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서동수 목사

 

경영과 사역의 차이

 

[지은재]시인, 일산백석교회 담임목사, 중앙신학대학원대학교 부 교수 역임(사회복지학과), 한국사회복지개발원이사, 『사상과 문학』 등단(2009) 시집 「호반의 Bench에 앉 아서」. 현)고려문학회장

목회하는 목사의 입장에서 교회와 목사를 비판하는 소리를 종종 듣게 되는데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그 중 하나 교회를 기업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비판의 소리입니다. 하나님의 교회는 말씀 속에서 진리를 세우며 회중과 더불어 주님의 몸을 세우는 오늘날의 거룩한 성전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거룩한 성전인지 가입자를 끌어 모으는 다단계 기업인지 구분이 안 된다고 하니 이런 비판의 소리를 들을 때 심장이 멎게 되고 왜 이와 같은 지경에 오게 되었는가 하며 가슴을 때리게 됩니다.

주변 개체교회 교인들을 복음전도라는 미명 하에 사실상 고객 빼오기 영업 전략으로 교인들을 유치한다고 비판하니 전부는 아니겠지만 이런 비판에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현실을 주목하고 나 자신을 성찰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목사직이 성직이라는 것은 생각을 할수록 자랑스럽고 고귀합니다. 세상에 많은 직업이 있으나 하나님의 성직을 수행하기 위하여 부름 받았다고 하는 그 자체는 두고두고 귀하게 생각하고 거룩한 자존심으로 날마다 위를 향하여 나아가야 되는 사역자가 아니겠습니까? 하나님의 거룩한 종이라는 목회자들은 기업 회장들보다 더 투명하고 정직한 행위로 모든 이들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도록 함이 마땅한 일이라 사료됩니다.

세속 기업들도 정부의 각종 규제와 국세청, 검찰, 경찰의 눈치라도 보는데, 목회자가 신앙의 순수성을 잃어버리고 기업보다도 더 낮은 수준의 행태를 드러낸다고 하면 어떻게 이 세상과 마귀의 세력과 싸우면서 하나님의 위대한 승리 곧 복음 승리의 깃발을 높이 세우고 드러낼 수 있겠는가 하는 과제를 안고 고민하면서 또한 자신을 정말 성찰하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모두가 본분과 위치를 세워나가야 할 시급한 시점에 와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언젠가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A교회 부목사가 소속교회 대학생과 불륜관계를 맺어 비밀리에 퇴출된 사건이 있었다. 처자식도 있는 목회자가 이제 갓 성인이 된 20대 초반의 대학생과 눈이 맞은 이 사건은 해당교회에서도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는 충격적인 사건이었다고 하는데 교회 내부적으로는 쉬쉬하며 묻어버렸다고 하니 참으로 통탄할 일입니다. 만약 일반대기업 과장과 부장이었다면 어떻게 되었겠습니까? 아마 사회적으로 매장당하고도 남았을 것입니다. 살아남을 수 있겠습니까? 무슨 변명을 할 수 있겠습니까?

이뿐만이 아닙니다. B교회의 경우 천문학적인 교회 유보금이 있음에도 인원감축이란 이유로 해고 대상자 전도사의 월급을 40만원이나 삭감했습니다. 갈 곳 없는 사람을 데리고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분위기 입니다. 주의 종의 길을 걸어도 같은 계급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담임목사는 해외순방과 수억의 사례비를 받지만 쥐꼬리만 한 월급으로 처자식과 재건축아파트에 사글세로 사는 전도사이야기는 남 이야기일 뿐이라는 이 엄연한 현실을 새겨야 하겠습니다.

저 역시 목사인고로 목사들의 사역의 현장에 아픔과 괴로움 그리고 고통을 짓누름을 모르는 바도 아니며, 함께 겪고 있으며, 매일 눌림을 받고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사람일 뿐입니다. 저는 우리 모든 동역자들을 사랑하고 좋아합니다. 하나님의 사역자라는 이름만으로도 함께할 수 있으며 너무 너무 정겹고 따뜻한 마음을 갖게 만듭니다.

교회가 사회와 다른 점이 무엇인가를 우리는 함께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말로만이 아닌 실천으로 행해야만 합니다. 우리 모든 개체교회들은 지금 변화의 변화를 거듭해야 할 때가 아닙니까? 세상도 변해야 한다고 소리를 지르고 있습니다. 잘못된 방향으로 변화고 있는데 저들은 당연히 변화는 필요하다고 외치는 것을 알고 계시지요? 저는 생각할 때 교회는 기업이 아니며 담임목사도 회장이 아니고 부목사와 전도사들도 사원이 아닌 줄로 생각됩니다.

교회운영은 사역자이지 경영은 더더욱 아니기 때문에 사실 우리 주님의 교회가 주님께서 경영하시는 것을, 오직 주님의 주권과 섭리로 자신의 임의로 경영해 나가심으로 우리 죄인들은 거룩한 주님의 이 독단적이고 합법적인 경영하심에 머리를 숙이고 겸허히 바라볼 뿐입니다.

주님의 피 흘리심에 이 구속의 은총을 온 가슴으로, 온 심령으로 받고 느끼고 체득하고 옷을 여밀 때에 나의 목회현장이 거룩하고 경건하게 새 단장이 되고 힘 있게 세워지게 될 줄로 알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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