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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만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인터뷰] 故 김동식 목사를 추모하다“북한의 핵무기보다 더 무서운 것은 주체사상”

이 기사는 크리스천투데이 김진영 기자가 안병만 목사와 인터뷰 한 기사이다. 안 목사의 허락을 받아 전재한다. <크리스천투데이 원문보기>

 

미국의 오토 웜비어와 한국의 김동식 목사

"그 체격 좋던 형이 뼈와 가죽만 남은 채..."

탈북자들을 돕다 지난 2000년 1월 중국에서 북한 공작원들에 의해 납치된 故 김동식 목사. 북한 당국은 그에게 온갖 위협과 회유로 김일성 주체사상으로 전향할 것을 강요했지만, 이를 끝까지 거부한 김 목사는 고문 후유증에 시달리다 이듬해 평양 감옥에서 순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교회를 중심으로 북한을 규탄하고 고인의 유해를 돌려줄 것을 호소하는 운동이 펼쳐졌지만, 북한은 침묵했고, 우리조차 그를 점점 잊어갔다.

그러던 12월 24일(현지시간), 미국 법원은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났지만 끝내 숨을 거둔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물어, 북한에 약 5억113만 달러(우리 돈 약 5,643억 원) 배상 판결을 내렸다. 재판 과정에서 북한이 웜비어에게 전기충격을 가하고 펜치로 치아를 손상시킨 흔적이 있다는 진술이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웜비어의 유족이 이 소송을 제기하면서 참고했던 것이 바로 김동식 목사에 대한 미국 법원의 판결이었다. 미국 시민권자인 김 목사의 유족이 제기한 이 소송에서 지난 2015년, 법원은 북한이 약 3억3천만 달러(우리 돈 약 3,699억 원)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안병만 목사

▲안병만 목사는 같은 고신 출신으로 북한에 납치돼 순교한 故 김동식 목사와 “호형호제”하던 사이였다고 한다. 안 목사는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고인을 떠올리며 한국교회가 북한의 인권에 더욱 관심을 갖고 앞장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송경호 기자

그리고 이 소식을 듣고 가슴이 메인 이가 있다. 바로 김 목사의 친구인 안병만 목사(열방교회)다. 같은 고신 출신으로 고인과는 생전 호형호제(呼兄呼弟) 하던 사이였다고 한다. 2018년의 마지막을 불과 며칠 앞두고 크리스천투데이 사옥에서 만난 안 목사는 "그렇게 체격이 좋던 형이 뼈와 가죽만 남은 채 죽었다"며 차오르는 눈물을 애써 삼켰다.

"미국은 웜비어와 김동식 목사의 죽음에 이토록 단호하게 책임을 물었습니다. 과연 우리는 어땠고 지금은 무얼 하고 있습니까? 북한에 잡혀가 죽었거나, 여전히 억류되어 있는 우리 국민들, 이들을 위해 우리는 무얼 했느냐 말입니다."

"생사 불분명한 우리 국민들 아직 북한에..."
"북핵 만들 수밖에 없는 건 주체사상 때문"

-그래도 남북 간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럴 때일수록 북한의 인권에 더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특히 교회가 그래야 합니다. 이서 목사라는 분이 있었습니다. 김동식 목사가 납북되자 그를 구명해 달라고 목이 터져라 외쳤던 분입니다. 국회도 가보았지만 누구하나 나서주는 이 없었다고 해요. 그러다 과로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게 오늘날 우리의 모습입니다. 지금도 생사조차 불분명한 우리 국민들이 북한에 있습니다. 미디어들은 온통 평화를 노래하지만 이들에 대해선 잘 말하지 않습니다. 안타깝습니다."

-북한의 기독교인들도 수용소에 많이 잡혀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런 사실을 성도들도 잘 모릅니다. 그러니 저와 같은 목회자들이 자꾸 말해서 잠든 영혼들을 깨워야 합니다. 예수를 믿는다고 잡아가는 나라가 바로 북한입니다. 왜 그렇습니까? 김일성 주체사상 때문입니다. 주민들이 기독교인이 되면 주체사상이 무너지니까, 어떻게든 그들을 박해하고 죽이는 것입니다."

-북한에게 있어 주체사상이란 무엇입니까?

"저는 북한의 핵보다 주체사상이 더 무섭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핵을 만들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주체사상 때문이니까요. 핵을 동원해서까지 그걸 지키려는 겁니다. 그러므로 설사 북한이 비핵화를 한다 해도 주체사상이 없어지지 않는 한 큰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우리가 민족 통일과 평화를 노래하기 전에 이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관광이 중단되기 1년쯤 전인 2007년에 금강산에 다녀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안내를 하던 보위부의 한 사람이 옷에 김일성 배지를 달고 있기에 '김일성은 이미 세상을 떠났는데, 왜 김정일 배지를 달지 않느냐?'고 조심스레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정색을 하면서 '김일성 수령님은 영원히 살아 있는 의의 태양'이라고 하더군요.

그 때 깨달았습니다. 북한에서 김일성 주체사상이 어떤 의미라는 걸, 김일성은 죽었지만 그들 가슴 속에 영원히 존재한다는 걸 말이죠. 우리로 말하면 김일성이 곧 하나님이고 예수님인 겁니다."

"교회 안에 스며든 주체사상, 반드시 근절해야"

-마치 종교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그 이상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무서운 것이고, 물과 기름처럼 기독교와는 절대 섞일 수 없습니다. 이미 북한을 통해 보고 있지 않습니까? 그들의 가장 큰 적이 바로 기독교라는 사실을.

그런데 오늘날 한국교회 안에 이런 사상을 가진 자들이 있을지도 모른다니, 정말 걱정이 됩니다. 그들이 침투해 들어와 하나님이 있어야 할 자리에 김일성을 앉히고 그를 찬양한다면 이 얼마나 비극이겠습니까? 따라서 교회는 이런 자들이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하도록 반드시 색출해 만천하에 공개해야 합니다."

안병만 목사

▲안 목사는 “어쩌면 북한에서 주체사상은 종교 그 이상”이라며 “마치 물과 기름처럼 기독교와는 절대 섞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송경호 기자

안 목사는 지난 2016년 5월, 그가 운영위원장으로 있는 기독교 매체 '코람데오닷컴'에서 "'청춘'이라는 북한 노동당 청년 적위대들이 부르는 노래를 아무런 제지나 여과 없이 기독 청년들이 부르고 있는 공동체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혼란 속에 빠졌다"며 "남한 땅에도 북한을 찬양 고무하는 기독교적인 공동체가 버젓이 존재한다는 사실 앞에 망연자실(茫然自失)하게 된다"고 했다.

그는 또 "사회의 부조리와 군사독재 정권에 앞서서 기독교 이름과 하나님이라는 절대 신의 이름을 빌려 정치적 해방과 민주화를 위해 싸웠던 사람들의 부분적 공헌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바가 없지 않지만, 북한 주체사상의 해묵은 이념으로 오늘의 어려움을 극복하려고 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며 반기독교적인 정신이자 사상적 쓰레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성경적인 원리와 방법을 가지고도 얼마든지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고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갈 수 있는데, 낡아빠진 이념의 찌꺼기를 모아 젊은이들을 선동하고 세뇌시켜 김일성 정권이 꿈꾸던 유토피아를 이루겠다는 사상은 위험천만한 일이기에 우리는 그 정체를 밝혀 과감하게 배격해야 한다"고 했다.

-주체사상에 대해 아주 분명한 입장을 갖고 계신 것 같습니다.

"4년 전 터키에 갔던 적이 있습니다. 원래 터키는 정교회가 약 70퍼센트를 차지했던, 기독교 국가였습니다. 그런데 이슬람이 들어오고 난 뒤 불과 70년, 그러니까 두 세대 만에 이슬람이 약 90퍼센트인 이슬람 국가가 되어버렸습니다. 교회가 분별하지 못하고 신앙의 핵심을 놓쳐버리니까, 100년도 안 걸려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주체사상의 확산도 이와 다를 바 없습니다. 아니, 더 무서울지 모릅니다. 비틀거리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이런 사상과 이념이 급속도로 퍼진다면, 그들은 모두 교회를 떠날 것입니다. 교회 안에 스며든 주체사상을 어떻게든 밝혀내어 근절해야 할 이유입니다."

"SFC 사태, 간사들 사임 등으로 일단락"
"2명의 간사는 끝내 아름다운마을로..."

-예장 고신이 만든 학생선교단체 SFC도 이념 문제로 총회에서 논란이 된 적이 있었죠?

"지난 2015년 제65회 총회에서 SFC 지도위원장이 되어 이듬해 이 문제를 보고했습니다. 당시 6개 노회가 진상 파악을 헌의했을 정도로 나름 심각했습니다. 그 때 조사를 하면서 SFC 내에 매우 정치적이고 편향적인 이념이 상당히 들어와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특히 '아름다운마을공동체'(설립자 최철호)라는 곳과 깊이 연결되어 있더군요.

결국 문제가 된 3명의 간사 중에서 2명이 사임하고 1명은 고신대 신대원으로 가는 선에서 마무리 했습니다. 사임한 2명은 끝내 SFC를 떠나 아름다운마을공동체로 간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래도 이 아이들이 대학에 입학했을 때는 참 순수하고 바른 신앙을 가졌을텐데...'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척 아팠습니다."

안병만 목사

▲안 목사는 “제2의 예루살렘이라고 했던 평양이 교회와 복음이 사라진 동토의 땅이 되어 버렸다”며 “오직 복음만이 그 땅에 샬롬을 이루고 참 자유와 번영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했다. ⓒ송경호 기자

-그들이 다시 돌아올까요?

"어렵다고 봅니다. 사상에 깊이 빠지면 헤어 나오기 어려워요. 그러므로 관건은 더 이상 이런 것에 우리 아이들이 빠지도록 놔두어선 안 된다는 겁니다. 비단 SFC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한국교회 전체가 나서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을 지켜내야 합니다. '적은 누룩이 온 덩이에 퍼진다'는 주님의 말씀을 명심해, 우리 아이들의 영혼을 좀먹는 잘못된 사상에 단호히 맞서야 합니다."

"오직 복음만이 북한에 참 자유와 번영을"

-한국교회가 이제 무엇을 해야겠습니까?

"정확한 기독교 신앙과 가치관으로 다음세대를 교육해야 합니다. 오늘날 한국교회가 젊은이들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은 그들에게 성경을 바로 가르쳐주지 않은 탓입니다. 기독교인으로서 살아갈 모든 길이 성경 안에 있습니다. 그것을 우리 아이들에게 잘 전해주어야 하는 것이 다름 아닌, 저와 같은 기성세대의 사명입니다.

그리고 북한에 있는 형제자매들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전체주의 국가의 주체사상 아래에서 신음하고 있는 그들이 하루빨리 자유를 찾을 수 있도록, 그래서 우리처럼 마음껏 하나님을 믿을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야 합니다. 제2의 예루살렘이라고 했던 평양이, 교회와 복음이 사라진 동토가 되어 버렸습니다. 오직 복음만이 그 땅에 샬롬을 이루고 참 자유와 번영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그 날을 기대합니다."

안병만 목사는

고신대학교와 동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남아프리카공화국 포체프스트룸 대학교에서 신학석사(Th.M)와 박사(Th.D-설교학) 학위를 받았다. 영국 위클리프대학에서 선교학을 공부했다. 학생신앙운동(SFC) 총무간사, 부산수정교회 담임목사, 고려신학대학원 및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 초빙강사를 역임했고, 현재 통일교육문화원 이사, 쉐마교육연구원 본부장, 코람데오닷컴 운영위원장, 쉐마초등학교 이사장, 열방교회 담임목사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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