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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사 이야기: 희미해진 전통 '미스타고지(mystagogy, 세례 후 교육)'

미스타고지(mystagogy)란?

신용목 전도사는 기독교교육(고신대학교)과 목회학(고려신학대학원 M.Div)을 공부했으며, 지금은 고려신학대학원에서 신학 석사(교의학 Th.M) 과정 중에 있다. 대전동북장로교회에서 중고등부를 담당하고 있으며, 성경과 교회역사에 뿌리 내린 보편적 교회에 관심이 있다.

어원적으로 ‘미스테리온(mysterion)’과 ‘아게인(agein)’의 합성어로, “성례전 신비에 대한 가르침”이다. 초대 교회는 부활절에 세례를 베풀었다. 세례 후보자는 약 3년 세례 교육을 받고, 사순절 40일간 집중 훈련을 받았다. 고난 주간에는 금식하고 강해 설교를 들으며 세례 준비를 했다. 부활절 새벽이 되면, 세례 후보자는 예전 순서에 따라 세례를 받고, 세례받은 직후 성찬에 참여했다. 그런데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세례를 받은 성도는 부활절 이후 일주일 동안 또 훈련을 받게 되는데, 이를 미스타고지(mystagogy)라고 한다. 자신이 받은 성례를 되새기며, 그 신비한 의미를 교육받는 것이다. 초대 교회 예전을 연구한 예배학자 김정 박사는 미스타고지를 “경험한 성례전의 깊은 의미를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세례 후 신앙교육”이라고 정의한다.

 

미스타고지의 배경 이야기: 4세기 교회

313년 콘스탄틴의 밀라노 칙령(Ediuctum Mediolanense)이 반포된 후, 그리스도교는 로마에 합법적인 종교가 되었고, 황제의 보호를 받게 되었다. 그리스도 교회에 엄청난 수의 이방인들이 빠르게 유입되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4세기 교회는 이방인을 대상으로 한 카테키즘(catechism, 교리문답교육)이 발달했고, 목회적 차원에서 세례 후 교육인 미스타고지가 활발히 이루어졌다.

초기 교회 예전은 말씀 예전과 성찬/신비 예전이 분리되어 있었다. 성찬/신비 예전은 세례받지 않은 자에게 철저히 감춰져 있었다. 이러한 분리는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지키는 수단이었다. 결과적으로 거짓 회심자, 박해자로부터 교회를 지킬 수 있었고, 또한 유대교, 이방 종교에게 그리스도의 몸은 철저히 비밀로 남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교회의 거룩성이 확보되었다. 이렇게 비밀로 남아있던 성찬/신비 예전은 세례를 받은 후에야 처음 참여한다. 처음 참여한 신비 예전을 한 번에 이해하기는 힘들었다. 따라서 첫 예전에 참여한 이들을 위한 미스타고지가 시행되었다.

또한, 미스타고지는 당시 세례받은 자라면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었다. 따라서 미스타고지는 첫 세례자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았다. 목회자의 목양 필요에 따라 기존 성도들도 참여했다. 목회자의 지도에 따라서 미스타고지에 참여한 성도 중에는 교리교사로 봉사할 사람들도 있었다. 초대 교회 교리문답을 연구한 정두성 박사는 세례 후 교육은 교리교사를 교육하는 목적도 있었다고 밝힌다.

 

미스타고지의 다양한 형식

일반적으로 미스타고지는 세례를 받은 부활절 직후부터 일주일간 이루어졌다. 예루살렘 교회 목회자 씨릴(Cyril of Jerusalem, 313-386)은 “미스타고지 교리교육서Mystagogical Catecheses”을 가지고서 철저히 교육했다. 그는 미스타고지를 시작할 때, 성경 구절을 먼저 읽었고, 마칠 때는 영광송으로 불렀다. 예배는 아니지만, 하나의 의례적 형식을 갖추고 교육했음을 알 수 있다. 그 내용은 성례전 안에 나타난 하나님의 신비였다. 경험한 세례, 성찬 예식의 의미와 상징을 풀어 설명해주었다. 그리고 세례받은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권면도 그 내용에 포함되어 있다. 콘스탄티노플의 크리소스토무스(John Chrysostom, 349-407)는 미스타고지에서 세례받은 그리스도인의 거룩한 삶을 강조하여 교육했다고 한다. 세례받은 후에 정결한 삶을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는 영적이고, 도덕적인 삶을 설교 형식으로 집중적으로 가르쳤다.

 

우리에게 주는 교훈 _다시 “미스타고지(세례 후 교육)”이 필요해졌다!

21세기 한국 교회는 빠르게 재이방화(세속화)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8년 12월 기준으로 장로교(고신 교단) 교인 수가 전년도에 비해 3만 명 감소하고 있을 뿐 아니라, 현세의 복 강조, 포스트모더니즘 확산, 오염된 감정주의로 교회조차 재이방화(세속화)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다양하다. 필자는 교회가 은혜의 방편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라고 본다. 은혜의 방편에서 떠나자, 세상 것으로 은혜를 채우고자 하는 것이다. 곧 교회의 재이방화(세속화)이다. 이러한 교회의 속화를 막기 위해서는 보편적인 은혜의 방편인 성례를 강화해야 한다.

또한, 한국에 다양한 이단들이 활개친다. 이들은 자신들이 진정한 ‘성경중심’이라고 주장한다. 성경을 조각내며 자의적 해석을 하지만, ‘성경 중심’이라는 이단의 구호에 사람들은 쉽게 현혹된다. 그런데 이단에게 참 신비는 감추어져 있다. 그들은 성례의 참된 의미와 풍성한 은혜를 알 수 없다. 그들의 성경 해석으로는 성례를 깨달을 수도 없고, 체험할 수도 없다. 따라서 성례를 강화하는 것은 곧 한국에 가득한 이단을 대처하는 가장 적절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면, 성례를 강화하는 것은 무엇일까? 단순히 성례를 자주하면 될까? 초대 교회 전통인 “미스타고지”를 다시 주목해야 한다. 초대 교회 목회자는 성도들이 한 번에 성례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성례의 상징과 의미를 따로 시간을 내어 가르쳤다. ‘미스타고지’이다. 한국 교회에 성례를 강화하기 위해서 성례의 의미를 배우고, 되새기는 교육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미스타고지’이다.

구체적인 형식은 각 교회의 상황과 형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초대 교회 지역마다 다른 형식의 ‘미스타고지’가 있었듯이, 회중이 처한 상황에 따라 방식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단, 초대 교회는 교육 대상은 세례받은 성도로 제한했다. 성찬의 참된 의미와 상징은 이방(세상)과 이단에게는 비밀로 남아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써 교회의 거룩성도 지킬 수 있다. 한국 교회에 ‘미스타고지’ 각 회중에 맞게 시행됨으로, 성례가 강화되어 교회가 든든히 세워져 가길 기대해본다.

 

※참고문헌

학자에 따라 “미스타고지mystagogy”를 ‘성례신비설교’로 번역하기도 한다. 하지만 예배의 맥락에서 선포되는 하나님의 은혜의 방편인 ‘설교’와 구별되는, 교회 교육 용어로서 ‘미스타고지’라는 번역을 따르겠다.

김정, “지금 그리고 영원히(νῦν καὶ εἰς τοὺς αἰῶνας):세례 공동체의 신앙형성과 미스타고지 다시 주목하기,” 한국실천신학회 정기학술세미나,vol 2018(5), 77-101

김정, 『초대 교회 예배사』, 서울: 기독교문서선교회, 2014, 155-170.

정두성, 『교리교육의 역사』, 서울: 세움북스, 2016, 108-122.

유해무, 『예배 개혁, 참된 교회 개혁의 길』, 여수: 그라티아출판사, 2013.

 

교인 수 통계는 다음을 참고했다.

이인창, “멈추지 않는 교인수 하향곡선, 한국교회 어쩌나?,” 아이굿뉴스, 2019년 10월 1일: http://www.igood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61313

 

 

 

 

신용목  genius96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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