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홍 변호사의 행복칼럼 - 2

김양홍 장로(이수성결교회)/ 법무법인 서호 대표 변호사

전자기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마이클 패러데이(Michael Faraday)는 영국 뉴잉톤에서 가난한 대장장이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지금의 초등학교 수준의 학교를 다니다 그만두고, 14세 때 서점에 책 만드는 견습공으로 취직, 책을 꿰매면서 공부를 했다. 어느 날 서점에 일을 맡기러 온 손님이 당시 유명한 화학자 험프리의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입장권을 그에게 선물했다. 패러데이는 그 강의를 듣고, 강의 내용을 그림까지 곁들여 무려 386쪽에 걸쳐 정리했다. 그가 자신이 정리한 강의노트를 험프리에게 보여주자 험프리는 그에게 실험실 도구를 정리하는 일을 맡겼다.

1813년 험프리 밑에서 과학 공부를 시작한 패러데이는 3년 만에 처음으로 과학논문을 한편 발표하고, 그 논문 때문에 영국 왕립학회 회원까지 된다. 이후 패러데이는 전자기 유도 법칙을 발견하여 전자기학의 이론적인 틀을 마련했을 뿐 아니라, 발전기나 변압기를 비롯한 수많은 전기 기계의 기술적인 원리를 제시했다.

패러데이의 수많은 과학적 발견은 오늘날은 물론 당시 사회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빅토리아 여왕은 직접 만찬에 초대해서 그의 업적을 치하할 정도로 유명해졌지만, 그는 오히려 과학 문명 때문에 런던의 템즈강이 오염되는 것을 걱정했다고 한다. 그는 한평생 검소하게 살았고, 보다 못한 빅토리아 여왕이 직접 런던에 큰 저택을 마련해 주었지만, 그마저 사양했다. 또한 패러데이는 귀족 신분을 주겠다는 것도 사양했고, 영국 왕립학회 회장 자리도 마다했다. 누군가가 그의 성과물에 대해 특허를 내서 돈을 벌라고 하자, 그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거절했다고 한다.

"과학적 성과는 세상 모든 사람들이 함께 누려야 합니다. 그것은 어느 한 개인의 것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모든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유익하게 쓰여야 마땅하지요.“

패러데이가 그렇게 훌륭한 과학자로 자리매김한 첫 번째 이유는 '만남의 축복' 아닐까? 만약 패러데이가 험프리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입장권을 받지 못했다면, 패러데이가 험프리 강의를 듣지 못했다면 지금의 패러데이는 없었을 것이다. 또한 초등학교 학력의 패러데이가 험프리 강의 내용을 386쪽의 방대한 분량으로 정리할 수 있었던 것은 과학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 때문 아니었을까? 우리 아이들을 국영수 달인으로만 키우지 말고, 호기심 천국에서 살게 해야 하지 않을까? 학벌이 아닌 능력으로 사람을 평가한 영국 왕립학회도 참 대단하다. 무엇보다도 패러데이는 이웃사랑 정신이 투철하고, 무척 겸손한 사람이었음이 분명하다.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누구든지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마태복음 23장 12절)

인생은 시소게임과 같아서, 내가 올라가려면 상대방이 무거워야 한다. 그렇게 나보다 상대방을 무겁게 하려면 상대방을 더 배려해야 하고, 더 존중해야 한다. 어느 구름에 비가 내릴지 모른다. 상대방이 잘 되도록 지극히 섬기자. 상대방도 여러 가지 모습으로 당신을 도울 것이다. 이처럼 세상은 더불어 사는 세상이다.

예수님도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고 하셨고, 심지어 ‘너희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셨다. 예수님은 나만 행복하고, 나만 즐거운 삶이 행복한 삶이 아니라 더불어 행복한 삶이 더 큰 행복임을 가르쳐 주신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내가 행복할 때 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할 때 더 행복한 것 같다. 그것이 본래 행복의 속성 아닐까? 결국 내가 행복하려면 내 곁에 있는 사람이 행복해야 한다. 그리고 보면 우리는 서로가 서로의 행복을 위해 행복해져야 할 의무가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행복하세요’는 문자보다는 ‘오늘도 행복해 주세요’라는 문자를 자주 보낸다. 일단, 우리 오늘 행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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