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조윤희

 

그럼에도 아름다울... / 조윤희(김해중앙교회 집사)

기억의 향기 바래진 채
낙화하는 편린들로 계절이 채워지고
기력의 빛 흩날리며
바닥을 흥건히 뒹굴 때가 온다면
가을의 우리가 되었던
아름다운 시간을 떠올리겠지요

소중했던 순간순간
놓칠 새라 주워 담고 싶어 헤매는
어느 한 날이 온다면
가을이 되었던 우리의 뇌리 속
아름다운 그 날을 떠올리겠지요

영원으로 흐르던 사랑
점점 메마른 강바닥이 드러난 채
굵게 갈라지고 마른 먼지 덮힐
상상도 하기 싫은 서러움이 온다면
우리가 하나였던 가을을
아름다운 추억을 나누어도 보겠지요

탐스러웠던 꽃들의 거리에
앙상한 가지들로 엉키어 갈 때
언제나 달뜨도록 속살대던
봄 여름 가을이었던 시절에
겨울이 온다 하여도
우리의 사랑은
아름답게 남은 삶을 지켜주겠지요

ㅡㅡㅡ 2017.11.14.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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