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정돈화(광혜교회 원로목사)

수선화

 

엄동설한

언 땅을 뚫고 솟아나는 예쁜 싹

초록의 정열

강력한 목표가 없으면 가당찮은 일이다

그 누구보다 먼저

봄의 전령으로 샛노란 꽃을 피우기 위해

 

경작지로 적절치 못해 버려진 한 귀퉁이

언젠가 자리 잡고

해를 거듭할수록 새끼를 치고 무리지어 피어난다

하나로도 어여쁜 꽃이지만

무리지어 피어나니 더욱 예쁘다

 

성도는 꽃이다

진땅에서

엄동설한 견뎌내고

모든 사물보다 먼저 깨어나

아직 월동 중인 검은 땅을 환히 비추며

깨어라, 깨어라! 소리치는

혼자만이 아니라

무리지어 피어나 더욱 아름다운

수선화 같은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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