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은호 작가 상징의 복원 개인전 12월 31일까지 횃불회관에서

“저의 모습과는 어울리지 않는 고백일지 모르지만, 저의 창작의 원천은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제 아내를 통해 저에게 주신 자폐아들이 저의 작업을 도와줍니다. 망막의 문제로 시력은 점점 약해지지만, 3살 아기 같은 30살 아들 볼에 얼굴을 비비면 다시 힘이 납니다.”

"나의 뮤즈는 예수님 입니다." - 전은호 작가

지난 11일 전은호 개인전 ‘상징의 복원’ 전시회 개막식이 양재동 횃불회관 트리니티 갤러리 열렸다. 전은호 작가(지니즈디자인 대표)는 “작가님의 뮤즈는 누구입니까?”라는 질문 앞에 자신의 뮤즈는 예수 그리스도라고 고백했다.

이번 전시회의 주제 ‘상징의 복원’은 어두움의 문화를 그리스도의 상징으로 복원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디자인업계에서 인천공항, 코레일 등 굵직한 CI 제작을 총괄해 온 전은호 작가는 예술적 감성과 신앙의 의지를 추상화에 표현했다.

이필준 평론가, “전은호 작가가 이번에 전시한 작품은 미술관 같은 특정한 공간이 아니라 일상 속 어디에 놓아도 어우러지는 작품으로서도 가치가 있다."

11일 오후 3시 30분 시작된 개막식에 참석한 이필준 평론가는 “작가의 따뜻한 감성과 생명에 대한 의지가 작품에서 드러난다.”며 “전은호 작가가 이번에 전시한 작품은 미술관 같은 특정한 공간이 아니라 일상 속 어디에 놓아도 어우러지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오프닝에서는 KBS 홍성헌 성우가 전 작가와의 오랜 친분으로 MC를 맡아 ‘작가와의 대담’을 진행했다. 사전인터뷰와 오프닝 현장에서의 대담을 작가와의 일문일답 형식으로 이동희 기자가 정리했다.

KBS 홍성헌 성우(좌)가 전 작가와의 오랜 친분으로 MC를 맡아 ‘작가와의 대담’을 진행했다.

- 디자이너로 살아오셨죠?

그래픽 디자이너로 25년 이상 살아왔습니다. 제 꿈 중 하나가 내가 디자인한 심볼마크가 온 대한민국에 실리는 것이었는데 그 꿈을 이뤘습니다. (전 작가는 올커뮤니케이션 기획 이사로 재직 시 코레일, KT&G, 인천공항, MBC, 동부센트레빌, 뚜레쥬르, 세종문화회관 등 다수의 기업 CI 및 이미지 디자인 작업을 진행했다)

- 작가로 전향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은퇴 없이 오래 할 수 있는 작업을 찾다가 추상화를 그리게 됐습니다.(웃음) 제가 디자이너로 살아온 과정이 작가와 별개의 삶은 아니었습니다. 최근에는 눈이 조금 안 좋아져서 추상화 작업을 하기에 더 좋아졌습니다. 사물이 왜곡돼 보이거든요. 추상화를 그리면서 디자이너로서의 한계를 뛰어넘는 경험을 하는 것 같습니다. 자유롭게 그릴 수 있으니 디자인보다 재미있고요.

전은호 개인전 ‘상징의 복원’ 전시회 개막식에서 기도하는 참석자들

- 이번 전시회를 위해 준비한 과정을 소개해 주세요.

2년 동안 준비한 작품이 120점 정도 됩니다. 그중에서 35점을 골라 설치했습니다. 가장 큰 사이즈인 100호 사이즈 작품도 10점 되고요. 추상화는 강렬한 색을 많이 씁니다. 전시회에 오시면 색감이 주는 교감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횃불회관에서 복음의 흔적을 느끼면서 자신의 마음을 자유롭게 들여다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상징의 복원’이라는 주제는 어떤 의미인가요?

‘상징’은 드러나지 않은 감춰진 것이죠. 저는 세상의 타락한 상징, 깊이 파고든 어둠의 문화로서의 상징을 원래의 아름다운 상징으로 되돌려 놓고 싶습니다. 오늘날의 교회는 하나님 나라의 아름다움, 환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거룩함, 초월적인 아름다움, 그리스도의 영광, 영원히 목마르지 않은 상징의 의미를 가지고 있지요. 그러한 상징들이 복원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세속의 타락한 상징들에 대해 ‘아름다움으로 저항하라’는 내면의 음성을 듣고 있습니다. 세상의 방식이 아니라, 세상의 빛으로 오신 예수님의 감성과 기술, 영성으로 대항하고 싶습니다.

- 추상화는 난해하고 어렵다는 인식이 있는데요, 추상화를 설명해 주신다면요?

추상화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그래서 추상이 멋있는 거거든요. 추상화는 보는 사람마다 자기만의 해석이 가능합니다. 저는 하나님도 추상화에 가깝다고 봅니다. 우주적인 분이시고 제한할 수 없으시니까요. 그리고 하나님도 우리 개인을 추상처럼 그려놓으신 거라고 해석합니다.

- 교회 디자인에도 관심이 많으시죠?

(전은호 작가는 한국교회의 새로운 디자인 변화를 위해 다일공동체, 밥퍼, 코람데오닷컴 등의 로고 제작, 서울 금란교회, 왕성교회, 오륜교회, 사랑의교회, 영등포교회, 용인 우리제일교회, 대구 범어교회 등 다수 교회 브랜딩 및 환경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다. 최근에는 재건축한 영등포교회의 교회 브랜딩을 맡아 100여 년 역사의 교회를 세련된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기도 했다.)

컬렉터에게 작품 설명하는 전 작가

제가 쓴 책 중에 ‘잠자는 교회 디자인을 깨우라’라는 책이 있습니다. 기업 디자인 전문가로 살다 보니 교회 안에 디자인이 답보 상태인 것이 너무나 안타깝고 답답했습니다. 최근에 건축되는 교회들은 하드웨어에는 투자를 하는데, 교회를 채워가는 소프트웨어는 부족하거든요. 그래서 서울장신대학교에서 ‘예배와 창의적 디자인’이라는 주제로 강의도 했었습니다. 저는 ‘목회와 디자인’이라는 영역에서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도움을 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교회 안에 ‘디자인’을 심고 싶은 바람이지요.

‘추상화’를 통해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그리스도의 영광을 드러내고자 한 전은호 작가의 개인전은 오는 31일까지 계속된다. (연락처: 010-8906-6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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