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구(서울영동교회 담임목사)

길가에 감나무가 심겨 있습니다. 감을 주렁주렁 맺고 서 있습니다. 감나무 가지가 손을 흔들며 가을이 왔다고 알려주고 있습니다. 가을의 아름다움은 높은 하늘과 단풍과 낙엽에 있다면, 가을의 영광은 열매에 있습니다. 봄에 핀 예쁜 꽃들도 여름철 무성한 잎들도 결국 이 한 가지를 위한 것입니다. 바로 열매입니다.

예수님은 성도의 삶을 포도나무와 무화과나무에 비유했습니다. 왜 두 나무에 비유했을까요? 포도나무와 무화과나무는 꽃을 보거나 목재를 얻기 위해서 심는 나무가 아닙니다. 이 나무를 심는 이유는 오직 하나, 열매입니다. 성경이 성도의 삶을 이 두 나무에 비유한 것은 성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열매임을 알려주기 위함입니다.

요한복음 15장에 유명한 포도나무 비유가 있습니다. 내일이면 십자가를 지게 될 바로 그 마지막 시간에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마지막 순간, 하실 말씀도 많을 텐데 그 중요한 순간에 예수님은 포도나무 이야기를 하십니다. “너희가 열매를 많이 맺으면 내 아버지께서 영광을 받으실 것이요 너희는 내 제자가 되리라”(요 15:8). 하나님께서 우리에게서 가장 기대하시는 것이 바로 열매임을 깨닫게 하십니다.

이토록 열매가 중요하다면, 하나님께서 찾으시는 열매는 어떤 것일까요? 하나는 내적 열매입니다. 예수님을 믿고 얼마나 변했느냐 하는 겁니다. 한 해란 시간을 통해서 나의 인격과 내면이 얼마나 성숙했느냐 하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외적 열매입니다. 내가 다른 사람의 삶에 어떤 좋은 도움을 주었느냐 하는 것입니다. 나로 인해서 가족이 좀 더 행복해졌다면, 나로 인해서 그 어떤 사람이 좀 더 만족스러워했다면 외적 열매를 맺은 것입니다. 특별히 나로 인해서 친구나 이웃이 예수님을 만나 영생의 복을 받게 되었다면 최고 좋은 외적 열매를 맺은 것입니다.

열매를 찾는 가을입니다. 가을의 나무들이 가지 끝마다 풍성한 열매를 맺고 서 있습니다. 나무에 달린 열매들이 우리를 향해서 묻습니다. 너의 삶의 나무에는 어떤 열매가 맺혀 있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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