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통조림' 책 펴낸 하이패밀리 송길원 목사 인터뷰

갈색 염색에 무스 발라 넘긴 머리, 양복에 붉은 나비넥타이를 멋드러지게 맨 목사가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정 사역 전문가로 손꼽히는 조금은 옹삭스러운 차림의 하이패밀리 대표 송길원 목사를 14일 오후 하이패밀리 연구소에서 만났다. 송 목사는 이런 차림이 "세상을 치유하고 소통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한국은 지금 이혼율이 급증하고 있으며, 가정파괴로 인한 결손 가정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 형편이다. 최근 '행복통조림'이라는 책을 저술한 송 목사는 "가정에서 일어나는 비극의 원인은 소통이 일어나지 않는 것에 있다."고 지적했다.

"‘어떻게 하면 소통하는 가족이 될 수 있을까?’하는 물음에 매달려 가족 대화를 연구해 왔다."고 말한 송 목사는 "소통의 의미를 담고 있는 이 책은 우리가 행복에 도통해야겠다는 뜻에서 '행복통’이라는 말을 생각하게 됐다."며 "문명의 이기가 가족을 단절로 몰아갔다. 이들을 나눔의 장, 소통으로 이끌기 위해 이 책을 펴냈다."고 말했다.

▲ 송길원 목사 "우리가 행복에 도통해야겠다는 뜻에서 '행복통’이라는 말 생각했다"     © 뉴스파워


'행복통조림'은 기독교를 배경으로 한 행복한 가정에 대해 정의하고 풍부한 예화를 통해 독자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기독교를 뛰어넘어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유머를 가미해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행복한 가정에 대해 송 목사는 '하나님이 중심인 가정, 부부가 중심인 가정, 미션이 있는 가정'이라고 지적했다. "가정이 학교 교육이 줄 수 없는 사람을 길러내는 곳이어야 한다."며 "그래야 하나님의 훈련학교로써의 가정이 역할을 다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패밀리는 한 번 더 비상을 꿈꾸고 있다. 최근 '양평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87,200㎡(약27,000평) 규모의 대형 종합 Family Town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송 목사는 "치유와 상담을 위해서는 좀 더 자연 친화적인 공간이 필요했다."며 "이 공간이 완성되면 하이패밀리 사역이 두 팔을 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 공간을 통해 이뤄질 기업 위탁교육이 선교의 징검다리로 이어지길 소망한다."며 큰 기대를 나타냈다.

교회가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송 목사는 "교회가 세상에 세속화돼서는 안 되지만 세상에 눈높이를 맞출 줄 알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교회가 너무 화려해졌다. 부자교회라는 소리를 듣게 됐고, 교회가 기업처럼 인식되기도 한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이어 "좀 더 따뜻한 가슴을 가진 교회, 세상의 아픔을 품고 그들을 위로해주는 어머니 같은 교회가 될 때 비로소 세상과 소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송 목사는 "가족들이 하루에 한번 같이 웃는 시간을 가지자"고 제안했다. 행복한 가정을 위한 첫걸음은 생각보다 작은 실천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무너지는 가정을 세우기 위해 16년간을 노력해온 하이패밀리가 세상과 소통하며 하나님께 더 크게 쓰임받길 기대한다.



하이패밀리 대표 송길원 목사와의 인터뷰 전문.

Q. 이곳 연구소에 주로 어떤 분들이 방문하나?

가정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의 도움을 얻기 위해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곳에 상담실이 잘 운영되고 있어 가족이나 부부 관계 상담을 위해 오는 분들도 있다. 또 건물 안에서 각종 세미나와 교육이 행해지고 있다. 여기에 참석하는 분들이 드나들기도 한다.


Q. 하이패밀리 사역을 통해 깨어진 가정이 회복된 사례들이 많이 있나?

지금까지 16년 동안 사역을 해오면서 깨어진 가정이 회복된 사례는 수백, 수천 케이스다. 깨어진 가정이 일대일 상담이나 가족치료를 통해 회복되기도 하지만 예방적 프로그램을 통해서 회복되는 사례가 더 많다. 부부들을 위한 행복캠프 등을 통해 이혼 직전에 있던 커플이 가정의 중요성과 부부의 역할을 배우고 나서 회복되는 간증이 많이 있다.

많은 어머니들이 ‘어머니’가 뭔지 모르고 살아간다. 자식이 속 섞인다고 골치 아파 하는데 자식이 왜 하나님의 선물이고 은혜인지를 깨달으면 이를 통해 삶 자체가 변화된다. 하이패밀리 연구소에서는 기적이 일상적이다. 관계 회복, 자존감이 치유되고 회복되는 일들을 자주 볼 수 있다.


Q. 성경적 가정을 세우는 것이 하이패밀리의 목표인가?

물론 교회 성도들의 가정도 구원하고 건지고 일으켜야겠지만 이것이 교회의 일로 그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교회 울타리를 뛰어넘어야 한다. 행복이라는 주제에 기독교 세계관을 담아내고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성경적 이치를 깨닫게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우리는 교회와 세상을 동시에 아우를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과 활동을 지향한다.

Q. 하이패밀리(Hi Family)라는 이름이 독특한데, 이런 이름이 나온 배경이 있나?

처음에는 ‘기독교가정사역연구소’로 출발했다. 그런데 방송을 나가게 되면 방송국에서 ‘기독교’라는 이름을 때달라고 했다. ‘왜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편파보도가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독교를 빼고 ‘가정사역연구소’라고 소개했더니 이번엔 ‘사역’이 뭐냐고 되물어왔다. ‘사역’이라는 말이 기독교인들 용어지 일반인들은 모른다.

그때 크게 깨달았다. 미국에서 앰블런스(Ambulance)라는 단어가 프론트 범퍼에 뒤집혀 쓰여 있다. 그렇게 하는 데는 이유가 하나 있다. 내게는 불편해도 앞선 차량은 백미러를 통해 뒤의 사물을 인식하게 된다. 글자를 뒤집어 놓을 줄 아는 게 미국의 소비자 중심 철학이다. 우리도 ‘사람들이 부르기 쉬운 게 이름이지 우리 잘난 것을 드러내는 게 이름이 아니구나.’하는 생각에 ‘하이패밀리’라고 지었다. 사람들이 친근감 있게 받아들인다.

또 패밀리(family)라는 말속에 이런 의미가 담겨있다. Father And Mother I Love You. 그 다음 닉네임처럼 붙인 게 ‘행복발전소’다. 행복을 발전시키는 발전소가 되고 싶다는 의미다.

Q. ‘행복통조림’ 저서를 출간하셨는데. 내용이 궁금합니다.

▲ 송길원의 행복통조림. 2008년 5월 출간.     ©뉴스파워

우선 나는 가정에서 일어나는 비극의 원인은 소통이 일어나지 않는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부모 자식 간에 단절이 있고 부부간에도 말이 안 통해 답답하다. ‘어떻게 하면 소통하는 가족이 될 수 있을까?’하는 물음에 매달려 가족 대화를 연구해 왔다. 그러다보니 소통이 단순히 커뮤니케이션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다양하게 이야기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더군다나 ‘통’자는 ‘꿰뚫다’, ‘도달하다’라는 의미가 있다. 경제에 탁월한 사람을 ‘경제통’이라고 부르고 정보를 많이 가진 사람을 ‘정보통’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행복에 도통해야겠다. ‘통’이라는 단어에 담긴 의미를 생각하면서 ‘행복통’이 돼야겠는 생각을 했다. 행복을 요리한다는 의미에서 ‘행복통조림’을 펴내게 됐다.

덧붙이면 그동안 문명의 이기가 가족을 단절로 몰아갔다. 이들을 나눔의 장, 소통으로 이끌기 위해 이 책을 펴냈다. 이 책이 이번 가정의 달에 가족들이 함께 읽을 수 있는 ‘가정생활의 바이블’이 됐으면 하는 희망이 있다.

Q. 어떤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야 하나?

우선 부부들이 꼭 잃었으면 좋겠다. 또 결혼을 준비하는 젊은이들도 가정의 참 모습을 그려낼 수 있는 하나의 교과서가 됐으면 좋겠다. 이 책을 기획할 때 출판사 사장이 ‘불교는 법정 스님이 있고 가톨릭에는 이해인 수녀가 있는데 개신교에는 울타리를 뛰어넘어 세상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저자가 없다.’며 나를 찾아왔다.

그 취지에 공감 가는 부분이 있어 누군가 해야 할 일이라면 내가 그 십자가를 지겠다고 생각했다. 기독교 울타리를 뛰어넘는 선구자 역할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이 책을 썼다.

Q. 소통을 이야기하는 목회자로서 교회가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어떤 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교회가 세상에 세속화돼서는 안 되지만 세상에 눈높이를 맞출 줄 알아야 한다. 교회가 너무 화려해졌다. 그동안 교회가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다가가려는 노력보다 높아지는데 관심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부자교회라는 소리를 듣게 됐고, 교회가 기업처럼 인식되기도 한다. 불행하고 안타깝다. 좀 더 따뜻한 가슴을 가진 교회, 세상의 아픔을 품고 그들을 위로해주는 어머니 같은 교회가 될 때 비로소 세상과 소통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하이패밀리 양평 프로젝트, 87,200㎡(약 27,000평) 규모의 종합 Family Town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데 배경이 궁금하다.

현재 양재동 연구소는 사무실이나 연구소 공간으로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그러나 여기서 합숙 훈련이나 교육을 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설이다. 치유와 상담을 위해서는 좀 더 자연 친화적인 공간이 필요했다.

그런데 누가 땅 1,200평을 기증해준 일이 있었다. 이것을 조금 더 키워서 연구소를 옮길 수 있게 기도하다가 양평에 약 27,000평을 매입하게 됐다. 이 공간이 완성되면 하이패밀리 사역이 두 팔을 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단순히 교육 공간이 커진다는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이것을 계기로 기업 위탁교육까지 떠안아 선교의 징검다리로 이어지길 소망하고 있다. 사원이든 중견간부든 CEO든지 그들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그들이 교육훈련을 받으러 들어왔다가 변화되길 희망한다.

▲ 1년에 100권을 목표로 책을 읽는다는 송길원 목사. 책에서 늘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말한다.     © 뉴스파워


Q. 사역을 얼마나 해왔나? 연구나 프로그램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나?

이 사역을 한 것은 20여년 됐다. 연구소를 처음 출범 시킨 지는 16년째다. 몇 년간의 예비기간이 있었다. 항상 우리는 교회의 요구 앞에 민감해 있고 개인들의 고민이 뭔가에 집중한다. 바로 거기에서 세상이 우리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집어낼 수 있었다. 거기에서 아이디어를 찾아왔다.

Q. 서초구청에서 부과했던 세금 약 3억 원에 대한 재판은 1심에서 승소했다. 구청에서 항소한 것으로 아는데 이후 2심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당시 세금 문제는 우리의 불법이나 탈법으로 생긴 문제가 아니었다. 종교단체가 세금을 낼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에서 하나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는 이슈라고 할 수 있다. 1심에서 승소해 대법원의 주요 판례에 올라갈 정도였다.

그런데 행정 관청에서 또 그것을 불복해 항소해서 지금 2심 고등법원에서 계류 중에 있다. 재판부가 지금 아주 오락가락하고 있다. 1심에서는 종교 활동의 범위를 광범위하게 봤다. 그런데 2심은 좀 협의적으로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런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유사한 사건이 너무 많이 줄이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법원이 바짝 긴장한 듯하다.

우리가 기도하는 것은 2심도 깨끗이 승소해서 기독교 단체들의 사회 문화 선교활동이 방해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6월 말 정도면 일단 2심은 판결이 나지 않을까 생각된다.

Q. 목사님이 생각하는 행복한 가정이 어떤 가정인가?

행복한 가정이란 결국 가정 안에 하나님이 중심인 가정이다. 이것이 가장 기본적인 것이다. 말씀이 살아있고, 가정 예배가 드려지는 가정이라면 두말할 것도 없다. 거기에 덧붙여 행복한 가정 안에 필요한 것은 부부가 중심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가정은 왜 그런지 자녀가 중심인 기형적인 가정 구조다. 자녀 입시 앞에 부부도 헤어져야 하고 갈라서는 아픔도 겪고 있다. 자녀들에게 공부 뒷바라지보다 더 중요한 것이 부부가 건강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것은 자녀들에게 정서적으로 안정을 준다. 그런 점에서 건강한 부부가 존재하는 가정이 행복한 가정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가정 안에 미션이 있어야 한다. 신학자 조 레오날드는 "가정은 사회 변화의 엔진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정 안에서 사가지(4가지)있는 인간이 길러져야 한다. 인의예지(仁義禮智)다. 이런 기본 교육이 행해질 수 있는 가정, 그래서 학교 교육이 줄 수 없는 사람을 길러내는 곳이 가정이어야 한다. 그래야 하나님의 훈련학교로써의 가정이 역할을 다한 것이다. 이 3가지가 있어야 행복한 가정이 아닌가 생각한다.

Q.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정 사역 전문가로서 조언을 한마디 해 달라.

제가 건내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이 한마디다. '하나님께서 실패자는 쓰시지만 포기자는 쓰시지 않는다'는 말이다. 살다보면 실패할 때도 있고 실수 할 때도 있지만 어떤 경우에도 포기하지 말자. 그래서 '스페로 스페라'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다. 숨을 쉬는 한 희망은 있다는 뜻의 라틴어다.

Q.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 가정에서 작게나마 실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하루에 한번만이라도 가족들이 웃을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보자. 가족들이 함께 웃을 수 있다면 억지로라도 식탁에 앉아서 생활 유머를 나누자. 어느 시간이든지 가족들이 같이 웃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면 행복한 가정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갈 것이다.(뉴스파워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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