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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사>전통적 교회에서 감당하는 지역사회복지Ⅲ본격적인 지역사회 복지 사역

담임목사님과 당회의 적극적인 지원

지역에 어려운 이웃들에게 도시락 배달을 진행하면서 주민 센터와 신뢰가 쌓여갔습니다. 그리고 교회에서도 매주 도시락을 만들 때 여전도회에서도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셨습니다. 이렇게 도시락 배달 사업이 시작된 지 한 달의 시간이 지날 때 담임목사님께서 따로 부르셨습니다. 원래에는 연간 사업에 계획에 없던 일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것이 더 활성화되기를 원한다고 말씀하시면서 보다 더 많은 사업을 하기 위해서 재원을 마련해주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당회 회의를 거쳐 고난 주간에 온 성도님들이 한 끼 금식하고 부활주일에 따로 헌금하기로 했고, 그렇게 모인 비용(약 250만 원)을 지역사회복지를 위하여서 사용하게 해 주셨습니다.

지역사회복지라는 일은 한 사람, 실무자의 헌신으로만 되는 일이 아닙니다. 철저하게 담임목사님과 당회의 지도 아래 이루어져야 합니다. 복지라는 것이 한계가 없는 사업이기에 어느 수준까지 진행할 것이며,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한 확실한 가이드가 필요합니다. 이에 담임목사님과 당회 장로님들은 저를 전적으로 신뢰해주셨고, 제가 어떤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해 나가도 일절 관여하지 않으셨습니다. 지역사회 섬김을 위한 당회의 의지와 담당자에 대한 자율성 부여가 지금까지 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지역 학생들과 함께 한 두-드림(Do-dream) 진로캠프 사진

 

주민 센터와 논의

지역사회 복지를 위한 재원이 마련되었기 때문에 주민 센터와 어떻게 프로그램을 진행할지 논의를 해야 했습니다. 이미 도시락 배달을 통해 좋은 관계를 맺고 있었기 때문에 논의에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특히 주민 센터에서도 지역사회 복지 자원을 발굴해야 하고, 이것이 그분들의 실적에 반영되기 때문에 늘 새로운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다른 교회 이야기를 들어보면 좋은 일을 하려고 하기 위해 주민 센터를 찾아갔는데, 사회복지 공무원들이 전혀 반기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했는데, 우리 교회 같은 경우에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전혀 그런 일 없이 너무나 큰 환대를 베풀어 주었습니다. 교회에서 마련된 예산의 정도를 말씀드리고, 어떻게 지역사회 복지 사업을 진행해 나갈 것인가를 논의를 했습니다. 저는 프로그램을 선정할 때, 크게 두 가지의 경우를 생각했습니다. 제가 지역사회복지만 전담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외에도 교회의 주중 사역 및 행정, 교육부서 등 많은 일을 맡고 있었기 때문에 모든 프로그램을 제가 진행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한 가지 경우는 프로그램 기획부터 진행까지 주민 센터에서 담당하고, 교회는 예산만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생각했고, 또 다른 한 가지는 기획부터 진행까지 교회가 담당하는 프로그램을 생각했습니다. 전자를 통해서는 주민 센터에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후자를 통해서는 교회가 주도를 해서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이 두 가지 방향을 적절하게 섞어서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고, 이 부분을 주민 센터와 논의했을 때 흔쾌히 동의를 얻을 수가 있었습니다.

 

본격적인 지역사회 복지 사역

이런 과정을 통해 두 가지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습니다. 먼저는 지역사회에 계신 어르신들을 위한 칠순 잔치를 생각했고, 여름 방학 때 관내에 있는 저소득 청소년들을 위한 진로 캠프를 계획했습니다. 처음 프로그램으로 지역사회에 계신 어르신들을 위한 칠순 잔치를 계획했습니다. 그런데 논의 과정에 대상자가 많이 없을뿐더러, 준비할 때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 계획을 수정해야 했습니다. 마침 얼마 지나지 않아서 초복이 다가오고 있었는데, 초복 맞이 삼계탕 및 생필품을 드리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예산은 1인당 3만 원으로 정했고, 30가정을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삼계탕은 교회에서 끓여서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생필품은 일정 금액을 제공하면 주민 센터에서 구매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교회와 주민 센터가 협력하여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첫 번째 행사가 준비되었습니다. 교회에서는 주방 봉사팀에게 부탁을 드렸습니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고 하니 성도님들도 좋아하시면서 헌신해 주셨습니다. 더운 여름의 시작이었지만 주방에서 함께 삼계탕을 끓였습니다. 물품 꾸러미는 주민 센터에 정해진 예산을 드리니 약속대로 물품 꾸러미를 준비해주셨습니다. 구매한 물건들은 인견 속옷, 3분 카레와 같은 즉석식품, 치약, 비누, 아이스티, 두유 등 다양했습니다. 대상자는 주민 센터에서 30명을 선정해 주기를 부탁드렸고, 대상자를 다 불러 모아 행사를 진행하기보다는 사회복지 공무원, 봉사자, 교역자들이 모여 자체행사 진행 후 각 가정으로 배달해드렸습니다. 이후에 평가회 시간에 선물을 받으신 분들이 너무 좋아했다는 반응이 있었습니다.

 

복 드림 행사 사진

여름 방학이 되었을 때, 지역사회에 저소득 청소년들을 위한 진로 캠프를 진행하였습니다. 교회 행사로 바쁜 시간을 보냈지만 그래도 지역사회를 위한 일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캠프 이름은 ‘두드림(Do-dream)’입니다. 교회 주변에 한 부모 가정, 조손 가정, 다문화 가정이 많이 있는데, 거기서 자라는 청소년들은 미래에 대한 꿈을 키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 아이들을 대상으로 직업과 관련된 캠프를 진행해서 보다 넓은 세계를 볼 수 있도록 하고, 미래에 대한 꿈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처음 캠프를 진행했을 때는 1박 2일로 서울여행을 떠났습니다. 오전에 출발해서 여의도에서 점심을 먹은 후 오후에는 KBS 견학 홀을 방문했습니다. 학생들이 방송 관련 직업군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저녁에는 대학로로 넘어가서 연극을 관람하였습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꿈을 잃지 않으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는 내용이었고, 처음 보는 연극에 학생들 모두가 좋아했습니다. 저녁식사 후 남산타워에 방문하였고, 숙소는 고신총회 회관을 이용했습니다. 둘째 날이 되었을 때는 양화진 선교사 묘역을 방문하였고, 연세대학교를 둘러보는 것을 마지막 일정으로 대구로 내려왔습니다. 학생들 모두가 만족하였고, 함께 했던 사회복지 공무원들도 좋아했습니다.

복 드림 행사 사진

 

내당2·3동 지역사회 보장협의체 회원으로 위촉되다

이렇게 몇 개월 동안 주민 센터와 함께 지역사회복지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는데, 주민 센터에서 공식적으로 구청에 저를 지역사회 보장협의체 회원으로 추천을 해주었습니다. 지역사회 보장협의체는 그 지역의 복지 사업을 함께 논의하는 회의기구로서, 공무원, 후원자, 봉사자 등 지역의 각계각층의 대표자들이 모이는 단체입니다. 이 기구에 들어가게 되면 아무래도 보다 공식적인 모습으로 지역사회를 섬길 수 있게 되어서 많은 유익이 있습니다. 지역사회 보장협의체 회원으로 위촉이 된 후에 꼭 교회에서 하는 행사가 아니더라도 지역 복지를 위해 많은 일을 감당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교회가 지역과 더욱 밀착하게 된 것이 유익이었습니다.

 

주민 센터에서 교회를 홍보하다

이 일을 감당하면서 한 가지 세운 원칙이 있었는데, 절대 제가 먼저 교회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교회에서는 지역사회를 위한 섬김을 진행해 나갈 때, 구제의 목적도 있지만, 전도의 목적도 함께 가져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일들을 통해 교회의 이름을 내거나, 교회가 이러한 좋은 일을 한다고 말하고 싶어 하거나, 또 이런 일로 만나는 사람을 전도하려고 하는 모습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도시락 배달할 때부터 종교적인 색채를 보여주지 않기로 하였기 때문에 끝까지 그 원칙을 지켜나갔습니다. 이렇게 대가를 바라지 않고 열심히 봉사하고 섬기니, 주민 센터에서 교회를 홍보해주기 시작했습니다. 내당 2·3동이 전국에서 지역사회 복지 우수 기관으로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타 지역에서 견학을 오는 경우가 종종 생겼습니다. 그때마다 저에게 사회를 맡겨 주셨습니다. 한 번은 충북 영동군·보은군에서 견학을 오게 되었는데, 내당 2·3동 주민 센터에서 영상을 제작하여 보여주었습니다. 총 길이가 10분 정도 되었는데 거기에서 3-4분 정도를 교회와 함께했던 일들을 보여주는 일도 있었습니다.

 

교회를 홍보해주는 주민 센터 - 골목투게더 사업

이외에도 2019년에 들어오면서 기존에 진행하던 사업과 더불어 골목 투게더라는 사업을 추가하여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골목 투게더라는 프로그램은 주민 센터에서 교회로 ‘올해는 이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으니 예산을 지원해주세요.’라고 요청했던 사업이었습니다. 본인들이 내당 2·3동 골목 골목을 다니면서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 달라고 홍보를 하고 싶은데, 어르신들이 모일 때 간단한 식사나 간식을 제공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교회에서는 특별히 2019년 지역사회 복지를 위하여 예산을 배정해 주었기 때문에 요청받은 사업도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이때 주민 센터에서는 관내 골목을 다니면서 ‘대구서교회가 후원해서 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라는 말을 잊지 않고 해주었습니다. 교회에서 전도하려고 하면 반발도 심하고, 어려움이 많을 텐데, 관공서에서 이 일을 감당해주니 더할 나위 없이 좋았습니다. 심지어는 예산이 좀 남아서 초등학교 한 군데를 선정하여 전교생들에게 학용품을 나누어주는 일도 했는데, 이때 제가 참석하지 못했는데도 주민 센터 공무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은 ‘교회 후원으로 학생들에게 학용품을 나누어준다.’고 이야기를 해주시기도 했습니다. 이런 사업을 통해서 교회는 지역사회에 좋은 소문이 나고 있고, 지금까지도 이 일들을 잘 감당해오고 있습니다.(계속)

 

정성호  peripateo@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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