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한 햇빛 속에
하얀 목련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속살 같은 꽃잎을 마구 만들어 내고 있는 4월
눈부시게 아름다운 꽃잎 속 어디선가
사월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선일여고 2학년
어디쯤이었을까 그 음악실
나른한 봄 날
선생님과 창 밖 풍경을 번갈아 바라보며
사월의 노래를 꿈에 젖어 불렀던 그 시절
사십여년 전
그때 함께 했던 그 친구들은 지금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
그 시절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이순의 나이를 앞에 두고
쫓기듯 살아온 지난날의 아쉬움 속에
뭉게뭉게 피어나는 목련을 바라보며
어느 봄 날 음악실에서의 아련한 아픔과 추억이
나에게 그대로 다가옴이
차라리 내겐 기쁨이어라 행복이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