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원 / 수필가, 서울영천교회 원로장로, 에피포도 문학상 수필부문 대상 수상, 고려문학상 대 상 수상, 에세이집 「고향의 강」, 크리스챤 한국신문 발행인, 한국기독언론협회 회장 역임, 한국교회평신도지도자협회 대표회장 역임. 고려문학회 회장 역임.

애국이란 나라를 사랑하는 뜨거운 마음과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사전적인 의미는 ‘자기 나라를 사랑하는 것’이지만 과연 우리는 나라를 사랑하면서 어떠한 애국심을 가지고 살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나의 조국 대한민국에 살면서 ‘우리에게 애국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가지면서 나름대로의 생각을 펼쳐 본다.

흔히들 애국심을 가진 사람은 ‘투사(鬪士)나 지사(志士)’가 되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희생하는 대단한 인물로만 생각할 수도 있다. 때로는 정의로운 일을 위해 거리로 나서서 시위하는 일도 있으며 또는 태극기를 들고 광장에서 호소하기도 하면서 국민적 희생정신으로 애국심을 보이기도 한다.

우리는 지난날 3.1운동, 8·15 광복, 4.19, 5.16 등등 많은 국가적 격변기에 애국심을 발휘하여 나라를 지킨 저력을 가지고 있다. 이 모든 것은 내 조국을 사랑하는 애국심의 열정이었음은 틀림이 없으며, 국가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다는 것은 정말 영웅적이고 위대한 일이다. 유관순은 “나라에 바칠 목숨이 하나밖에 없는 것이 이 소녀의 슬픔이다.”고 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납세의 의무, 근로의 의무를 다하며, 출산을 통해 국가 미래를 위한 바탕이 되는 것 등 모두가 자기 자신의 위치에서 가장 본적인 애국을 다 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최근 우리 사회는 광화문과 시청 앞 광장을 비롯하여 여러 곳의 거리에서 욕구불만을 외치는 시위가 지겹게 계속되고 있다. 그들의 시위가 국가사회를 위한 정당한 시위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어떤 면에서는 앞뒤를 가리지 않고 막무가내식으로 나라가 망하든, 경제가 파탄이 나든, 회사가 문 닫던, 그런 것은 자신들과 관계가 없다는 듯 자신들의 목적달성만을 위해서 온갖 시위를 감행하고 시민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 나아가서는 국가 기강을 흔들고 있으면서도 그들은 애국심과 정의를 앞세우고 있다.

학생은 열심히 공부하여 좋은 성적을 내면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이고, 직장인은 맡은 일에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면 자신을 위한 최선이고, 군인은 군생활의 임무에 충실하면 최고의 보람이 된다. 주부는 자녀를 잘 양육하면서 가정을 화평하고 아름답게 꾸려가는 노력이 가족을 위한 행복의 길이며, 농부는 농토를 잘 가꾸어 많은 소출을 올리고 소득을 얻는 것이 최선의 보람이 된다. 교육자는 제자들을 잘 가르쳐 그들의 성공을 바라보는 기쁨이 있고, 기술자는 자신의 뛰어난 기술로서 열심히 일하여 좋은 결과로 회사를 발전시키는 일이 얼마나 아름답겠는가? 예술가는 자신의 뛰어난 예술로서 자신과 국 격을 높이고, 지식인은 많은 사람들에게 풍부한 식견(識見)을 제공함으로 보람을 가지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이 될 것인가.

성경은 “너희에게 명한 것 같이 종용하여 자기 일을 하고, 너희 손으로 일하기를 힘쓰라.”고 했다.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자기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면서 정당한 대우를 받고 살라는 교훈일 것이다.

“삶을 낭비하지 말라.”고 한(벤자민 플랭클린)말처럼 배려하고, 남에게 폐 끼치지 않고 각자의 자리에서 위치를 벗어나지 않고 질서를 지키고, 주어진 공동체에서 자신에게 맡겨진 일에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애국이고 나라를 사랑하는 길이 아니겠는가.

정부 고관이나 지위가 높은 정치인과 재벌이라고 애국하는 것이 아니고, 그들 또한 국가사회에 유익을 위해서 온몸을 바치는 희생과 헌신이 필요할 따름이다. 기업인 이종환 선생은 교육재단 설립을 위해 8000억을 기부했고, 출장 시에는 이코노미석 (일반석)을 이용하면서 자장면 먹고, “거친 세상에서 똥 돼지같이 돈을 벌었다.”고 한다. 가진 자의 애국심일 것이다. 나라를 위해 일한다고 하면서 사리사욕에 얽매여서 부정부패에 연루되고 국민에게 본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보고 있다. 우리는 평범한 일상에서나 또는 해외에서나 국내에서도 공중도덕을 잘 지키고, 윤리적인 일탈이나 부적절한 행동으로 나라를 망신시키는 일이 없어야겠다.

그래서 바로 우리에게 ‘진정한 애국’이란 무엇인가를 반문하면서 순수하게 자신이 처해 있는 현실에서 불만이 없이 최선을 다하는 것, 나의 하루를 성실하게 일하며 세끼 밥 잘 먹고 이웃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내 인생을 잘 살아가는 것이 진짜 애국일 것이다. 그러므로 허무맹랑한 명분을 앞세워 대단한 투쟁론이나 저급한 논리에 사로잡히지 말고, 실력양성이 진정한 애국심이 아닐까. <김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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