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구 목사(서울영동교회 담임)

우리는 나그네입니다. 이 세상을 살지만 언젠가 떠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은 우리가 영원히 머물 곳이 아니라 잠시 머물다가 떠나야 하는 곳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모두는 이 세상에서 나그네로 삽니다. 성경도 우리는 나그네라고 합니다(벧전 1:17, 2:11). 그 이유는 언젠가 우리가 세상을 떠나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비록 우리가 이 세상에 살고 있으나 세상에 속하지 않은 존재(요 17:11-19)로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죄악 세상에 속하지 않은 존재로 산다는 점에서 우리는 나그네입니다. 그런데 이 세상에서 나그네로 사는 우리를 예수님은 죄악 세상 속으로 다시 보내십니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보내 노라”(요 20:21). 우리는 한편 세상을 떠날 나그네이면서, 또 한편 세상으로 보냄을 받은 선교사입니다. 이 세상은 언젠가 떠나야 할 곳이면서 살아 있는 동안 열심히 일해야 할 곳입니다. 하나님께서 맡긴 것을 다 놓고 가야 할 나그네이면서, 하나님께서 맡긴 것을 가지고 사명을 감당해야 할 선교사입니다.

교회를 에클레시아라고 합니다. 불러냄을 받은 무리란 뜻입니다. 하 아님은 우리를 죄악 세상으로부터 불러내셨습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세상에 살지만, 세상에 속하지 않은 나그네들입니다. 하지만 우리를 세상에서 불러내신 목적은 우리를 세상 밖으로 데려가기 위함이 아니라 세상으로 보내기 위함입니다. 불러냄을 받은 우리는 세상으로 보냄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부름을 받은 나그네이면서, 보냄을 받은 선교사입니다. 세상을 떠나 구별되게 살아야 하면서, 동시에 세상 속으로 들어가 세상을 섬겨야 합니다.

금년 서울영동교회는 유종선 최영미 선교사를 피지로, 최원석 정원숙 선교사를 말라 위로 파송했습니다. 작년에는 백승일 선교사 부부를 에디오피아로 파송했습니다. 그들은 나그네이자 선교사로 그곳에서 살아갈 것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을 살지만, 세상에 속하지 않는 부름받은 나그네로서 삽니다. 동시에 우리는 삶의 일터로 보냄을 받은 선교사로서 삽니다. 우리가 사는 이 현실도 역시 선교지입니다. 우리는 모두 세상 속으로 보냄을 받은 선교사이면서 영적 나그네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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