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의 은혜를 사모하며

정현구 목사(서울영동교회 담임)

사순절에서 부활절까지 이어지는 절기는 교회력에 있어서 대강절에서 성탄절까지 이어지는 절기와 함께 성도들에게 가장 중요한 절기 중의 하나입니다. 사순절이라는 말은 ‘봄’을 뜻하는 ‘렌트’(Lent)로 불립니다. 봄에 이 절기를 지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봄이란 이름으로 불리는 또 다른 의미는 자신을 깊이 성찰하고 회개함으로써 영혼의 봄인 부활을 준비하고 소망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사순절은 재를 이마에 바르며 죄를 회개하는 재의 수요일(올해 3월 6일)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예루살렘에 입성한 종려 주일(올해 4월 14일)을 거쳐서, 재판을 받으시고 골고다의 십자가에 못 박히신 성 금요일(올해 4월 19일)을 통과하여, 마침내 사흘 만에 부활하신 부활절(올해 4월 21일)에 이르게 됩니다.

이렇게 보내는 사순절의 40일은 성경에서 매우 상징적인 의미를 가집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40년간 광야에서 지냈고, 예수님이 40일 동안 광야에서 시험을 받으셨습니다. 그 40일은 새것을 채우기 위해 옛것을 비우는 기간입니다.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애굽에 속한 것들을 철저하게 버리는 기간입니다. 씨앗이 땅 위로 생명의 싹으로 올라오기 위해서 땅속에 묻혀 있는 기간입니다.

새로운 것을 채우려면 옛것을 버리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천국에 속 한 것을 내 속에 채우기 위해서는 세상에 속한 것을 비워내는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이처럼 버리고 비우는 십자가의 과정이 있어야 새로운 생명이 싹트는 부활의 영광을 맞이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자기를 버림으로 죄인 된 인간을 얻으셨고, 온전히 죽으심으로 부활에 이르셨습니다. 이러한 예수님의 십자가를 깊이 묵상하고, 그 십자가를 우리에게 적용할 때, 죄를 비우고 의로 채우는 은혜를 경험하게 됩니다. 옛 자아를 죽이고 새로운 자아를 살게 하는 성령의 능력을 체험하게 됩니다. 고난주간 각 교회에서 시작하는 새벽기도회와 성금요일 예배를 기억하십시오. 영혼을 새롭게 하는 사순절의 역사가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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