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진화 목사. 광명비전교회 담임목사 내려놓고 선교지로 떠나

대물림 담임목사 직을 내려놓고 선교지로 나가는 목사가 있다. 지난 10일 광명비전교회(예장 고신) 광명홀에서 교회설립 40주년 선교사 파송식이 있었다. 파송 받은 선교사는 광명비전교회 담임목사였던 성진화 목사와 박은하 사모이다.

성진화 목사는 광명비전교회 원로 목사인 성삼진 목사의 장남이다. 성진화 목사는 5년 전 아버지가 목회하던 광명비전교회 담임목사로 청빙 받았다. 서울에 위치한 아름다운 예배당과 100여명의 교인들이 모이는 교회 담임목사 자리로 가게 되니 세습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선교사 파송예배를 앞두고 성진화 목사를 인터뷰하기 위해서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위치한 광명비전교회를 찾았다.

그러나 성진화 목사는 당시의 상황이 그렇게 좋지만은 않았다고 말한다. 교회 건축으로 많은 성도들이 떠났고 빚도 많았다. 그런 상황 가운데 아버지 성 목사의 목회도 한계에 도달한 상황이었다. 대안을 찾던 아버지 성삼진 목사는 당시 거제도의 대형교회에서 부목사와 전도사로 섬기고 있던 아들 성진화 목사와 사모 박은하 전도사에게 도움을 청했다.

성진화 목사는 광명비전교회 성도들에게 진 사랑의 빚을 갚기 위해서 광명비전교회의 청빙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사람들은 아버지 덕에 서울의 담임목사 자리로 옮긴다고 했지만, 사례도 작았고 교회 빚도 많았고 사역은 두 배 세 배로 많았다고 했다. 신대원을 졸업한 사모 박은하 전도사도 교육전문사역을 하고 있었기에 아내에게도 미안했다.

선교사 서약 하고 있는 성진화 선교사 가정

이런 사정이 있었지만 사람들은 세습이라는 말로 규정해 버렸다. 광명비전교회에 부임한 성 목사는 말 그대로 전력투구하며 교회를 섬겼다. 성도들도 늘고 건축으로 인한 빚도 많이 갚았다. 이제 부교역자들과 함께 담임목사가 안정적인 사례를 받으며 소신 것 일할 수 있는 형편이 되었다.

성진화 목사는 아버지가 개척하고 어린 시절 사랑의 빚을 많이 진 광명비전교회를 떠나야 할 때임을 알았다고 한다. 사모와 의논 끝에 교회를 사임하고 예전부터 꿈꾸던 선교사의 길을 가기로 결정한다. 기아대책 선교사(기대 선교사)로 훈련받고 절차를 거쳐 지난 10일 파송예배를 드리게 되었다.

 

광명비전교회 사임을 가장 반대한 분들은 부모님이었다. 그러나 선교의 비전을 말씀드리고 설득했다. 강하게 반대하던 부모님들은 기도 끝에 아들 목사를 청빙하게 된 것도 하나님의 뜻이었고 이제 사임하고 선교사로 나가는 것도 하나님의 뜻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한다.

성진화 목사의 이런 결단에 하나님은 ‘선교 후원자 모집 조기 완료’라는 응답을 주셨다. 성진화 목사는 인도네시아로 파송된다. 인도네시아 기아대책 선교사로 사역하고 있는 성경득 목사를 도우며 선교하게 된다.

교회를 사임하면서 후임 목사 청빙도 끝냈다. 회사 직원 뽑듯 수 십장의 이력서를 깔아놓고 하는 청빙 절차를 지양하고 평소 교제하며 지내던 동역자들과 함께 기도하며 교회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영적 지도자를 찾아갔다. 그리고 성진화 목사와 성삼진 원로목사 그리고 온 교우들이 기도하며 담임목사를 청빙했다.

기대선교사로 파송 받은 성진화 목사(우)와 광명비전교회 담임으로 청빙된 김두만 목사(좌)

공동의회를 통해 담임목사로 청빙된 김두만 목사는 노회 절차를 거쳐 광명비전교회에 담임목사로 부임하게 된다. 김두만 목사는 요즘도 이렇게 담임목사를 말 그대로 ‘청빙’하는 교회가 있다는 사실이 너무 귀하다고 전했다. 김두만 목사는 이 아름다운 목회의 이야기를 계승하여 예배와 선교에 집중하는 사역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성진화 선교사는 목회지 대물림을 내려놓고 비전의 대물림을 향해 나아간다고 했다. 세습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몇몇 교회 때문에 만신창이가 된 한국교회에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말씀 비전을 물려받아 선교지로 떠나는 성진화 선교사와 그의 가정에 앞서서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은총이 가득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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