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하는 사회. 집회하는 소수자를 위한 대항 가이드북' 분석 보고

제2회 인천퀴어문화축제가 지난 8월 31일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부평역 북광장에서 개최되었다. 부평역에 도착하자마자 무척이나 우려되었던 점은 부평역사 안에도 아주 많은 수의 청소년 유동인구를 보았기 때문이다. 인천 청소년들의 상당수가 주말에는 부평에서 만나서 시간을 보낸다. 인천에 사는 초, 중, 고등학생들의 핫플레이스는 부평이며 인천 학생들의 홍대라고도 볼 수 있다. 어김없이 인천퀴어축제가 있던 날에도 청소년들은 역사에 안팎으로 가득하였다.

오늘은 퀴어축제 현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책자인 ⸢혐오하는 사회. 집회하는 소수자를 위한 대항 가이드북: 집회에서 만나요⸥의 내용을 한 번 살펴보고자 한다. 이 책은 ‘차별금지법제정연대’에서 발간한 소책자이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올해 열린 제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 때도 연단에 서서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는 날까지 쉬지 않겠다’며 눈물로 다짐하고 외쳤던 그 단체이다. 이 단체의 존재 이유와 목적은 오직 한 가지이다. ‘차별금지법 통과.’

이 소책자에서 말하는 전략들이 어떤 것인지 다른 기사들을 내보내기에 앞서 급히 작성하였다. 이 책의 목차는 이러하다.

펴내며

1장. 장소

2장. 경찰

3장. 대항적 말하기

4장. 기록과 대응

5장. 회복

나가며

퀴어 측, 차별금지법제정연대에서 내놓은 소책자

‘펴내며’라는 부분에서는 경찰은 강자이며 성소수자를 약자의 프레임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우리가 집회와 시위 때 우리가 받는 ‘인권침해’를 어떻게 대항해야 할지를 언급한다. 집회와 시위의 자유는 누구에게나 주어진 권리인데 특별히 소수자에게는 각별하다고 한다. 자신들은 역시나 연약한 약자이며 다른 사회적 약자의 그룹 속에 자신들을 포함 시킨다. 자신들은 비정상으로 낙인찍으며 동성결혼을 막는 등 사회는 불평등을 조장하는데 그들은 모두 ‘혐오선동세력’이라고 부를 것이라고 프레임을 정하고 있다. 반동성애와 난민 반대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사이에서 어떻게 자유롭고 평등을 외칠 수 있을지 화두를 던진다. 퀴어축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청소년들과 청년들에게 이 책을 통해 그 방법을 가르치고 있다. 집회와 시위의 자유에 대해 가르치며 ‘평화적 집회’는 우리들의 권리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동성애자들은 혐오선동세력이 자신들이 소수자라는 사실을 부정하며 괴롭히고 위협 한다며, 자신들은 약자이기 때문에 공권력은 자신들을 보호해 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대집회 하는 사람들이 평화적으로 시위를 한다고 해도 그들의 구호나 피켓은 혐오라고 규정한다. 반대집회를 하는 사람들을 편견과 차별 조장자이며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자들로 규정한다. 이들은 반대세력에게 밀리지 않기 위해 위와 같은 책을 냈다고 주장한다.

1장은 장소에 대해 다루면서 집회장소에서 동성애 진영에게 어려움을 주는 요서 몇 가지가 있는데, 집회 관련 법령과 공권력 행사 그리고 반대집회라고 하였다. 이들에게 반대집회가 얼마나 부담스러운지를 잘 말해주는 대목이다. 또한, 1장에서는 집회 신고하는 법을 상세히 설명하며 장소를 고려할 때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선택할 것을 권하고 있다. 그렇게 해야 자신들이 더욱 노출되기 때문인데 장소 사용을 거부당할 경우 적극적으로 대처하여 반대하는 세력을 무력화해야 한다는 내용을 기록하고 있다. 어떻게 해야 무력화할 수 있는지 그 내용도 다루고 있다. 그밖에, 반대집회를 하는 자들과 만났을 때, 두 장소를 두고 퀴어집회와 반대집회가 비슷한 장소에 있을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민원으로 반대에 부딪혔을 때 어떻게 돌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도 상세히 기록되어있다.

2장에서는 경찰에게 권리를 요구하라고 기록되어있다. 우리가 소수자인 것을 경찰들에게 강조하며 경찰의 보호는 소수자인 우리를 차별과 혐오세력으로 막는 것임을 강하게 인지시킬 것을 말하고 있다. 반대세력이 방해할 때는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주최 측은 철저하게 경찰과 협조하여 방해세력들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게 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철저하게 집회 당시에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을 교육하라고 권장하고 있다. 또한, 사후평가를 통해 경찰들에게 미흡한 점을 지적하여 되풀이되지 않고 보완될 수 있도록 하라는 점도 빠지지 않고 기록하고 있다.

3장에서는 대항적 말하기를 다루고 있는데 혐오세력이 혐오발언(여기서 그들이 말하는 혐오발언은 정당한 반대 발언을 주로 말한다.)을 했을 경우에 대한 대처방법을 기록하고 있다. 말로써 상대를 제압하는 방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상대방의 주장에 대해 구체적으로 되묻거나 혐오주의자, 차별주의자, 증오범죄자로 역프레임을 씌우며 주변 사람들의 동조를 이끌어내라고 한다. 기타 다양한 언어 대처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4장에서 나오는 기록과 대응은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들을 어떻게 기록하고 인권침해로 넘길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을 언급하고 있다. 민/형사 소송을 진행하는 것에 관한 내용,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행정적 절차 등을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5장에서는 반대세력들에게 위축되지 말고 내면을 잘 다스리는 것에 대한 방법이 나온다. 나가는 말에서는 이들이 꾸준히 해오는 말로서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나아가라고 끊임없는 격려를 쏟아낸다. 혐오반대세력들의 말을 바꾸어 어떻게 역 추진력을 얻을지에 대한 내용들로 가득 채우고 마무리하고 있다.

퀴어측은 자신들이 혼자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자신들 뒤에 여러 진보 정당들이 버티고 있다고 한다. 노동당과 사회적 협동조합들, 인권운동가들, 민변, 민중당, 정의당, 녹색당, 민주노총, 시민단체, 여성민우회 등. 그래서 이들 집회에는 진보 정당들의 부스도 들어와 활개를 치며 노동자 연대들과도 연결되어있다.

따라서 동성애를 반대하는 다수의 시민들과 성도들은 ‘혐오, 차별주의자, 적폐’로 몰아가는 그들의 전략을 잘 간파하여 어떻게 대응할지도 생각 해야한다. 이들의 조직적인 전략과 전술도 파악해야 하며 그에 따른 지혜로운 대안들도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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