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엔 해처럼 밤엔 달처럼' '나의 등 뒤에서' '난 예수가 좋다오' 등의 찬양으로 많은 크리스천에게 은혜의 메시지를 전해온 최미(52·회복21 대표)씨가 찬양사역 30주년을 맞았다. 1978년 한국대학생선교회 '굿 라이프 음악선교단'에서 리드보컬을 맡으면서 찬양사역을 시작한 그녀는 "앞으로 여성들을 위한 치유와 회복사역에만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가 여성사역에 관심을 갖는 것은 '여성이 회복돼야 가정이 살고, 사회가 변할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다.

"저 역시 오랫동안 남편 때문에 갈등했고, 실제로 가정의 위기를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회복되자, 우리 가정이 평안을 찾았습니다. 여성의 고통과 상처는 같은 여성의 입장에서 다가서야만 더욱 효과적인 치유와 회복이 일어납니다."

최씨는 젊은 시절, 교사였던 남편 덕택에 별다른 어려움 없이 찬양사역에 헌신할 수 있었다. 그러다 1990년, 남편이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목회자가 되겠다고 신학대학에 입학하자 크게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이제부터 제가 남편의 학자금이며 생활비를 벌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심적으로 위축됐던 것 같아요. 저는 전혀 마음의 준비가 돼있지 않았는데 남편은 신학을 공부한다며 들떠있고…. 순간 제 자신이 너무나 처량하게 느껴졌지요. 그때부터 먹었다 하면 계속 토하고, 머리 가슴 배 안아픈 곳이 없었습니다."

몸의 균형이 깨지자 좋아하던 찬양을 불러도 기쁨이 없었다. 최씨는 그렇게 7년을 보냈다. 그러는 동안 목소리도 힘을 잃어갔다. '사람들이 한물갔다고 하기 전에 사역을 그만둬야 하는 것은 아닌가'라며 불안해할 때 변화산기도원 이옥순 원장을 만났다. 이 원장은 그녀에게 "문제의 근원부터 찾아 통회자복하라"고 충고했다. 그제서야 비로소 자신의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보게 됐다.

"사역을 한다면서 얼마나 인간적인 생각에 사로잡혔는지 깨달았지요. 교회 성도는 얼마나 되나, 목소리는 왜 이정도밖에 안나오나, 집회 요청은 한달에 이것밖에 안되나 등 불만이 많았어요. 게다가 저는 가정조차 돌보지 못했지요. 목회자인 남편을 섬기지 못했고, 남편 때문에 생활이 어려워졌다고 불평을 늘어놓았어요. 어찌나 눈물이 쏟아지던지, 그렇게 하나님께 고백하고 나니 속이 후련했습니다. 당시를 생각하면 사역자로서 부끄럽지만 그런 시절이 있었기에 좀 더 여성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됐어요."

그녀는 2000년 이종미 최지영 이정림 남궁송옥 신현진 박진희 손영진씨 등 후배 여성 찬양사역자들과 함께 '회복21'을 설립했다. 남편과의 불화, 고부간의 갈등, 자녀문제,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힘들어하는 여성들을 같은 여성의 입장에서 함께 고민하며 위로하기 시작했다. 정기적으로 워십콘서트, 전문 상담을 통한 상담사역, 이민 여성들을 위한 해외사역 등을 진행하며 여성들을 일으켜 세웠다. 올해부터는 회복21의 사역을 조금 더 구체화할 계획이다.

먼저 오는 29일 오전 9시30분 서울 대치동 하나웰빙 하나선교센터에서 열리는 '회복21 콘퍼런스'에 분야별 전문가들을 초청, 12시간 동안 행사를 진행한다. 가정문화연구원 김영숙 원장, 하나웰빙 박성희 부사장, 복음가수 김민식 전도사, 마임아티스트 조인정씨, 회복21 여성 찬양사역자들이 출연해 실제적 상담 및 강의, 간증, 찬양예배로 치유와 회복사역을 펼친다. 또 'YR21(Young Recovery21)'을 통해 문화선교에도 힘쓸 예정이다.

최씨는 "지금 이 순간, 남편이나 다른 누군가를 원망하고 있다면 회개하고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부터 다시 세워보라"고 조언했다. 그는 "하나님은 우리에게 감당할 만큼의 시련을 주시기 때문에 우리는 어떠한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씨는 지금까지 20여장의 음반과 4000여회의 찬양집회를 인도했다. 오는 11월부터 '전국투어 30주년 감사 콘서트'도 연다. (국민일보 노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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