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라는 미명 하에 국가 수준 떨어져

최근 국가 기관인 공공장소에 주술적이고 미신적이며, 특정 종교를 상징하는 조형물이 등장하고 있어 국가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

인천 국제공항공사는 지난 5월 18일 외국인 입국장 2층 통로에 2미터 높이의 12지신 석상 등 20여 개의 조형물을 제작하여 설치하였다. 12지신 상은 몸은 사람의 형태이고, 얼굴은 뱀, 용, 원숭이, 쥐, 닭 등 12가지 동물의 형태로 수두인신(獸頭人身)의 형태를 띠고 있어, 적절하지 못하다는 시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있다.

이 상징물은 특정 종교와도 관련이 깊어 특정 종교를 홍보하려한다는 오해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하여 한국교회언론회에서는 지난 달 21일 공문을 통해, 특정 종교와 미신을 조장하고, 반인반수로 보는 이에게 혐오감을 주며, 외국인들이 한국을 미신을 섬기는 국가로 오해하여 국가 이미지가 손상되며, 예술품도 아니며, 국가 브랜드를 위한 것도 아닌 것을 굳이 국가의 관문에 세워야 되느냐며, 철거를 요청한 바 있다.

이에 공항 실무자와 담당자가 지난 달 28일 한국교회언론회를 방문하여, 성의 있는 조치를 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아직까지 적절한 조치가 없다.

또 국회의사당에서는 지난 4월에 국회 본청 민원실 입구에 높이 7미터, 무게 68톤의 거대한 입석 조형물을 설치했는데, 모양이 남자의 성징(性徵)을 뜻하는 일명 ‘남근석’을 세워 시민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이 돌에는 ‘국민과 함께 하는 민의의 전당’이란 문구도 들어가 있다. 이것도 국민의 세금으로 거액을 들여 설치한 것이 국민의 정서를 감안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공공 기관들이 별 생각 없이 거액을 들여 적절하지 못한 조형물을 세우게 되므로, 국가의 예산도 낭비되고 있다.

공공장소는 개인이 사용하는 공간이 아니다. 특히 공항은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이 드나들면서, 한 국가에 대한 이미지를 최초로 형성하는 곳이다.

백 번 양보하여, 공항에 세운 12지신 상을 나타내는 상징물이 12간지로 우리에게는 익숙한 것이라고 하여도, 외국인이 느끼는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다를 수밖에 없다. 왜 공공기관들이 국가의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지는 못할망정, 국가 이미지를 구기려 하는가?

또 국회의사당은 민의(民意)의 전당으로 남근상과 같은 희화화(戱畵化)된 조형물이 어울리는 곳이 아니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정치가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와 같은 상징물로 억지웃음을 자아내게 해서는 안 된다.

이제라도 공공장소에 세운 부적절한 상징물은 속히 철거되어야 하며, 차후에라도 공공장소에 세우는 조형물에 대해서는 어설픈 ‘문화’보다, 예술적 가치가 있는 것을 택하던지, 누구라도 인정할 수 있는 친근하고 보편적인 조형물을 세우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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