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에서 추돌사고가 발생해 부상을 당한 목사가 뒤따르던 차량에서 사고가 나자 부상자들을 구하러 나섰다가 튕겨나온 차량에 치여 숨졌다.2일 전남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에 따르면 대전에서 목회 활동을 하던 이궁열 목사(42)가 지난 1일 오후 친구 어머니의 장례식장인 전라남도 순천시에 가기 위해 아내와 아들을 자신의 승합차에 태우고 호남고속도로로 진입했다. 이 목사 일행이 순천시 서면 호남고속도로 서순천 나들목 앞을 주행하는 순간 갑자기 앞에서 주행하던 라세띠 승용차가 급정거했다. 승용차를 몰던 이모씨(48·여)가 자신이 빠져나가야 할 나들목을 지나친 것을 뒤늦게 알고 차량을 세웠기 때문이다.뒤따르던 이 목사의 스타렉스 승용차는 깜짝 놀라 급정거를 했다. 이 목사는 간신히 추돌을 면했지만 뒤를 따르던 아반떼 승용차는 이 목사 차량을 들이받았다. 이 목사는 부상의 고통도 잊은 채 침착하게 차에서 내려 아반떼 운전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주변 정리에 나섰다. 이 목사가 차량들을 통제하는 사이 아반테 차량 뒤에 급정거했던 카니발 승합차를 트럭이 들이받고 트럭이 버스에 또 받히는 2차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이 목사는 트럭 운전사 조모씨(53)가 크게 다친 모습을 보고 차 안에 있던 구급함을 꺼내들고 트럭으로 향했다.그러나 2차 사고 현장 뒤에서 25톤 대형트럭이 프레지오 승합차를 받는 3차 추돌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승합차는 2차 추돌사고로 나뒹굴던 포터트럭을 또 추돌했으며 이 트럭은 맥없이 튕겨져 나가 사고 현장으로 달려오던 이 목사를 덮쳤다. 자신의 부상을 아랑곳하지 않고 위기에 처한 운전사를 구하려던 이 목사의 살신성인 정신이 9중 추돌사고 앞에 주검으로 끝이나 버린 순간이었다. ▲ 고 이궁열 목사
15년 전 대전에서 개척교회인 기쁜영현교회를 연 이 목사는 늘 어려운 지역의 어린이들과 함께 했다. 대전의 대표적인 낙후지역인 소제동에서 보증금 1700만원짜리 전세집에서 생활해 왔다.

이 목사는 신도를 늘리는 것보다는 어려운 이웃들이 꿈과 용기를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데 힘을 쏟았다. PC방 등을 배회하는 청소년들을 모아 무료 축구교실을 개설, 운영하는 등 대부분의 시간을 어려운 형편의 어린이· 청소년들과 생활했다. 사비를 털어 축구공과 축구화를 사주며 아이들과 함께 축구를 했으며 지도자자격증까지 땄다.

주변 사람들은 “어려운 이웃을 보면 절대로 참지 못하는, 정말 착한 마음을 갖고 있는 ‘참 목사’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부인 장영진씨(43)와의 사이에 1남 2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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