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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온도
정현구 목사(서울영동교회 담임)

언어에 온도가 있다면 어느 정도가 적절할까요? 상대를 쏘아 붙이는 언어, 감정에 심한 화상을 입게 되는 언어, 이것은 너무 뜨거운 언어입니다. 상대를 무시하는 언어, 상대의 마음을 꽁꽁 얼어붙게 하는 언어, 이것은 너무 차가운 언어입니다. 가장 적절한 언어의 온도는 몇 도가 되어야 할까요?

조선 시대 두 양반이 고기를 사러 왔답니다. 당시는 고기를 도축하고 파는 일을 하는 이들을 백정이라고 부르며 천대했습니다. 첫째 양반이 고기를 주문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이 백정, 고기 한 근 만 줘.’ 두 번째 양반은 이렇게 말하며 고기를 주문했습니다. ‘이보게, 박 서방, 고기 한 근만 주게나.’ 고기를 받아 든 첫째 양반이 왜 자기 것이 작고 상대의 것이 크냐고 따졌습니다. 그때 백정이 이렇게 답했다고 합니다. ‘저 고기는 백정이 잘랐고 이 고기는 박 서방이 잘라서 그렇습니다.’

삼국지에 나오는 유비는 관우나 장비보다 힘이 세지도 못하고 싸움도 잘 못 합니다. 그런데 유비가 힘센 관우와 장비란 장수를 부하로 데리고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유비는 관우의 창이나 장비의 칼보다 더 강한 무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36.5도의 따뜻한 언어였습니다.

복음서에 보면 12년 동안 혈루병으로 고통받던 여인이 예수님을 만났던 이야기가 나옵니다. 당시 사람들은 그런 질병을 부정하게 여겼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녀를 만날 때마다 그녀를 배척의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질병 때문에 몸도 힘든데, 혐오의 대상으로 취급당했기 때문에 정신까지도 힘들었습니다. 이런 그녀가 예수님이 자기 동네로 온다는 소문을 듣고 예수님을 따르는 무리 속에 조용히 들어가서 주님의 옷자락을 잡았습니다. 예수님은 누군가가 자기 옷자락을 잡는 것을 아시고 그녀를 돌아보셨습니다. 그리고 그녀를 이렇게 부르셨습니다. “딸아!” 이 말은 그녀가 12년 동안 한 번도 듣지 못했던 사랑 이 담긴 존중의 따뜻한 말이었습니다. 예수님의 기적은 그녀의 몸을 고쳤지만, 예수님의 따듯한 한마디는 그녀의 마음마저 치유하게 되었습니다.

언어의 적절한 온도는 36.5도입니다. 평소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의 온도는 몇 도쯤 될까요?

 

 

정현구  gippum5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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