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령 목사(복음자리교회 담임, 미포 사무총장, 본사 운영위원장)

대구 신천지와 관련해서 코로나-19 전염병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우리 사회와 기독교 일각에서는 신천지에 대한 그간의 공분을 표출하는 기회가 되기 쉽다. 자제가 필요하다. 신천지가 현재의 국가적 재난에 대한 책임이 없다는 말이 아니다. 그러나 현재는 신천지 무리들도 재난으로 고통을 당하는 현실이다. 초기에 두렵기 때문에 정직하지 못했거나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을 수 있다. 그러나 먼저 재난의 국면에서 전염병의 극복에 집중했으면 좋겠다. 국면을 섞지 말자.

사안을 분명히 하자. 지금은 국가와 시민의 재난이 무엇 보다 우선된다. 병자가 있으면 병이 낫기를 바라야 한다. 치료되어야 한다. 이미 신천지 만이 아니라 기성 교회에도 집단적인 발병이 가시화되었다. 여러 추측이 가능하지만, 그것보다는 분명히 구별하자. 이런 측면에서 국가가 교회보다 더 냉정하고 분명히 대처하고 있다. 교회가 흥분하고 성도들이 흥분하면 안 된다. 국면은 국가적 재난이다. 고통에 집중하자. 그러고 나서 해결되어야 할 교회적 문제를 잘 정리해 두었다가 철저하게 하나씩 집고 확인해 갔으면 한다.

신천지 무리가 이 와중에도 기성 교회에 침투하려는 노력들을 계속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있다. 이런 현실에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이는 포교적 문제를 떠나서 전염병의 감염에 대한 경각심마저 망각한 반인륜적 행위이다. 교회가 이를 철저히 차단하는 노력은 국가적 재난에 상응하는 대처로 인정된다. 이런 현실에 전염병과 신천지에 대한 연결을 지우지 않을 수 없는 현실도 이해가 되고, 이에 대한 관심이 교회를 보호하겠다는 선한 열정인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현재의 논의를 질병을 제한시키고,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데 집중하자.

둘째는 국가만 이 재난을 해결하도록 버려두지 말고 작은 노력들을 모아보자.

대구 경북 지역에 있는 교회들이 마스크가 얼마나 필요한지 우리가 고민해 보았는가? 소독제가 얼마나 소모돼야 하는지, 그것을 구하는 일에 어려움이 없는지 관심을 우리가 가지고 있었는지 돌아보자. 그리고 혹 우리에게 있는 것이 있으면 적은 숫자라도 모아서 대구로 보냈으면 한다. 혹 교회들이 가진 것이 있으면 성도들이 가진 것이 있으면 서로 내어놓고 보내자. 대구에 지인들을 통해서든, 언론을 통해서든 보내는 것이 어떤가? 혹 해외에 있는 성도들이 조금 쉽게 구할 수 있다면 보내주면 좋겠다. 혹 성금이라도 모을 수 있어서 해결할 수 있으면 모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셋째는 역사의 교훈이다.

이와 관련해서 한가지 기억하고 싶은 일이 있다. 1952년 한국교회의 1차 분열이 일어났다. 지금의 고신교회의 모태가 되는 경남(법통)노회를 한국교회가 축출하였고, 축출된 교회는 독립된 독노회를 세우면서 교회 분리가 일어나게 되었다. 1952년은 한국 전쟁 시기이다. 민족적인 재난 앞에서 그때 우리 교회들은 교회적 관심사 때문에 민족과 나라의 재난 앞에 생각이 모자랐고 무력했다.

지금은 우리나라의 재난과 질병 앞에 서 있다. 이 국면 앞에 질병에 집중하여, 확산을 제한시키고, 막고, 살려야 한다. 그리고 위로해야 한다. 다른 파급된 일들은 잘 정리하여 두었다가 이후에 하자. 국가의 위기 앞에 지혜로운 교회와 성도들이 되길 소망하면서…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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