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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북한이탈주민”이라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언제부터인가 탈북자들을 “북한이탈주민”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북한을 탈출하여 대한민국에 들어온 사람들을 처음에는 “탈북자” 혹은 “탈북인”이라고 불렀다. 그러다가 이 이름이 좀 어색하다 하여 “새터민”이라며 색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탈북자들은 새터민이란 명칭보다 탈북자라는 명칭으로 불러주길 원했다. 이후 본인들이 원하는 대로 대부분 탈북자라는 명칭을 사용해왔다. 그런데 이 정권이 들어서면서 이 명칭을 “이탈주민”이란 말로 바꾼 것이다.

통일부 웹사이트 갈무리

그런데 이탈주민이란 말은 북한의 입장에서 부르는 명칭이다. 북한 정권에서 볼 때는 탈북자들이야말로 이탈주민이고 반동분자들이다. 조국을 배신하고 적대관계에 있는 남한으로 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이 이들을 이탈주민이라고 부르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부정적일 뿐 아니라 본인들로서는 상당히 모욕적인 느낌이 들 수 있게 만드는 명칭이기 때문이다. 이탈이란 정상적인 위치를 벗어나 비정상적인 자리로 들어갔다는 뉘앙스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분위기에서 탈북자들은 마음이 상당히 위축돼 있다.

자신들의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고 있고, 진정한 조국은 남한이라 알고 사선을 넘어 대한민국에 들어와 조국의 품에 안겼다고 생각했는데 의외이다. 뭔지 모르게 찬밥신세라는 씁쓸한 느낌을 갖게 되었다. 학생 때 북한에 간 일로 유명해진(?) 임모 씨가 있다. 그녀는 나중에 국회의원까지 되었는데 언젠가 아주 사소한 일로 탈북자 중 한 사람과 시비가 벌어졌을 때 “어디 근본도 없는 탈북자 새×들이 굴러와서 대한민국 국회의원한테 개겨? 입 닥치고 조용히 살아 이 변절자 새×들아.”라며 인격을 모독하는 막말로 탈북자들에게 갑질을 했다.

근래 우리는 이런 분위기를 새삼 느끼고 있다. 탈북자들은 거의 모두가 배고픔을 견딜 수 없었거나 온갖 악정에 시달리다가 그곳을 탈출한 사람들이다. 수많은 죽음의 고비를 무릅쓰고 탈북하여 남한에 온 사람들이다. 이들은 그야말로 “강도 만난” 우리의 형제요 이웃이다. 그런데 “평화통일”을 내세우며 이들을 다시 찬밥신세로 내모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통일도 중요하지만, 통일에 비교할 수 없는 절대적인 가치는 “생명, 인권, 자유”이다. 이런 것들이 무시된 통일은 평화가 아니라 재앙이다.

우리 국민들은, 특히 우리 기독인들은 강도 만난 사람을 돌보아 준 사마리아 사람처럼 탈북자들에게 선한 이웃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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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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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영호 2019-05-22 14:38:16

    저도 많은 탈북자분들을 만나왔고 지금도 만나고 있지만, 제가 만나왔던 분들은 대부분 용어 자체에는 그리 민감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일부 탈북자분들의 경우 정치적인 탄압으로 고향을 떠나왔기에 북한 정권에 대해 적대감을 표출하는 분들도 있지만(북한에서 그런 경험을 했기에 그분들의 감정에 대해 뭐라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은 분들도 많습니다(오히려 더 많을 수 있습니다). 탈북자분들도 빨리 남북관계 진전 및 평화적인 방법으로 하나되길 기대하는 분들도 많음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결론 부분의 강조에 대해서는 동감합니다   삭제

    • 우영호 2019-05-22 14:27:15

      과거에는 정치적인 이유로 탈북을 했고 그 인원도 많지 않아 '귀순 용사'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이념적인 차원에서 국내 정치에 많이 이용을 했습니다만, 김일성 사망 후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면서 탈북자들이 증가하면서부터는 정치적 목적보다는 경제적인 목적을 포함하여 교육 등 다양한 목적을 가진 탈북자들이 늘어나면서 탈북자, 탈북민, 새터민 등의 용어를 사용해왔습니다. 일부 탈북자들중에는 새터민이라는 용어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탈북자분들은 용어에 대한 불편함보다 실제 삶의 영역에서의 편견과 차별을 더 싫어합니다   삭제

      • 우영호 2019-05-22 14:23:38

        '북한이탈주민'이라는 용어에 대한 오해가 있어서 설명을 드립니다. 이 용어는 문재인 정부에서부터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 아니라, 1997년 1월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사용하기 시작한 법률상의 용어입니다. 그 동안에는 제한된 법의 테두리 안에서 북한이탈주민을 지원해왔는데 이 법률이 만들어지는 것을 계기로 이전보다 다양하고 구체적인 지원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리고 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도 사용해왔습니다. 북한을 떠난 후 아직 외국 국적을 취득하지 않은 사람들의 통칭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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