그리고 일대일 상담으로 신앙을 갖는다. 결코 강요하지 않고 성급하지도 않는다. 기다리며 변화하도록 도운다. 필자가 머무는 동안 한 학생을 만났다. 그는 이 집에 머무는 조건 중에 술과 담배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마음에 들어 머물기를 간청했다고 했다.


군에서 세례를 받았지만 신앙과는 전혀 거리가 멀었던 그는 담배를 끊어야 한다는 결심만 수없이 했지 실천에 옮기지 못했는데 이 집에 있으면 담배를 끊을 기회가 될 것 같아 침대가 모자라지만 목사님에게 간청하여 서재에 있는 침대를 이용하기로 하고 머물고 있다고 했다. 담배도 끊고 신앙도 가지고 공부도 하고 일도 하고, 이렇게 좋은 데가 또 어디 있겠냐는 것이다.


이 일을 가능케 한 숨은 일군은 바로 김성배 목사의 아내인 오진숙 사모이다. 그는 한 번도 싫은 내색 없이 김목사를 내조한다. 누구를 데려오든 정성을 다한다. 그래서 시드니에 유학 오는 학생들은 김목사의 집을 먼저 찾아올 정도가 되었다. 자기 집에 머무는 학생들을 위해서라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한번은 한 학생이 일터에서 의심을 받기 시작했다. 주인은 학생을 노골적으로 의심하면서 불이익을 주려했다. 오진숙 사모는 팔을 걷어 부치고 달려가 학생을 변호해 주었다. 그리고 그 주인을 학생에게 사과하도록 하게 했다. 그 학생은 졸업 후 취업을 하여 떠나갔지만 지금도 자신을 길러준 신앙의 고향인 세광교회에 십일조를 보내온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축복은 자녀들에게서 나타나.

김성배 목사에게는 아들과 딸이 있다. 그들은 한 번도 혼자 방을 차지하고 자본 적이 없다. 아빠가 데려오는 학생들과 함께 지낸다. 그러나 불평하지 않고 자주 바뀌는 학생들과 잘도 어울리며 그들을 돌보아 준다. 그런 그들을 하나님은 축복하셨다.


아들인 한길(쭉 한길로만 가라고 지었다는 이름)은 법대를 졸업하고 변호사 자격을 얻어 법조인의 길을 시작하려 하고 있다. 딸 나래(날개를 펴고 훨훨 날기를 바라는 뜻으로 지은 이름)는 시드니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하여 졸업반이다. 지금은 교생실습 중에 있다. 그런데 나래는 오세아니아 지역 한국의 대표미인을 선발하는 미와 지성의 향연, 2007 미스코리아 오세아니아 지역 선발대회에서 美로 당선 되었다. 眞은 김은영(UTS 한의학 전공, 사진 가운데) 양이 선은 이알렉산드라(맥콰리대학 커뮤니케이션학 전공, 사진 우측 참가번호 8) 양이 차지했다. 


   
▲ 미스 코리아 오세아니아지역 미로 뽑힌 김나래양(사진왼쪽)
호주 시드니, 자연환경이 사람 살기에 가장 좋은 나라, 자녀교육제도와 후생복지가 잘 되어 있는 나라, 누구든 일자리를 얻을 수 있고 일한 만큼 임금을 보장 받는 나라, 김목사는 시드니에 많은 한국인들이 이민 오기를 조심스럽게 희망했다. 지금이 적기라고도 했다. 그리고 누구든 문을 두드리면 그리스도의 심장으로 맞아 도움을 주겠다고 한다.


학생들과 함께 한 저녁 식사, 김목사와 오진숙 사모의 환대를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비록 교회당은 현지인 교회당 교육관을 빌려 쓰고 있지만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것은 그리스도의 사랑이 충만하여서 일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김목사를 만난 그날의 사진을 담은 메모리 카드 하나가 몽땅 달아나 사진 한 장을 올리지 못함을 독자들에게 죄송하고 김목사께 죄송한 마음 금할 길 없다.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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