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아팠을까?
봄이면 봄마다
잘려나갔을 저 팔
겨울이 다가오니
앙상한 상처만 보인다.
그래도 봄이 되면
저 단단한 생채기에서
다시 생명의 팔을 뻗겠지.
청주에 와서 제일 좋았던 것이 가로수 길을 달리는 것이었습니다. 멋진 가로수가 사열하듯 서서 손 흔들어 주었기 때문입니다. 가을이 되니 그동안 수고했다고 폭죽을 터트리는 것처럼 낙엽을 뿌려 주었습니다. 청주에 오고 가며 영화의 주인공처럼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겨울이 되자 그 속살을 보였습니다. 반세기 동안 해마다 봄이 되면 비명을 지르며 잘렸을 팔의 생채기와 굳은살이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얼마나 잔인한지...
다들 생명의 춤을 추며 두 팔 들어 하나님을 찬양하는 그때. 사람들은 가로수의 팔목과 손가락들을 무참히 잘랐습니다. 그것도 해마다.
곧 다시 봄이 올 것입니다. 다시 고난이 찾아오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나무는 두 팔 들어 주를 높일 것입니다. 어쩌면 봄이 와서 싹이 나는 것이 아니라 저들의 생명의 의지에 대해 하나님이 봄으로 응답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들 신앙의 겨울을 예고합니다. 고난의 칼날이 우리의 가장 여린 곳을 찌를 것입니다. 그래도 참 생명으로 예수의 봄을 꽃 피워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