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역사의 전면에 섰던 한국교회

“옛적 같게 하옵소서!”(애5:21)

이성구 목사(시온성교회 담임)

2019년은 우리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해입니다. 일제의 식민지배에 항거하고 일제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하며 일본의 군국주의에 대하여 전국적인 저항운동을 펼친 삼일운동을 통하여 위대한 민족정신을 발휘한 지 100년이 됩니다. 3.1운동이 한국교회와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특별한 것은 인구의 1%~1.3% 정도로 적은 숫자에 불과했던 성도들이 민족의 독립을 위하여 투쟁하는 현장에서는 가장 앞자리에 서는 모습을 보였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33인 가운데 16인이 그리스도인으로 절반을 넘었습니다. 한국선교가 시작된 지 불과 35년 만에 민족의 역사를 책임지는 자리에 선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국선교 역사 135년이 된 지금 한국교회는 타 종교와 비교할 수 없는, 일천만 명의 성도를 가진, 국내 최대의 규모를 자랑합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 규모에 걸맞은 존경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비난과 비방에 얼굴을 들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교회의 규모가 커지면서 세속적 가치를 따르기 시작하였습니다. 교회가 나누는 것보다 가지는 데 열심을 내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세속적 지위, 명예, 물질을 하나님과의 동행이나 영적 거룩함보다 더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교회를 평가하면서, 더 큰 예배당, 더 많은 사람, 더 좋은 프로그램, 더 훌륭한 지도자 등 세속적인 가치가 성공한 목회, 성공적 교회의 기준이 되어버렸습니다. 교인들은 모든 것이 잘 갖추어진 교회로 몰려듭니다.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 현상이 교회 안에서도 벌어졌습니다. 그 결과 적지 않은 교회들이 생존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게 되었고 이로 인하여 또 다른 문제들이 생겨났습니다. 지역봉사를 한답시고 부정한 정부 보조금을 유용하는 일까지 벌어져 이래저래 교회는 복음의 본질에서 벗어나, 빛은 바래고 소금은 맛을 잃어버렸습니다. 거리에 버려져 밟힐 지경이 아닌가 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더욱 삼일운동이 귀하게 다가옵니다. 한국교회가 그때로 돌아갈 수 없을지를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다시 한국사회의 빛이 되며 소금이 될 것인지를 깊이 고민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우리도 2019년 한 해 동안 교회로서의 사명을 다하는 교회, 특히 영적인 부흥(Renewal)을 경험하며 자신과 주변을 새롭게 하는 교회가 되기를 꿈꾸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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