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하 한국교회는 심각한 위기상황에 처해 있다. 교회갱신이 참으로 시급한 상황이다. 앞에서 이미 언급한 바 있지만, 한국교회를 이 지경에 이르게 한 사상은 성장주의다. 목회자도 교인들도 교회의 본질적 사명을 잊어버리고 수(數)와 물량을 추구하는 성장주의에 휩쓸려버렸다. “큰 교회당과 많은 교인”은 교회가 추구해야 할 목표이고 정답이며 정도라고 여겨져 왔다. 여기에 의문을 가진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그리하여 유명한 대형교회들이 생겨나고 유명으로 옷 입은 목사들이 화려하게 등장하였다. 교회의 대형화는 목회자의 권위와 영광을 보장해주는 조건이 되었고, 대형교회의 담임 목사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성공한 목사로 후배들의 흠모 대상이 되었다.

세속적인 권세와 영광은 어디서나 부패를 낳는다. 그동안 대형교회 목사들에게서 일어난 많은 스캔들은 자연스러운 결과였다고 할 수 있다. 이러다가 급기야는 담임 목사직 세습이 등장했다. 그러더니 좀 규모가 있다는 교회들에는 이것이 순식간에 보편화되고 말았다. 유능한 목사가 이끌어온 대형교회의 리더십 교체는 자칫 교회를 큰 혼란에 빠지게 만들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교인들이 원한다는 이유로, 자신이 이룬 업적을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없다는 아예 노골적인 이유로 세습을 하고 있다. 이제 세인들은 한국교회를 자기들의 기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타락한 종교집단으로 치부하고 있다.

이런 한국교회를 어떻게 개혁할 수 있을까? 교회의 건강성을 어떻게 회복시킬 수 있을까? 우리는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 교회의 분립을 제안한다. 교회의 대형화를 지양하고 건강한 중소형교회를 지향하자는 것이다. 대형교회가 갖는 장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나 대형화로 인해 일어나는 부작용은 그것들과 비교할 수 없이 크고 많다. 그러므로 건강한 중소형교회가 많이 세워져야 한다. 이를 위해 교회분립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첫째로 교회분립은 교회갱신의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바벨탑운동으로 치달아온 자신들을 돌아보며 성장주의를 극복하고 진정한 부흥을 이루자는 교회분립운동이다. 목회자에게 힘이 집중되는 신사제주의를 벗어나 청지기로서 섬기는 자리로 돌아가자는 운동이다. 그리고 영혼 구원보다는 교회성장에, 사람 자체보다는 사람의 수에 더 관심이 많았던 잘못들을 회개하고 교회의 본질적 사명에 충실하자는 것이다. 나아가 교회가 부흥하고 커져서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것이 아니라 복음전도로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히 얻게 하는” 일로 하나님의 주목을 받고 그를 기쁘시게 하자는 것이다.

둘째로 교회분립으로 교회의 건강성을 제고시킬 수 있다. 비대한 사람은 성인병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교회도 그러하다. 대형교회가 빠지기 쉬운 첫 번째 위험은 그리스도의 주되심(the Lordship)에 신앙고백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담임목사가 주님처럼 떠받음을 받는 교회에서 끝까지 스튜워드십을 견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으로 비유되는 공동체인데, 대형교회의 가장 큰 약점 중 하나는 성도들이 하나님의 권속으로서 서로 사랑하고 섬기는 삶의 공유가 어렵다는 것이다. 교회분립은 이를 치유하는 가장 적극적인 방법이다.

셋째로 교회분립은 안정된 교회개척이다. 요즘은 전에 해오던 방식으로 교회를 개척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금은 예배 장소를 준비하고 교역자를 파송한다고 해서 교회가 세워지는 때가 아니다. 특히 교회와 교회지도자들이 사회적인 신뢰를 잃고 있는 마당에 처음부터 전도해서 교인을 얻는다는 것은 하늘에서 별을 따기만큼이나 어렵다. 그러므로 교회가 분립을 통해 교회를 개척해야 한다. 분립을 강조하는 것은 모교회가 세워지는 자매교회에 재정적인 지원을 하고 교인들을 파송하는 정도가 아니라 처음부터 규모 있는 건강한 교회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다. 그래야 안정된 가운데서 교회 본연의 사명에 충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로 교회분립은 영적 쇄신의 좋은 기회다. 분립되는 자매교회는 물론 분립하는 모교회에도 영적인 쇄신과 부흥을 가져온다. 분립을 통해 가라앉은 영적인 분위기를 쇄신하여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교인들 중에는 교인들 간의 불편한 관계나 리더십에 대한 불만 때문에 영적으로 침체되거나 갈등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는데, 교회분립은 이런 문제들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기회요 방법이다.

다섯째로 교회분립은 평신도를 깨워 사역자로 세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어느 교회나 여러 가지 이유로 잠자는 일꾼들이 있다. 교회분립은 이런 사람들을 일깨워 열심 있는 봉사자로 서게 할 수 있다. 새로 시작되는 교회는 할 일이 많다. 그리고 모교회도 분립되어 떠난 일꾼들의 자리를 채울 사역자들이 많이 필요하다. 그래서 아주 자연스럽게 사역자개발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대형교회에서는 새로운 일꾼들을 발굴하여 세우는 일이 쉽지 않다. 교인들끼리 얼굴도 잘 모르니 각자가 가진 은사들을 아는 일이 불가능하다. 이러다 보니 직분자를 세우는 일도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중소형교회에서는 교인들이 친밀한 교제를 통하여 서로를 잘 알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부르시는 자들을 분별하여 합당한 자들을 일꾼으로 세울 수 있다.

종교개혁자들은 교회는 개혁되었기 때문에 계속 개혁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교회가 개혁주의 전통을 따르는 교회라고 하지만 지금은 죄로 어두워졌던 중세교회로 돌아간 모습이다. 기독교가 아닌 딴 종교가 돼버린 듯한 모습마저 드러내고 있다. 성경으로 돌아가야 한다. 성경은 거울이다. 성경을 통해 우리의 모습을 점검할 수 있다. 성경은 설계도다. 성경을 통해 성경이 계시한 교회상이 어떠하며 우리의 현재 상태가 어떠한지를 알 수 있다. 교회는 끊임없이 자신을 살펴 잘못된 것을 고치고, 성경이 보여준 양식대로 바로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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