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

샬롬!
저는 대구서교회에서 부교역자로 사역하고 있는 정성호 목사입니다. 제가 대구에 있는 수많은 교회와 교역자들을 대표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대구에서 사역하고 있는 부교역자로, 또 코닷의 영남권 기자로 활동하고 있기에 대구 지역에 있는 교회들의 현 상황을 편지 형태로 전달해 드리고자 합니다.

앞산에서 찍은 대구 전경-인터넷 갈무리

현재, 대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의해 큰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앞서 대구 상황을 기사를 통해 전달해드렸듯이 거리에는 사람이 다니지 않고, 번화가에도 사람이 없습니다. 교회 주변을 둘러보았는데, 소상공인들은 코로나 19 감염 예방을 위해 2주 정도 자체 휴업에 들어간 곳이 대부분입니다. 시에서 주관하는 축제들은 모두 취소되었고, 확진자가 다녀간 병원, 영화관, 시장, 백화점 등은 방역을 위해 임시휴업을 하기도 하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일부 언론에서 보여주듯이 마트에 생필품이 부족하다거나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은 아닙니다. 주거지가 몰려있는 일부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시민들이 불안한 마음에 사재기를 하는 모습으로 인해 잠시 매대가 비어 있었을 뿐입니다. 아무래도 언론사들은 극단적인 상황을 포착해서 조회수를 올려야 하기 때문에 그런 그림이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대구 중구 대신동 한 마트 현재사진-2월 24일 오후 5시 기준

오늘 기사를 보신 분들을 알겠지만, 대구·경북 쪽에서 마스크 매점매석 현장이 적발되면서, 그 물량을 대구·경북 이마트에 공급했는데, 사람들이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있는 모습도 관찰되었습니다. 이런 극적인 상황이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하여 조회를 유도하기에, 이런 모습을 기사로 만드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대형마트는 제가 다녀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지금 동네의 중소형 할인마트 쪽으로는 물건들이 정상적으로 공급되고 있고, 생필품 구매에 전혀 어려움이 없습니다. 특히 대구 지역 특성상 주변 시골에서 농·축산물들이 공급되기 때문에 도시봉쇄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생필품 구매에 대한 걱정은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속히 진정되지 않고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쳐 정부가 특단의 조취를 취하게 된다면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지역의 교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배를 계속 드린다면 소독약이며, 손세정제이며, 마스크며 여러 가지가 필요한 상황이었겠지만, 많은 교회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잠잠해질 때까지 회집하여 예배드리지 않고 가정으로,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는 것을 선택하여 큰 도움이 필요하지는 않는 상황입니다. 이런 선택이 너무 과도한 선택처럼 보였겠지만, 실제로 지난주일(23일)에 예배를 정상적으로 드렸던 대구에 있는 교단 내 한 교회에서는 신천지가 들어와 예배를 드리려고 했다가 제지당했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성도님들이 일상생활 하면서 신천지에게 많이 노출되어 있는 상황이고, 병원, 보험, 학원, 어린이집, 공무원 등 신천지의 영향이 없는 곳이 없기 때문에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시의적절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제가 아는 성도님 몇 분은 자신이 일하는 직장에 확진자가 다녀갔던 일 때문에 역학조사 및 방역을 하고 있는 분들도 있고, 같은 건물 다른 층(병원)에 확진자가 다녀가서 접촉도 없었고, 연관성도 없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스스로 자가 격리를 선택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대구에서는 바이러스가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일상이기 때문에 스스로 조심하면서 감염을 피하는 선택은 처음에는 조금 과도한 판단이었나? 라고 생각했지만, 하루가 다르게 시의적절한 판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대구에 있는 교회들을 위해서 특별히 무엇인가를 해 주실 것은 없고, 가장 중요한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총회 차원에서 코로나19 대응지침과 기도제목을 산하 교회에 제공했는데, 그 기도제목으로 함께 기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필요이상의 두려움과 거짓 뉴스에 현혹되지 않고 하루속히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종식 되어, 대구 지역에 있는 성도님들이 마음껏 하나님을 예배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또한, 코로나 19바이러스가 타인을 향한 혐오가 되지 않고, 대구의 그리스도인들이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섬길 수 있기를 기도 부탁드립니다. 바이러스가 전국에 확산되어 더 이상 안전지대는 없어 보이는데 모두들 강건하게 이 위기를 이겨나가시기를 저도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지존자의 은밀한 곳에 거주하며 전능자의 그늘 아래에 사는 자여, 나는 여호와를 향하여 말하기를 그는 나의 피난처요 나의 요새요 내가 의뢰하는 하나님이라 하리니 이는 그가 너를 새 사냥꾼의 올무에서와 심한 전염병에서 건지실 것임이로다”(시9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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