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공간은 가상인가 실제인가?

이세령 목사(복음자리교회 담임, 미포 사무총장, 본사 운영위원장)

1. 주일예배와 관련해서 동료 목회자들이 연락을 한다. 목사님 교회는 어떻게 합니까? 우리 복음자리교회는 개척할 때부터 주일 회집을 제외하고는 온라인으로 모였다. 수요기도회, 새벽기도회, 그리고 청년부 성경공부 등……. 이번 주일에는 주일 예배도 가상공간에서 모인다.

2. 네덜란드에서 목회하는 적지 않은 기간 동안 새벽기도회를 온라인으로 모였고, 나중에는 수요기도회도 온라인으로 모였다. 그리고 에인트호번의 교회를 개척하고 나서도 온라인으로 다양한 모임을 했다.

3. 아들과 대화를 한 적이 있다. 아들은 나에게 아빠! 온라인은 실제 삶이 있는 실제 공간이라고 말을 했다. 게임이나 하는 곳이라고 생각되던 나에게 아들은 삶이 숨 쉬고 있는 실제 공간임을 알려 주었다.

4. 한국 사회가 근대화되면서 전통적인 지역교회 개념이 깨어졌다. 공간 개념의 확대가 이루어졌다. 대도시 지역에서 교구 개념이 존재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이미 한국 사회에서 교회는 공간 개념에 대한 재설정을 가지고 있다.

5. 여기에 더해서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공간이 등장하고 이에 익숙해 지고 있는 중이다. 한계 지역이나 사건부터 온라인은 실제 공간으로 이해되고 있었다. 나의 경험을 예로 든다면 유럽 코스타와 관계를 맺을 때이다. 유럽 전역의 유학생들이 천여 명이 한 장소에 모인다. 이들을 조금 더 잘 교육하려고 조장 모임이 필요하다. 그러나 재정적으로 환경적으로 시간이 나지 않았다. 하루 일찍 모이게 하더라도 비용 등 엄청난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스카이프로 50여 명의 조장을 두 번 나누어서 교육을 시행했다. 새로운 공간은 현장에서 먼저 인식되었다.

6.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인한 전염병은 한국교회로 하여금 가상공간을 실제 공간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것을 얼마만큼 인정하느냐는 교회 구성원들의 인식도와 연결되어 있다. 이것은 제2계명의 문제와 관계없는 일이다. 가상공간에서의 예배가 실제 현실 공간에서의 예배와 다르다고 생각하는 일은 앞으로 변화가 불가피하다.

7. 성찬을 문제 삼는다. 그것은 가상공간에서만 모든 것이 진행될 때 문제가 된다. 교회가 가상에서만 이루어져야 할 이유는 없다. 특별한 상황에서 진행되는 현상에 극단적인 판단이나 조건을 대입하지 않았으면 한다. 신학이나 모든 학문은 현장을 설명하면서 표준을 재설정한다. 신조와 고백은 당연한 이야기를 다시 현실에 맞게 조정한 것이다. 물론 성경의 근거를 가지고.

8. 영락교회는 장소를 잃어버린 슬픔을 간직한 교회이다. 이북의 자기 교회당을. 그들의 고민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결국, 주일 예배를 온라인으로 하기로 결정한 모양이다. 장소는 단지 공간의 의미만이 아니다. 거기는 삶과 역사가 묻어있다. 마찬가지로 이제 가상공간도 삶과 역사가 담기기 시작하고 있다.

9. 국가는 보이는 장소에서의 회집을 권할 권리가 있고, 당연히 그렇게 해야만 한다. 그러나 강제하는 것은 이야기가 다르다. 교회는 새로운 현실에서 자기의 모습을 결정할 권리를 가진다. 주위를 둘러보면서, 자기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것이 죄냐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10. 결론적으로 이제 전염병이 지나고 나면 한국교회는 가상공간을 정식 공간으로 받아야 하는 신학 작업을 할 것이다. 혹 형제들의 선택에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나눕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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