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이어 홍콩서 의혹 확산…통일교 전력 보다 치명타 될 수 있어

장재형 목사(60세)를 처음 만났을 때는 4년 전인 2004년 6월이다. 당시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를 출입하던 기자가 급속히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크리스천투데이>를 설립한 장재형 목사의 과거 통일교 경력에 대한 기사를 3회에 걸쳐 연재했다. 그때 장 목사는 자신의 입장을 변호하기 위해 본사를 찾아왔다.

본사가 파악한 장 목사의 통일교 전력은 놀라운 것이었다. 적어도 통일교 관련 자료에 나타난 그의 행적은 통일교에 심취해 젊음을 바쳤고, 사상적으로도 통일교에 깊숙이 몰입한 흔적이 엿보였다. 심지어는 선문대 교수로 재직할 당시 그는 조직신학과 더불어 통일신학을 가르치기까지 했다. 

하지만 장 목사는 통일교 자료가 상당부분 허위라고 주장했고, 나아가 자신은 한신대를 졸업한 에큐메니컬 신학자의 입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것뿐이라고 강변했다. 어쨌든 그가 통일교에서 어떤 높은 위치까지 올라갔던지 간에 1997년 이후 그가 통일교와 완전히 발을 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문제는 더 이상 확산되지 않았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현재, 장 목사는 통일교 전력을 뛰어 넘어 재림주로 행세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해 5월 일본 <크리스천신문>은 '야마야 마코토라는 구세군 사관이 일본 <크리스천투데이> 관련 조직 내부에서 '다윗 장'이라고 불리는 장재형 씨가 '재림예수'인 것을 확신하는 교리를 가르치고 있다고 주장한다'는 기사를 게재했다. 

올 5월에도 홍콩의 <시대논단>이라는 신문이 5명의 목사들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장재형 목사와 관련된 홍콩의 <기독일보>와 <예수청년회> 등의 조직이 이단의 교리를 가지고 있다는장문의 기사를 터트렸다. 

그리고 한국에서도 <시대논단> 보도와 홍콩 목회자들이 작성한 <조사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크리스천투데이>와 장 목사에 대한 이단 의혹이 일부 언론에 의해 제기됐다. 또 한국기독언론협회라는 기관에서 기자회견까지 열어 이 문제를 공론화하고 있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그런데 이처럼 장 목사 및 장 목사와 관련된 조직의 문제점이 터져 나올 때마다 주로 <크리스천투데이>의 기자들과 장 목사가 총회장을 지낸 합동복음교단의 관계자들이 진화에 나설 뿐, 정작 본인의 입장 표명은 한 번도 없었다.

이들은 문제를 제기한 쪽을 일종의 거짓말쟁이로 몰아붙이면서 항상 자신들은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이번의 경우도 일본은 물론 홍콩에서 제기되는 모든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또 한국에서 이 보도를 한 신문에는 틀림없이 배후에 어떤 조직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장 목사 측의 말을 들어보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장 목사가 처음 통일교 과거 전력을 한사코 부인하다가 어쩔 수 없자 시인한 전례를 감안할 때, 금번 재림주 의혹 역시 본인이 나서서 명쾌하게 해명하기 전에는 쉽게 가라앉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장 목사는 요즘 보기 드물게 젊은이들의 각광을 받고 있다. 내가 만난 <크리스천투데이>의 젊은 기자들이나 합동복음 관계자들의 장 목사를 향한 존경심은 대단한 것이다. 그리고 그가 통일교와 관계를 완전히 단절하였다는 1997년 이후 불과 10여년 만에 전세계적으로 매우 거대한 조직을 구축한 역량의 어쩌면 초인적인 것이다.

장 목사는 2003년 말 합동복음 교단 총회장직에 올랐고, <크리스천투데이>와 학생선교단체 '예수청년회' '한국학원복음화선교회(CEF)' 등을 설립했다. 음악선교회 '주빌리미션'과 문화선교단 '브리드코리아' 역시 장재형 목사가 세운 단체다. 장 목사는 미국으로 건너가 <올리벳대학교>를 세웠고 현재 학장으로 있다. 또 <크리스천투데이> 등 장 목사가 세운 기관은 호주와 미국, 일본 등 해외 여러 곳에 지부가 있고, ‘크로스맵’ 등 관련 조직을 갖고 있다.

장 목사는 결코 범상한 인물은 아니다. 그의 역량은 21세기 한국교회 선교에 충분히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의혹이 계속 따라다닌다면 통일교와 같이 세력은 강하지만 하나님나라의 거룩성을 훼손하는 또 하나의 이단이라는 낙인이 찍힐지도 모른다.

따라서 장 목사가 나서서 본인의 재림주 의혹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길이다.(뉴스앤조이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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