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헌옥 목사

영화 기생충이 개봉되었을 때 일부러 찾아가 관람하였다. 뭔가 기분이 이상하고 찝찝하였지만 그냥 넘기고 말았다. 그런데 이번에 한국 역사상으로 그리고 아카데미상 92년의 역사에서도 최초로 최고의 작품에게 주는 작품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하면서 다시 기생충이 부활하여 나왔고 세간의 관심거리가 되었다.

이전 그때 찝찝했던 기분은 무엇이었을까? 그때는 기분만 나빴지 정리가 되지 않았지만 이제 보니 기생충은 지독한 사상전이었다. 그것은 자본주의의 폐해를 고발하는 것이었지만 은근히 사회주의의 우월성을 고취시키는 사상이 그 안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지본주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아주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있다. 등장하는 주요 인물은 부자와 합법적으로 그 집에서 일하며 사는 가난한 사람, 그리고 그 집 지하에 기생충처럼 살고 있는 사람이다.

영화는 가정을 전제로 하는 픽션이지만 남의 집 지하에 생판 알지 못하는 다른 사람이 산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이야기일 뿐이어서 설정 자체가 자본주의를 희화화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였다.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누구는 왜 부자로 사는가? 부자로 살기 위해서는 무엇을 하고 사는가? 부자들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반면 가난한 사람은 어떻게 살고 있는가? 그리고 햇빛도 볼 수 없는 지하에서 사는 기생충, 그들의 주거와 생활수준 등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었다.

이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일까? 그것은 자본주의는 결코 평등하지 않다는 것이다. 빈부격차가 심하고 경제적인 차이가 삶의 질의 차이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공산주의나 사회주의(이론상의, 이 세상에 그런 나라를 실현시킨 적이 없다)의 이상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사회를 고발한다.

공산주의자들은 모든 사람을 동무라고 불렀다. 동무는 같은 동급의 사람에게 하는 호칭이다. 모두가 평등하다는 것을 그렇게 나타냈다. 사람과의 사이에서 뿐 아니라 물질적으로도 모두가 평등하다는 것을 말해 주는 것이다. 그런데 자본주의는 빈부격차가 너무 심하고 돈 없는 사람은 기생충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정직이라는 것은 없어야 했다. 부자는 부자대로 가난한 사람은 가난한 사람대로 그 부자에 빌붙어 사는 기생충 같은 사람도 모두가 정직하지 않았다. 부잣집에 알바로 들어가기 위해 졸업장 정도는 쉽게 위조를 할 수 있는 사회가 자본주의라고 고발한다.

자본주의에서는 윤리 도덕이 없다는 것이다. 누가 사기를 얼마나 잘 치느냐가 부자가 되는 기술이고 속이는 기술이 얼마나 되느냐가 출세하는 기술이라고 고발한다. ‘능력껏 일하고 필요한 만큼 갖다 쓴다.’는 공산주의 이론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몹쓸 사상이 자본주의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자본주의의 결말과 함께 영화의 결말은 무엇인가? 함께 잘사는 사회가 아니다. 부자와 그 집에 일하는 알바, 그 집에 빌붙어 사는 기생충, 그들의 정체가 드러날지라도 부자는 아량을 베풀어 함께 사는 사회로 영화는 결말짓지 않는다.

그 화려하고 궁궐 같은 그 집의 결말은 살인이라는 불행의 비극으로 끝나고 있다. 그것이 자본주의의 결말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주장이 아니었을까?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말세에 일어나고 있다. 다니엘서 12장 4절에 “많은 사람이 빨리 왕래하며 지식이 더 하리라.”는 말씀이 가슴에 더욱 깊이 와 닿으면서 그래서 전염병도 세계적으로 급속도로 번져나가고 있고 사상의 전염도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동성애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윤리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나라가 돈을 써가며 그들의 인권만을 위한 인권법을 만들고 있는 것도 이해할 수 없지만 모든 사람들이 성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고 있는 것도 그러하다.

사람들의 DNA가 특히 뇌의 구조가 바뀌고 있는 것은 아닌가? 자본주의의 폐해를 고발하는 영화일수록 잘된 영화라고 추겨 세우는 것도 그러하고 그런 영화에 아카데미상을 4개나 수여하는 일도 그러하다.

트럼프는 기생충이 상을 받은 일을 두고 비하하는 말을 해서 되려 “네가 기생충이다.”라는 비난을 받았지만 그가 알고 그랬는지 모르고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나 같은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지향하는 사람에겐 너도 기생충이라는 비난을 한다 할지라도 기생충은 자본주의를 겨냥하여 폭탄을 던진 영화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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