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돈화(전라노회 광혜교회 원로목사)

행복나무란 이름에

걸맞지 않게

밑 둥만 남기고 사지가 잘린 해피트리

 

누군가에 행복을 주려지만

정작 자신은

심한 상처를 안고

뼈아픈 세월을 보내다

 

추운 겨울이 지나

어느덧 봄을 맞이하고

마른 가지에 움이 트는 시절에

연한 가지를 내기 시작하더니

한 달이 지난 즈음엔

제법 무성해진 해피트리

나날이 무성해지는 것을 보느니

행복의 밀도도 촘촘해지는 듯

 

심한 상채기에

피어나는 연한 가지는

아마 생명의 몸부림일 것

생명이 있음으로

이렇게라도 살아야 하는 것을

 

제법 무성해진 해피트리에

행복이 드리워진다면

어쩌면 그것은 아픔의 보상인지도 모른다

마치 그리스도의 보혈이

진정한 행복이 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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