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산 앞에 서면/ 김기호
가을 산 앞에 서면
욕심이 보이고
내 죄가 드러나
부끄러워
눈물집니다
버리지 못하고
놓지 못하며
떨구지 못해
불어난 때처럼
달고 다닌 욕심의 잎들
산은 버려서
이름 얻는데
나는 오늘도 버리지 못해
이름 하나
얻지 못했습니다
가을 산 앞에 서면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비로소 알게 되고
참회의
눈물 한 줄
내 맘에 낙엽집니다
2018. 10. 29 고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