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것이 없어 굶어죽는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그냥 배가 고프다, 배가 고파서 죽겠다는 이야기와는 다른 것일 것이다. 돈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정말 하루 목을 넘길 양식이 없어서 점점 죽어간다는 것은 너무 끔찍한 일이다.

'크로싱'이라는 영화를 보고 마음에 불편함을 느꼈던 것은 분단의 현실보다 당장 먹을 것이 없어서 장바닥에서 곡식 낟알을 주워 먹는 아이들의 모습이었다. 손가락 두 개로 주워 먹는 그것이 아이의 목숨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몸짓이라니 어찌 이럴 수가 있는가 하는 생각에 동정이 아니라 이 인류에 대한 분노가 일었다.

지구촌 빈곤 관심 가져야

세계에는 아직도 빈곤으로 죽음에 몰리는 사람들이 많다. 매년 5세 이하 어린이 600만명이 영양실조로 숨진다. 하루 1달러 이하로 사는 사람이 12억명이며 2달러 이하로 사는 사람은 인구의 절반이다. 1200만명이 매년 물 부족으로 죽어가고 11억명은 깨끗한 물에 아예 접근할 수도 없다. 오늘도 우리가 평범한 하루를 보내는 사이 세계에서는 수많은 사람이 단돈 1달러가 없어서 죽어가고 있다. 이 불편한 진실때문에 우리가 일상에서 죄의식을 느낄 필요까지는 없지만 이러한 현실이 있다는 것은 기억해야 할 것이다. 최근 빈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빈곤 퇴치를 위해서 선진국들이 모여 대책을 마련하기도 하고 실제로 국가부채를 탕감해 주기도 한다. 그리고 유명한 기업인들이 자신의 재산을 내놓아 세계적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빌 게이츠 같은 사람은 빌앤드멜린다게이츠재단을 설립하여 세계의 질병, 교육, 빈곤의 문제에 대해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이 재단은 세계에서 두번째로 부자라는 워런 버핏이 자산 85%를 기부키로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빈곤 문제에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 전에 없이 세계적인 구호단체들이 각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전에는 그것이 원조를 전해주기 위한 에이전트였다면 이제는 대부분 구호자금을 모으는 일까지 한다. 이제 다른 나라의 불행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빈곤이라는 주제의 책들도 많이 발간되고 있다. 외국 책이 번역되기도 하고 국내 저자들에 의해서도 활발히 출간되고 있다. 구호단체에 참여한 경험들을 나누기도 하고 정책적인 사항들이 소개되기도 한다. 제프리 삭스라는 미국 학자가 쓴 '빈곤의 종말'이라는 책은 정책적 의제가 많아 내용이 좀 무겁기도 하고 책의 분량도 상당한데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 서적이 되었다. 빈곤에 관한 책들이 서점에서 하나의 트렌드가 된 것이다.

이러한 빈곤에 대한 관심은 유엔이 발표한 밀레니엄 선언에 의해 촉발되었다. 21세기를 들어서며 유엔은 8개항의 세계적 문제에 대해서 온세계가 협력할 것을 결의하였다. 그 대부분은 빈곤과 질병에 관한 사항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2015년까지 하루 1달러 이하로 사는 사람의 비율을 절반 이하로 줄이고 동시에 기아를 겪는 인구의 비율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구체적 퇴치 방안 고민도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세계에는 굶주리는 사람이 너무 많다. 그러나 세계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심을 갖고 있고 구체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서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

아니 세계만 그러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노력들이 일어나고 있다. 단지 구호단체를 통해 돈을 전해주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으며 그 사실에 진지하게 고민하기도 한다. 이것이 유행이나 되는 것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가고 있다.

때 늦은 감은 있지만 이러한 현상들은 인류를 한 형제로 고백하는 우리에게 커다란 고민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것이 오늘 우리에게 커다란 비전으로 다가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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