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수 교수(고신대 국제문화선교학과)

지난 6월 중순 독일 프랑크푸르트 근처 다름슈타트에서 개최된 유럽 디아스포라 차세대 지도자를 위한 목회자 국제 컨퍼런스에서 디아스포라 선교 논문을 발표한 한 독일학자는 유럽선교의 중요성을 설명하면서 한국교회와 선교사가 초기 기독교 역사에서 유럽을 복음화했던 “켈트족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호소했다.

발표자 중의 한 사람으로 참석한 필자는 그 발언을 듣고 깜짝 놀랐다. 한국교회가 유럽교회가 할 수 없는 그 일을 감당할 수 있는가, 그냥 인사치레의 말이 아닌가. 독일 학자가 한국교회와 선교사에게 그런 요청을 한 것은 한국교회와 선교가 지금 어려움에 놓여있지만 그래도 그 일을 감당할 수 있는 곳으로 보았기 때문이고 한국교회와 선교 관련자에게 주신 성령의 음성이었다고 필자는 생각하게 되었다. 오늘날 유럽의 상황은 세속화, 이교 종교화, 무신론 및 수많은 무슬림 이주민과 난민 등으로 복음이 가장 필요한 선교지가 되었다. 지금 유럽은 사도 바울이 보았던 유럽선교의 환상 “건너와서 우리를 도우라”는 요청의 절실한 상황이다. 이 요청에 한국교회 특히 우리 고신교회와 고신총회세계선교회 및 기타 관련기관이 적극적으로 부응해야 할 시점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필자는 유럽선교를 위한 유럽 관문 도시 교회의 설립 중요성을 말씀드리고자 한다. 세계의 중요한 몇 가지 현상 중 첫째는 도시의 급속한 성장이다. 도시화는 더 거대화되고 빠른 속도로 거대 도시화 되고 있다. 도시를 놓치는 자는 세계를 놓치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복음주의 세계선교 대회의 결과물인 1974년 로잔 언약, 1984년 마닐라 선언, 2010년 케이프타운 선언 등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들이 도시선교와 이주민 선교의 중요성이었다. 물론 시골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거대 도시는 중요한 사람, 중요한 결정, 돈과 정보 모든 것이 머물고 유통되는 곳이다. 사도 바울도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철저하게 선교를 하였지만, 그의 선교적 동선은 매우 중요한 도시들 안디옥을 비롯해서 에베소, 데살로니가, 아덴, 고린도 및 로마였다. 둘째, 도시에 수많은 이주민들이 몰려오는 이주의 현상이다. 미국의 미래학자 존 나이스 빗의 표현처럼 전 세계의 “메가트렌드(Mega Trend)”는 “이주의 현상”이다. 이주는 세계화 및 가속화되고 있다. 세계적인 퓨 리서치 연구소에 의하면 유럽에 중동 및 아프리카 사람들의 이주 증가로 2050년에 유럽의 무슬림 숫자를 6천만-8천만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동유럽은 본래 기독교 국가였지만 이슬람 국가 오스만 터키(현재의 터키)가 동로마제국 수도 콘스탄티노플(지금의 이스탄불)을 1453년 함락하고 그 후 동유럽의 많은 나라들이 1차 세계대전 1900년대 초기까지 약 450년 넘게 오스만 터키의 지배를 받는 가운데 이슬람의 영향이 매우 크다. 동유럽 국가 중 무슬림 비율이 높은 나라는 코소보(90%), 알바니아(62%),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45%), 마케도니아(34%), 몬테네그로(20%), 불가리아(15-20%) 등이다.

따라서 이런 시대적 상황 가운데 유럽의 고신 한인교회가 성경적·개혁주의적 신학에 기초한 선교적 교회를 설립하기 위해 다음의 계획을 제안한다. 첫째, 서유럽의 복음화 둘째, 동유럽의 복음화 셋째, 유럽 내 있는 수많은 무슬림과 다양한 종교와 문화를 가진 사람들의 복음화, 마지막으로 유럽과 인접한 중동과 북아프리카 및 아프리카 선교를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다. 이런 선교계획의 중요성은 첫째, 유럽이 복음의 구심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유럽으로 몰려오는 수많은 무슬림들을 복음화할 수 없고 도리어 유럽이 세속화, 이교 종교화 및 이슬람화될 수 있는 위기, 둘째, 유럽에 강력한 기독교적 교회와 복음의 구심점 역할이 없으면 중동과 아프리카가 지금보다 더 급속하게 이슬람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일을 할 수 있는 곳은 결국 하나님의 교회이다. 그 교회는 유럽 내 있는 디아스포라 한인교회와 유럽의 한인 선교사 및 유럽의 자국 교회가 연합하여 이 일을 감당해야 한다.

이것을 위해 국내에 있는 우리 고신교회와 고신총회세계선교회 및 기타 관련기관이 유럽에 있는 고신 한인교회를 잘 파악하여 적극적 관심을 가지고 그들이 유럽의 복음화를 위해 성경적·개혁주의적·선교적 교회로 건강하게 성장하는데 영적·행정적·재정적 지원과 그 가운데 유럽의 중요한 도시에 선교적 관문 거점 교회를 세워야 한다. 물론 현재 우리 교단 교회들 가운데 일부 몇몇 유럽의 관문 도시에 한인교회 목회자를 세우고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을 위해 고신총회 및 교회, 선교사 후원교회 협의회, 고신총회세계선교회, 선교관련 기관, 유럽의 한인교회 목회자 선교사 및 지도자들이 함께 장기적·거시적·종합적 계획을 세우기 위해 유럽선교를 위한 관문 도시 한인교회 설립과 이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선교센터 설립을 위한 포럼을 통해 구체적 논의를 할 것을 제안한다. 그러므로 이 준비 모임은 철저하게 유럽의 관문 도시의 고신 한인 디아스포라에 교회를 돕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적이다. 지역적으로 스페인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이태리 로마,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오스트리아 비엔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및 스웨덴의 스톡홀름과 말뫼(최근 이주민과 난민의 집결지) 북유럽, 동유럽의 거점 도시 등이 될 수 있다. 이 지역들 가운데 잘 진행되고 있는 한인교회는 이웃 거점 도시의 한인교회를 세우고 선교적 교회의 역할을 잘할 수 있도록 돕도록 해야 하고 이 준비위 모임과 함께 하는 유기적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유념해야 할 사항은 앞으로 추진될 이 선교사업이 2~3년, 5년 10년이 아니라 30년, 50년 이상을 내다보고 진행할 사안이라 판단한다. 더욱이 이 선교사업의 추이를 보면서 성령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이 모임이 전 세계 고신 한인 디아스포라 교회를 돕는 연합기관이 되기를 희망한다. 이런 시도를 하는 이유는 선교지와 파송지의 구분을 무색케 한 전 세계적 이주의 현상(이주 인구 약 7억, 전 세계 76억 인구 10%) 가운데 모든 사람이 모든 나라의 이동으로 모든 곳이 선교지가 되기 때문이다(From Everywhere To Everywhere). 그러므로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고신한인교회가 선교의 최전선이고 가장 좋은 선교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교회이다. 이 고신 한인 디아스포라 교회를 돕는 것이 수많은 선교사를 파송하는 일 못지않게 매우 중요하다. 이 일을 수행하기 위해서 첫째도 연합 둘째도 연합 셋째도 연합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가 된다”.

이것은 성경적 가르침이다.

1. 하나 됨의 당위성(요17: 22 “내게 주신 영광을 내가 그들에게 주었사오니 이는 우리가 하나가 된 것 같이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려함이니이다”)

2. 하나 됨의 강력함과 효율성(전4:12 “한 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맞설 수 있나니 세 겹줄은 쉽게 끊어지지 아니하느니라”)

3. 하나 됨의 심미성(시편 133:1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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