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 받아들일 수 없다.

천헌옥 목사

2012년 8월, 자기낙태죄(269조 제1항)와 의사낙태죄(270조 제1항)에 대해서 7:2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던 헌법재판소(이하 헌재)가 11일 같은 조항에 대해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리고 사회적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2020년 12월 31일까지 국회에 법 조항을 개정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날 헌재는 낙태 수술을 69차례 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던 산부의과 의사 A 씨가 “낙태죄는 헌법상 행복추구권과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며 2017년 2월 헌법소원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헌재는 판결문을 통해 “필요한 최소한의 정도를 넘어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제한하고 있어 침해의 최소성을 갖추지 못했고, 태아의 생명 보호라는 공익에 대해만 일방적이고 절대적인 우위를 부여해 법적 균형성의 원칙도 위반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국가가 낙태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시점에 대하여 헌재는 “태아가 모체를 떠난 상태에서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시점인 임신 22주 내외에 도달하기 전”을 기준으로 제시했다. 그러니까 임신 22주 전에는 낙태를 허용한다는 취지의 판결이다.

헌재의 입장으로 보면 태아가 모체에서 떠나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시기, 즉 5개월 2주 이후에는 어머니가 사망한다 하더라도 태아는 인위적으로 살아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그 시기 이전에는 태아의 생명권이 모친에게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과연 그러한가? 이번 헌재의 결정에 대해 매우 유감을 표하며 결단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밝힌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다.

 

첫째, 태아는 사람의 생명이기 때문이다.

어떤 생명도 하나님의 허락 없이는 세상에 오지 못한다. 하나님은 사람이 태어나는 것을 자연에 맡기지 않으신다. 하나님이 허락하신다는 사실이다. 예레미아 1:4,5절에 보면 “ 여호와의 말씀이 내게 임하니라 이르시되  내가 너를 모태에 짓기 전에 너를 알았고 네가 배에서 나오기 전에 너를 성별하였고 너를 여러 나라의 선지자로 세웠노라 하시기로”라고 말씀하셨다.

하나님은 예레미야를 모태에 수태하기 전에 '너를 알고' 그리고 '성별하였으며' 또한 '사명까지 주셨다'는 말씀을 하신 것이다. 어디 이뿐인가? 시편 139:13절에는 “주께서 내 내장을 지으시며 나의 모태에서 나를 만드셨나이다.” 어머니가 나를 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내 내장까지 만들었다고 고백한다. 세례요한은 모태로부터 성령의 충만함을 받았다고 눅1:15절에 증언하고 있다.

생명은 사람의 소유가 아니다. 사람이 만드는 것도 아니며 사람의 의도로 태어나는 것도 아니다. 생명은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하나님의 소유로 이 땅에 보내시는 것이다. 그러므로 생명을 사람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다.

 

둘째, 22주 이내의 태아를 어머니의 자기결정권에 맡긴다는 것은 살인을 허용하는 것이다.

22주 안의 태아라도 엄연한 사람이다. 그 태아가 자궁에 붙어 어머니의 살과 피를 받아 자라기는 한다. 그래서 그 탯줄이 끊기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그 태아가 어머니의 소유는 아니며 어머니의 결정에 맡길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태아는 분명 사람이며 사람이 될 것이다. 사람이 사람이 되는 것이지 사람 아닌 것이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런 사람을 자기결정권에 맡겨 낙태를 허용한다면 이는 살인을 허용하는 것과 다름이 아니다. 죄를 짓게 만드는 것이다. 법이 죄를 짓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셋째, 모든 사람은 생명을 박탈할 권리는 없고 존중하고 보호해야할 의무만 있기 때문이다.

그 어느 누구도 사람의 생명을 마음대로 박탈할 권리를 부여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히려 사람은 사람의 생명을 존중하고 보호해야 한다.

노인이든 어린 아이이든 모든 생명은 존중 받아야 하고 보호 받아야 한다. 하갈은 이스마엘이 목말라 죽어갈 때, 이를 차마 보지 못하고 방성대곡을 하였다. 그 어머니의 눈물의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이 하갈을 찾아 오셨다. 아무리 미천한 사람이라 할찌라도 자기가 낳은 자녀를 나 몰라라 하는 법이 없다. 하나님은 어머니에게 보호 본능을 주셨다. 지진 현장에서 어머니는 자녀를 품에 안고 자신은 죽어가면서도 자녀를 보호하는 것은 본능이다. 그 본능은 곧 숭고한 의무이기 때문이다. 자신을 희생하여 자녀를 보호하는 것은 어머니의 의무인 것이다.

헌재의 판결은 그런 어머니의 보호본능을 자기 결정권이라는 이상한 변명으로 짓밟았다고 할 것이다. 그것이 출산한 아이든, 아직 뱃속에 있는 태아든 어머니는 보호해야만 하지 자기 결정권으로 죽이는 일은 허용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의 한 살은 그냥 한 살이 아니다.

모두가 서양식을 따라 출생하고 1년이 지나야 만으로 한 살을 인정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전부터 태어나면 한 살이라했다. 필자는 이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어머니가 잉태하는 순간 그는 사람으로서 이 세상에 온 것이다. 그리고 10개월을 살다가 태어난다. 그래서 한 살이 맞다. 

그 한 살은 아기가 잉태될 때부터를 계산한 것이다. 즉 잉태될 때 그를 사람으로 인정했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을 22주 까지는 사람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대체로 출생 후 나이를 계산하는 나라들이 낙태를 합법으로 정하고 있는데, 유럽에 속한 대부분의 국가, 미국, 캐나다, 우루과이 등이다. 

 

결론적으로 세상은 이미 하나님을 대적하는 일에 몰두하고 점점 그리로 가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간통이 죄가 아니라고 하더니 이제는 낙태도 죄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 다음은 무엇이겠는가? 동성애까지 허용할 것이라는 여론이 팽배하다.

성의 문제는 사람을 급속도로 타락하게 하는 지름길이다. 성의 문제를 뛰어 넘어 이제는 살인까지 합헌이라고 결정해 놓으면 이 사회가 도대체 어디로 갈 것인가? 이번 헌재의 판결은 눈을 감으면 살인도 합헌이라고 하는 판결이 되었다. 뱃속의 사람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사람으로 보지 않는 맹인의 판결이 아닐 수 없다.

이럴 때일수록 그리스도인은 세상 시류에 편승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심판이 가까웠음을 더욱 깊이 인식하고 깨어 근신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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