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치와 투자 사이에서 방황하는 재정

얼마 전 고신총회세계선교회(KPM)에 금융사고가 났다. 이에 지난 1월 28일 열린 제69-1차 고신 총회 운영위원회(총회장 신수인 목사)는 총회 임원회에 위임된 KPM(고신총회세계선교회) 금융사고에 대한 특별감사를 선정했다.

KPM은 모 은행의 파생결합상품(DLF)에 10억 원을 넣었다가 약 45% 정도의 재정 손실을 당했다고 한다. 그러나 다행히도 은행의 불완전판매(상품설명 부족)가 정부로부터 인정되어 손실금액 일부를 보전받았다. 결과적으로 약 8000만 원 정도 손해 봤다는 보고이다.

 

혹자는 “KPM에 10억 이상 되는 돈이 남아 있을 필요가 있을까?”라고 묻는다. KPM 핵심 관계자는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선교사 250가정의 응급 상황 등의 지원을 위해 10억 원 이상의 예비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다만 이 돈을 어떻게 관리하냐의 문제라는 것이다. 보통은 정기적금에 예치했었는데 이번에 파생결합상품에 투자했다고 금융사고가 터졌다고 전했다.

KPM 정관에 따르면 선교회의 재정은 “예치”하게 되어있다. “예치”와 “투자”는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투자는 원금 손실의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번 KPM 금융사고는 예치와 투자의 개념을 모르거나 무시한 재정 관리로 인해 터졌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번 금융사고는 손실금액의 일부를 보전받았다는 데 방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의사 결정구조와 전문가 부재의 문제에 방점이 있어 보인다.

이번 금융사고의 조사를 맡은 한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예치와 투자의 차이를 모르고 결정하고 실행한 사람들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KPM에서 터진 이런 사건이 은급재단과 학교법인에는 없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냐고 우려를 표명했다. 궁극적으로 ‘권한은 있지만, 책임은 없는 교단 운영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런 문제점을 파악한 KPM 이사회는 정관 수정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PM 이사회 관계자는 “전문성을 확보한 순환보직 제도, 직원 훈련, 이사 연수 등과 같은 내용 등을 검토하며 교인들이 드린 헌금이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데 쓰일 수 있도록 정관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KPM 금융사고 문제는 특별감사를 거쳐 조만간 총회에 보고될 예정이다. 이번 문제가 보고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교단의 전반적인 운영 시스템을 점검하고 개혁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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