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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사>전통적 교회에서 감당하는 지역사회복지Ⅳ교회에서 감당하는 지역사회 복지를 위한 제안

지역사회에 스며드는 교회

교회가 주민센터와 연계해서 지역사회복지를 시작한 지 2년이 되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지역사회복지의 영향력은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먼저 주민센터에 있는 공무원들과 지역사회 봉사단체의 인식 변화입니다. 그동안에는 교회가 주민센터 바로 옆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깊은 교류가 없었습니다. 물론 이전에도 교회에서 절기 때마다 쌀을 준비해서 주민센터를 통해 제공하기도 했고, 더 오래전에는 교회를 선거 장소로 제공하고, 동 행사가 있을 때는 차량도 지원했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요즈음에 들어서는 이렇다 할 교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역사회복지를 하면서 교회가 더욱 지역의 필요를 잘 파악할 수 있게 되었고, 그들의 필요를 채워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주민센터와 연계된 각종 봉사단체 사이에서 좋은 소문이 퍼지게 되었고, 이제는 그분들이 앞장서서 제가 섬기는 교회를 좋은 교회라고 소개해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지역 곳곳에 스며들게 되었습니다.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매주 수요일마다 노방전도를 할 때, 거리에서 만나는 어르신 중에서 교회를 먼저 알아보고 전도 부스에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대구서교회는 부자 교회인가 봐요. 지역을 위해서 그렇게 좋은 일을 하고, 또 이렇게 무료로 커피랑 차도 나눠주네요.”라고 말하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생기게 되었습니다. 이런 인식의 개선을 통해서 지역사회에 좋은 교회로, 꼭 필요한 교회로 알려지고 있는 중입니다.

이전에는 교회가 지역사회에 덩그러니 있는 그들만의 모임이었다면, 이제는 교회가 자신들의 삶에도 조그만 영향을 주는 단체라는 것을 인식해 가고 있는 중입니다. 감사하게도 이 기사를 쓰고 있는 중에 교회에서는 지역사회복지 사업을 위한 예산을 내년에는 더 증액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더 지역사회를 돌보며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이 흘러가, 지역사회복지가 복음의 좋은 통로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내당 2·3동 행정복지센터와 대구서교회. 오른쪽 빨간 건물이 교회 교육관이다.>

 

지역사회복지 Q&A

올해 대구서부노회 사회복지부 세미나를 진행하면서 지역사회복지와 관련된 내용을 소개했었는데, 몇 가지 질문이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동기 목사님들과 대화 중 몇몇 교회에서는 이런 사역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막상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고 있다는 내용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몇 가지 질문을 모아서 Q&A 형식으로 꾸며보았습니다.

 

    Q : 교회가 지역사회복지를 감당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A : 저는 세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먼저는 마음의 준비, 실제로 그 일을 할 수 있는 인력의 준비, 그리고 인식의 전환입니다. 지역사회 복지에 대한 사역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것은 ‘마음의 준비’입니다. ‘우리가 지역을 위해서 도움이 되는 무엇인가를 해야겠다.’라는 마음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꼭 해야 하는 일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얼마 시도해보다가 포기하게 되는 일이 발생합니다. 그 다음에 중요한 것은 실질적으로 일을 해 나갈 수 있는 ‘인력’입니다. 제일 좋은 것은 목회자 이면서 사회복지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인력이 준비되는 것입니다. 아무리 교회가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고, 재정적 준비가 되어 있어도 인력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람은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경우에 따라서는 사회복지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목회자가 있다면 교회에서 공부를 시켜 활용하는 방법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한 교회의 사역을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공부를 했던 부교역자가 교회를 떠나더라도 결국은 교단 산하 교회에서 봉사할 것이기 때문에 거시적 안목으로 보았을 때는 교단 전체의 유익이 됨을 기억해야 합니다. 또한 인식의 전환이 중요한데, 많은 교회들이 이미 지역사회복지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방법이 이미 오래 되었습니다. 근래에 대구에 있는 A교회 이야기를 들었는데, 추수감사주일을 기억하면서 쌀 10kg 씩을 성도님들에게 헌물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것을 주민 센터나 구청에 가서 나누려고 하니 반가워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요즘은 옛날과 달라서 쌀이 없어서 굶는 사람은 없습니다. ‘정부미’가 제공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쌀을 모아서 나누어주는 것은 더 이상 받는 사람으로 하여금 ‘내가 도움을 받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듣고 오히려 쌀10kg 되는 금액을 헌금 받아 지역사회복지를 위해 사용했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고, 아니면 이렇게 모은 쌀을 구청이나 주민센 터에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무료급식소에 보낸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생각을 전환한다면 동일한 예산을 가지고 얼마든지 더 풍성한 일을 감당할 수 있습니다.

 

Q : 지역사회 복지에 들어가는 재정은 어떻게 확보 할 수 있나요? 특히 개척교회, 미자립 교회들은 마음은 있어도 하지 못합니다.

 

A : 모든 일에는 재정이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재정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서 할 수 있는 일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해봐야 하는 것은 꼭 재정이 없더라도 지역사회복지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주민 센터에서는 어떠한 자원이든지 확보되고 활용되면 좋습니다. 가령, 10월 달에 주민 센터에서 저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대구 시 산하 전체 주민 센터에서 70세 이상 어르신들을 모시고 운동회를 하려고 하는데, 교회 버스와 스타렉스로 차량운행을 부탁드려도 되겠냐는 내용이었습니다. 관리집사님과 상의를 해서 흔쾌히 도움을 주었습니다. 25인승 버스 1대와 스타렉스 1대 총 2대가 움직였습니다. 이런 도움도 있다는 것입니다. 교회가 스타렉스 한 대만 있어도 지역사회복지를 시작 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습니다. 또한 지역사회를 섬김에 있어서 때로는 돈보다는 사람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그때 한 구성원으로서 봉사에 참석한다면 얼마든지 지역사회복지를 감당할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마음의 준비를 가진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재정에 대한 답을 드리자면 교회마다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정답을 말씀드리기는 어려우나, 일반적인 교회에서는 지역사회복지를 위한 목적헌금을 한다면 재정마련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고난주간을 기억하여 한 끼 금식하고 헌금을 한다든지, 아니면 추수감사주일을 위해서 쌀이나 과일을 받지 말고, 미리 그 금액을 헌금 받아서 지역사회복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추수감사주일 당일에 그 결과를 영상으로 성도님들과 공유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재정적으로 미자립 된 교회는 특수사역으로도 지역사회 복지를 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각 지자체에서 ‘주민참여예산’이라는 것을 수립하고 운영합니다. 주민들이 지역사회를 위한 일에 직접 계획을 세우고 예산을 청구해서 진행하는 것입니다. 이외에도 ‘사회적 기업’ 혹은 ‘마을 공동체 사업’ 등 지역과 협력하여 공공예산을 지원받아 할 수 있는 창구가 있습니다. 이런 것을 활용하신다면 얼마든지 지역사회복지를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 우리교회에서 할 수 있는 지역사회복지 프로그램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A : 이 질문에 무엇이라고 명확하게 대답 드리기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지역사회복지라는 것은 그 지역을 잘 분석하여 지역에 맞는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그 지역을 분석하는 작업부터 시작을 해야 합니다. 지역의 구성원들의 나이는 어떤지, 소득 수준은 어떤지, 지역에서 제공되는 서비스(아동, 청소년, 노인 등 )의 종류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무엇이 부족한지 이런 것들을 전체적으로 살펴보고 난 이후에 지역사회복지 프로그램을 선정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서 저희 교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두-드림캠프(Do-dream 캠프 : 지역 내 저소득 청소년들을 위한 진로·직업 캠프, 타 지역을 여행하면서 직업과 관련된 다양한 경험들을 하는 것)는 어느 정도 소득수준이 있는 지역(서울 강남, 김포 신도시, 동탄 신도시 등)에서는 진행할 수 없는 프로그램입니다. 왜냐하면 경제능력이 되는 부모님들 밑에서 자란 학생들은 1박2일이라는 시간을 낼 수도 없을뿐더러, 이미 부모님에 의해 많은 경험을 하고 목표를 향해 가고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런 지역에서는 오히려 명사를 초청한 진로·직업 특강 이라든지, 아니면 해외 탐방과 같은 어떠한 활동을 병행하면서 진로와 직업에 대한 자연스러운 안내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더 유익할 것입니다. 결국 교회에서 할 수 있는 지역사회복지 프로그램은 그 지역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고, 또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 : 지역사회복지를 위해 주민 센터를 방문했는데, 반가워하지도 않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입니다. 어떤 곳은 더 이상 이런 것이 필요 없다고 하는데도 있는데 어떻게 하면 좋나요?

 

A : 실제로 대구서부노회 사회복지부 세미나를 진행하고 나서 생긴 일입니다. 이웃 B교회에서 세미나를 듣고 지역사회 복지를 위해 주민 센터를 찾아갔는데, 반응도 없고 시큰둥하며 더 이상 도움이 필요 없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런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진짜로 주민 센터에서 확보하고 있는 가용한 자원이 많아서 새로운 자원의 발굴이 더 이상 필요 없는 경우입니다. 자신들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상황인 것입니다. 이런 경우는 아주 드물지만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다른 방법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결국 지역사회복지라는 것은 지역을 함께 섬기기 위한 것임으로, 관내 사회복지 시설을 찾는다던지, 아니면 교회 자체적으로 지역 경로당을 돌면서 필요한 것을 채워준다던지 다양한 방법을 통해 타개해 나갈 수 있는 문제입니다. 두 번째는 교회에 대한 안 좋은 인식 때문입니다. 이미 한국사회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경험해 보았듯이, 교회에서 하는 모든 일은 ‘전도’와 관련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지역 사회를 위해 좋은 일을 하겠다는 목적을 가지더라도, 대상자들에게 기독교를 전파할 것이라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담당 공무원들이 참 어렵고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러니 애당초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회의 참여를 거절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상황 같은 경우에는 지속적인 신뢰 관계가 필요합니다. 한번 거절당했다고 해서 낙심하지 말고, 주민 센터에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하라고 하면서, 또 실제로 도움이 왔을 경우에는 교회적 색깔을 빼고 최대한 도움을 준다면 점차적으로 주민 센터에서도 마음의 문을 열어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역사회복지를 위한 제안

한국교회는 몇몇 교회들의 잘못으로 인해 불신자들로부터 신뢰를 잃었고, 지탄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개 교회들이 지역과 호흡하면서 지역 밀착형의 방향으로 나아갈 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하게도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많은 교회들이 지역사회를 위한 섬김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역사회 섬김의 가장 좋은 도구는 지역사회 복지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나 사회복지 기관이 지역사회복지를 한다고 하더라도 복지 사각지대는 언제나 발생합니다. 그 자리를 메워주는 것이 교회의 역할입니다. 앞으로 정부의 복지 정책의 방향은 지역에서 모든 돌봄이 이루어지도록 할 것입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생각을 미리 가지고 준비를 한다면, 교회는 계속해서 지역사회와 좋은 관계를 맺으며 복음의 통로로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정부의 이러한 방향이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재정적인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교회의 역할이 더 중요한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정부의 지원이 제공되었다가, 지원이 줄어들거나 끊기게 되면 그런 사람들을 교회가 돌볼 준비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을 품고 보살필 때에 교회는 지역사회 가운데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고, 예수 그리스도의 놀라운 사랑의 은혜를 지역에 흘려보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한국교회들이 지역사회복지에 관심을 가지고 은혜의 통로, 복음 전파의 통로로 잘 활용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그동안 전통적 교회에서 감당하는 지역사회복지 기획 기사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성호  peripateo@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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