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주일에 분당우리교회의 이찬수 목사는 그가 담임목사로 시무 중인 현재의 교회를 30개로 분립하겠다고 전격적으로 발표하였다. 이 뉴스는 코로나 19로 인해 밀려 묻혀버렸으나 결코 예사로 지나갈 수 없는 중대한 선언이었다. 이 목사의 결단과 당회의 결의 그리고 발표는 일반인들까지도 주목할 만한 빅뉴스다.

이찬수 목사는 지난 23일 주일 “일만 성도 파송 운동의 정신”이라는 설교 중에 지난 2012년에 약속했던 "10년에 걸쳐 1만~1만 5000명을 파송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2022년까지 우리교회를 30개 교회로 분립하고, 또 당회는 서현동에 있는 드림센터를 다음 세대를 세우는 장소로 사용하기 위해 지역사회에 기증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이 일을 제대로 관철하기 위해 만약 이 목사의 안식년이 끝나는 2022년 말까지 우리교회의 교인들이 흩어지지 않고 5,000명 이상이 남는다면 이 목사는 자신이 교회를 사임하고 떠나겠다고 선언하였다.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결단이다. 이 목사는 그 동안 교회가 초대형화 되는 일에 대해 크게 부담을 가지고 수년 전부터 분립을 연구해 왔다고 한다.

한국교회가 영적으로 쇠잔해지기 시작한 것은 초대형교회들이 나타나고, 목회자들이 이를 부러워하며 성장주의에 함몰되면서부터다. 교회의 양적 성장이 목회자들의 비전이 되고 꿈이 되었다. 교회가 성장하는 것은 귀한 일이다. 그러나 성장주의에 빠지면 교회의 건강성은 현저히 약화되고, 목회가 바벨탑을 쌓는 세속적인 사역으로 전락하게 된다.

그리고 또 하나 대형교회가 갖는 치명적인 문제는 만유의 주시오 교회의 머리 되신 그리스도의 주되심에 대한 신앙고백이 허약해지거나 외식적인 고백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담임목사의 리더십이 너무 강하여 그리스도를 대신하는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로마천주교의 타락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 교황의 권세와 영광이 그리스도를 능가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던 것이다.

오늘날 초대형교회들에 이런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 목회자가 스스로 절대권을 가진 것처럼 교회를 좌지우지하는 경우도 있고, 교인들이 담임목사를 주님처럼 받들고 존경하여 목회자가 자신도 모르게 그리스도의 자리에 서게 되는 경우도 있다. 담임목사 세습은 이를 보여주는 아주 단적인 예다. 담임목사의 리더십과 그 영향이 너무 강하여 은퇴하게 될 경우 그 공백을 메워 줄 사람을 찾는 일이 불가능하다. 일종의 교회 사유화가 이루어졌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자식이 아닌 다른 후임자가 오면 교회가 혼란에 빠지거나 분열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다며 대물림하는 것이다. 이게 문제다. 교회의 주인은 그리스도이신데 청지기가 물러났다고 왜 교회가 흔들리는 것일까? 담임목사가 그동안 자신도 알게 모르게 주인의 자리에 앉아있었다. 이 목사는 자신과 자신의 교회에서도 이런 심각한 병폐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초대형교회의 영광스러운 자리를 스스로 내려놓기로 결단한 것이라고 평가한다.

수만 명이 넘게 모이는 교회를 30개로 분립한다는 것은 참으로 지난한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일은 세계적으로도 그 유례를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교회의 교인들도 담임목사가 한 결단처럼 결단해야 한다. 그리고 오직 그리스도의 복음이 전파되고 그리스도만이 영광 받으시는, 그런 교회를 세우는 일에 모두가 기꺼이 헌신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한국교회는 분당우리교회의 분립이 순조롭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도하며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 그리고 이를 본받아 교회의 건강을 추구하는 분립 운동이 도처에서 일어나기를 바란다. 고신총회는 수년 전에 교회의 회집수가 500명이 넘으면 분립하거나 개척하도록 권고하는 결의를 한 적이 있고, 이 결의는 상당한 열매를 거두고 있다. 이 일이 모든 교파 교회들에서도 일어나길 기대한다.

우리는 다시 한번 이찬수 목사의 결단을 높이 평가하며 치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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