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를 새롭게 규정하는 표현들, 예를 들어 ‘위험사회’(Risikogesellschaft)와 『피로사회』에 이어서 최근에는 현대사회를 질투사회(Neidgesellschaft)로 분석하는 사회학 저서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질투사회(Neidgesellschaft)는 독일어 최고의 사전 Duden에 최근 전문용어로 자리잡았다.

독일에서 가장 잘 유명한 철학자 페터 슬로터다이크(Peter Sloterdijk)는 르네 지라르 저서의 후기(Nachwort)에서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는 ‘질투를 생산하는 원자로’와 ‘시기심을 발생시키는 발전소’가 존재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그에 의하면 현대사회는 고삐가 풀린 대중의 질투가 범람하는 시대다. 질투사회에 대한 이 책은 ‘돈이 희생양을 대체한다’고 주장함으로서 인류 문명에서 돈, 경제, 교환의 기원을 희생제의적으로 파악한 르네 지라르와 시장경제야말로 인류 문명사의 가장 위대한 발견으로 긍정한 프리드리히 하이에크(Friedrich Hayek)를 따라서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긍정하면서 질투를 조직적으로 자극하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보다 깊게 이해하고 분석하고자 한다. ‘지식인의 아편’으로서의 사회주의(레이몽 아롱) 혁명이론이 추구하는 것처럼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전복과 비판이 아니라,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문화인류학적으로 긍정하고 재발견하고자 하지만, 현대 자본주의의 거품과 허영에 대해서도 이 책은 분석할 것이다. 21세기 주류 경제학자들이 새롭게 주목하는 지라르의 모방적 욕망이론을 ‘과시적 소비’와 명품 마케팅 등에 대해서 분석한 베블런(Thorstein Veblen)의 연구와 비교할 것이다.

오스트리아 지라르 학파에서 르네 지라르를 기독교 사회론(Christliche Gesellschaftslehre) 분야에서 연구한 연구한 저자는 프리드리히 하이에크(Friedrich Hayek)로 대표되는 오스트리아 학파(Österreichische Schule)와 오스트리아 출신의 칼 포퍼(Karl Popper) 의 비판적 합리주의(Kritischer Rationalismus)의 관점에서 칼 마르크스와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사유에 기초한 독일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비판이론(Kritische Theorie)을 이 책에서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있다. 지라르는 프로이트와 마르크스와 같은 학문적 위상과 영향력을 가진 학자로 국제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독일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황혼과 프랑스 포스트모더니즘의 퇴조와 종언이 논해지고 있다. ‘사회과학의 아인슈타인’으로 평가받는 르네 지라르의 미메시스 이론(Mimetische Theorie)를 20세기 독일 프랑크푸르트 학파와 프랑스 포스트모더니즘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칼 마르크스의 정치경제학과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과의 이론논쟁을 통해서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서구 근대 정치학의 아버지라 평가되는 토마스 홉스(Thomas Hobbes)와 20세기의 독일 헌법학자 칼 슈미트(Carl Schmitt)의 사유와 맥을 같이하는 르네 지라르의 이론에 기초해서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적 시장경제 체제를 최선의 카테콘(Katechon)으로 긍정하고자 한다. 카네콘 개념은 마르크스주의자들과 네오마르크스주의자들이 추구했던 유토피아 개념과 대조되는 개념으로 이해될 수 있다. 이 책은 서구 근대 정치학의 주류에 속하는 토마스 홉스의 입장을 따르면서 프랑스 혁명, 칼 마르크스, 사회주의, 공산주의 사상, 장 자크 루소(Jean-Jacques Rousseau)의 ‘고귀한 원시인’(noble savage) 개념에서 볼 수 있는 낭만주의적 인류학에 비판적인 르네 지라르의 사유를 정치경제학적 관점에서 소개하고자 한다. 무정부주의와 전체주의라는 모순된 두 위험을 내포하는 장 자크 루소의 사유는 레비-스트로스와 데리다를 비롯한 포스트모던 철학자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르네 지라르의 사유를 20세기 후반 유럽 철학과 정치경제학에 깊은 영향을 준 프로이트와 마르크스와 학문적 논쟁을 통해서 소개하는 이 책은 21세기 유럽 인문학과 철학 그리고 그것과 얽혀있는 정치경제학의 최근 동향도 소개하고 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죽음과 황혼을 선언하면서 최근 정치적으로 좌파보수주의(Linkskonservatismus)를 대변하는 독일 철학자 페터 슬로터다이크(Peter Sloterdijk) 그리고 그와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진 한병철의 『피로사회』는 마르크스적인 관점을 벗어나면서도 또한 네오마르크스주의적-푸코적인 관점을 계승하는 분열된 관점을 보인다.

한병철은 불교를 ‘평화스럽고 친절한 종교’로 낭만화하면서 불교의 무와 공을 피로사회의 대안으로 제시한다. 질투사회에 대한 이 책은 자본주의의 정신과 기원에 대해서 연구한 막스 베버의 고전적 연구를 계승하면서 질투사회는 21세 현대인의 새로운 인간조건(conditio humana)이기에 자본주의 체제를 전복하고 혁명하고자 하는 문화마르크스주의적인 대안이나, 불교의 세계포기적(world-renoucing) 욕망포기가 아니라, 자본주의내적 금욕주의와 미메시스적 심리치료(mimetic psychotherapy를 대안과 처방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또한 사유재산 폐지를 주장하면서 사회불평등의 기원으로서의 농업혁명에 대해서 비판했던 장 자크 루소의 관점을 계승하는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 Yuval Noah Harari)에 대한 비판적 논의도 시도한다. 유발 하라리는 기독교는 가짜뉴스라고 주장하면서 자신이 수행하는 불교명상만이 참된 종교라고 주장한다.

칼 마르크스와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사상의 영향으로 파생된 네오마르크스주의와 문화마르크스주의(Kulturmarxismus)를 지향하는 포스트모던적 정신분석학적 급진 페미니즘 운동(뤼스 이리가레이, 줄리아 크리스테바, 주디스 버틀러), 성혁명 운동, 동성애, 퀴어 이론, 젠더 이데올로기 등도 이 책에서 비판적으로 분석될 것이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이론에 기초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그리고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으로부터 파생된 문화마르크스주의적인 성혁명과 성해방 운동, 포스트모던적인 젠더 이데올로기와 퀴어 이론 등이 프로이트의 소포클레스의 그리스 비극작품 ‘오이디푸스 왕’에 대한 범성욕주의적 오독에 기초한 사상누각이라는 주장을 전개할 것이다. 프로이트를 비판하면서 지라르는 오이디푸스를 희생염소(scapegoat) 혹은 파르마코스(pharmakos, 인간 희생제물)로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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