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리고 봄 / 정태호(수지 열방교회 장로, 시인)
사기도 아름다울 때가 있다
사기답게 친다면
사랑이 슬픈 것은 얼치기 사기를 당해서이다
소 돼지는 어차피 잡아먹기 위해서 키우는 것인데
사랑하면서 키운다는 게 말이 되는지
개를 사랑하니까 잡아먹으면 안 된다는 말
사실이라면 그 사랑
사기 아니면 위선이지
크기가 주먹만 한데 무게는 지구만하다고 말하면
분명 사기라고 하겠지
하나님 아닌 과학자라도 사실증명을 할 거면
우리의 무지를 인정할건가
벙글벙글 부푼 해파리 같은 시간들도
거품 빼고 물기를 말리면
홀라당 쪼그라드는 세상사
수백 광년 거리도 한 치 사이 꿈 속
봄이 바람타고 오지 않는다면 사기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