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링컨 대통령이 이런 연설을 한 적이 있다. 남북전쟁으로 찢겨진 나라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내린 여러 가지 결정을 생각하면서 한 연설이다. 결정들이 또 다른 아픔을 낳을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그는 속내를 이렇게 말했다. "우리 행정부가 당면한 과제들을 처리해 나가는 데 있어서 제가 바라는 방향은, 내가 모든 권력을 내려놓을 때 지구상의 모든 친구들을 잃어버린다 해도, 적어도 내 안에 있는 단 한 친구만은 내게 남도록 하는 것입니다." 적어도 '내 안에 있는 단 한 친구!'가 남게 되는 결정이라면 결코 헛된 것이 아닐 것이라는 링컨의 고백이었다.

'내 안에 있는 단 한 친구'가 내 인생 결정에 있어 가장 최후의 보루라는 말이 감동적이다. 다른 사람들이 내 곁에 남아있지 않는다 해도 그 한 사람, 그 한 분이 남아있다면 그 결정에 떳떳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말 아니겠는가? 그런 사람만 있다면 그 한 사람으로 인해 우리의 삶은 풍요로워지는 것이다. 전진할 힘이 불끈 솟는 것이다.

히로시마 원폭의 250배를 넘는 엄청난 규모의 강진이 중국 땅 쓰촨 성을 눈물의 바다로 만들고 있다. 사람들마다 우리 가족 본 사람 없느냐고 피맺힌 절규를 한다. 한 울부짖는 외침이 이것이었다. "1분도 채 되지 않는 순간에 이렇게 건물이 무너져 내리고, 이렇게 수많은 사람이 죽어갈 줄은 상상도 못했다."

언제 무너져 내릴지 모르는 인생이다. 한번 무너져 내리기 시작하면 1분도 채 안되어 내 인생을 송두리째 잃게 될지도 모르는 삶이다. 아무리 흐드러지게 쌓아놓았어도, 밀려오는 단 한 번의 강진에 흔적조차 남기지 못한 채 매몰되고 말 인생일지 모른다. 모든 것을 다 빼앗겨도, 다 잃어버린다 해도, 온전히 사라져버린다 해도 당신에게 '그 한 사람'만은 남아있는가? 그 한 사람 때문에 당신의 인생은 평온한가?

링컨의 내면에 있는 '그 한 사람' 때문에 그는 이렇게 연설을 이어갔다.

"저는 제가 아는 한 최선을 다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최선을, 그리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마지막에 제가 한 일이 옳은 것으로 밝혀진다면, 나를 반대했던 모든 말들은 아무 것도 아니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자신 안에 계신 그분이 인생 결정의 최후 보루가 되는 사람이라면 어떤 일에도 그는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 그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에 최선의 발걸음을 쉬지 않는다. 인생의 모든 것이 허물어지고 매몰된다 할지라도 그 발걸음은 멈출 수 없다. 그분이 계시기 때문이다.

훔치고 싶을 만큼 아름다운 천상의 목소리를 지녔다는 안드레아 보첼리가 말한다. 그런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침묵하는 것이 중요하다. 침묵으로 온전한 정신을 준비해야 영혼을 울리는 소리를 낼 수 있다"고. 내 안에 그분이 계신지 침묵해 보자. 침묵으로 내 안에 예수님이 살아 계신지 확인해 보자. 당신의 마음속에 그 한 사람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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